어제 퇴근하는 버스안에서 연우가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연우: 엄마, 엄마는 인간이 박테리아같은 미생물에서 동물을 거쳐 인간으로 진화했다는것과 하느님이 만들어냈다는 것중에 어느쪽을 믿으세요?

나:  음, 박테리아에서부터 진화했다는주장을 진화론이라고 하고 하느님이 만들어냈다는 주장을 창조론이라고 하는데, 엄마는 진화론을 지지한다만은 아직 확실히 결론이 났다고 볼수는 없지...

연우: 우와, 엄마도 저랑 생각이 같으시군요. 나도 진화론이예요

연우가 신나서 손가락을 쭉 세우고 의기양양하여 손가락을 걸라는 시늉을 한다.

연우: 엄마는 왜 진화론을 믿으세요?

나: 글쎄, 그게 좀더 과학적으로 느껴져서라고 해야 하나... 너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손을 치켜들고 설명을 시도하는 연우의 눈이 반짝반짝하다. 

 

연우: 만약에요, 하느님이 계시다면요. 모기같은 나쁜 곤충은 모두 벌을 주셨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모기에겐 좋은점이라곤 하나도 없고 오직 피해만 줄 뿐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모기가 늘어나는걸보니까 아무래도 하느님은 없는것 같아요. 그리고 나쁜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걸보면 하느님이 없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하느님이 없다면 당연히 하느님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지 않겠어요?

 

연우의 창조론과 진화론을 판단하는 근거는 아무래도 가을 모기였나보다. 

올가을 다늦게 늘어난 모기가 연우에게 신에대해 회의하는 계기를 만들다니...

관념적인 종교보다 실재하는 모기가 연우에게 더큰 영향을  미치며 가을이 무르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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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6-10-1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제나이 여섯살에 처음으로 성당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 얼마나 진화냐 창조냐 고민했는지 몰라요. 그때 제 고민을 누군가가 조금만이라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님 연우의 생각이 무럭무럭 클수 있겠끔 지금처럼 도와주셔요..^^
와 우리 연우.. 정말 대단해요... 꼬마 철학자. 연우.
연우보면 가슴뭉클해요. ^^

치유 2006-10-1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봐도 연우은 엄마를 너무 잘 두었어요..
건우와 연우님은 딸을 정말 잘 두시구요..

푸하 2006-10-12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고 싫어함에 대한 세심한 감각이 여러모로 유익할 것 같아요.

Mephistopheles 2006-10-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는 니체를 능가할 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조선인 2006-10-1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난 고등학교에 가서 한 고민을 벌써 하다니 연우를 존경합니다. 끄덕끄덕

카페인중독 2006-10-1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연우가 저보다 더 철이든 것 같아서...부끄부끄~ ( ")

건우와 연우 2006-10-1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님/ 추석이 지나니 아침저녁 기온은 금새 차가와지네요. 건강하시지요?
배꽃님/ 마음착한 올케랑 넉넉하신 시어머님 뵙고 오시고 넉넉한 추석이셨던거 맞지요? 행복한 가을되시길...^^
푸하님/ 준비하시는일은 잘 되고 있나요?
예민한 아이는 상처도 잘받는것 같아요. 때론 덤덤하게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도 있어야 마음이 편하기도 할텐데요...
메피님/ ㅎㅎㅎ 생각이 많은 아이긴한데, 가끔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요.
조선인님/ 설마 모기에 대한 고민을 그때 하신건 아니지요.ㅎㅎㅎ
해람이랑 마로 크는 모습이 그림같아요.^^
카페인중독님/ 님은 철들지 마세요....^^ 님서재를 들여다보면 얼마나 즐거운데요.^^

로드무비 2006-10-16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진화론에 대한 명확한 이해까지!
입을 다물지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