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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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배우기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합니다. –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P84 당신은 유적지를 돌아볼 때마다 사멸하는 것은 무엇이고 사람들의 심금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를 돌이켜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 새로이 읽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라고 하였습니다.

‘과거’를 읽기 보다 ‘현재’를 읽어야 하며 ‘역사를’ 배우기 보다 ‘역사에서’ 배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P89 단종을 정순왕후의 자리로 옮겨오고, 다시 가난한 민초들의 삶 속으로 옮겨오는 일입니다. 단종의 애사를 무고한 백성들의 애사로 재조명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높은 삶을 지향하는 진정한 합격자가 되십시오 – 새 출발점에서 선 당신에게"
P91 탁 (度 헤아릴, 잴, 꾀할 탁)과 족(足), 교실과 공장, 종이와 망치, 의상과 사람, 화폐와 물건, 임금과 노동력, 이론과 실천…… 이러한 것들이 뒤바뀌어 있는 우리의 사고를 다시 한번 반성케 하는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당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이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로’는 진정한 애정이 아닙니다. 위로는 그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함으로써 다시 한번 좌절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광화문의 동상속에는 충무공이 없습니다. - 한산섬의 충무공"
P99 난중일기에는 군과, 병사 그리고 마을의 고로(古老)와 노복(奴僕, 종 노, 종 복 )들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그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운집 속에 서 있는 충무공의 모습이야말로 그의 참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탁월한 전략도 바로 이러한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연전연승불패(不敗)의 신화도 바로 이러한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군량도 병력도 이 풍부한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깨닫게 합니다.

가장 강한 사람이란 가장 많은 사람의 힘을 이끌어내는 사람이며, 가장 현명한 사람이란 가장 많은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현명(賢明 어질 현, 밝을 명): 마음이 어질고 영리(怜俐, 영리할 영, 똑똑할 리, 눈치가 빠르고 똑똑함)하여 사리에 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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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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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 벅찬 서울 껴안고 아파합니다. – 북한산의 사랑"
P61 사랑이 없는 이성은 비정한 것이 되고 이성이 없는 사랑은 몽매와 탐닉이 됩니다.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 – 온달산성의 평가공주"
P79 하나가 되는 것은 더 커지는 것이라는 당신의 말을 생각하면 대동강 이북의 땅을 당나라에게 내주기로 하고 이룩한 통일은 분명 더 작아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통일이 아니라 광활한 요동 벌판의 상실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P82 ‘편안함’ 그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안함은 흐르지 않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수 많은 소리와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는 추억의 물이며 어딘가를 희망하는 잠들지 않는 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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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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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 세상에는 절망으로 응어리진 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희망으로 꽃 피고 있는 땅도 없기 때문이니다.

P59 "빛과 그림자, 이 둘을 동시에 승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정면에서 직시하는 용기이고 지혜라고 생각됩니다." 빛은 어둠을 만들고, 어둠은 빛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용기와 지혜는 당신의 말처럼 "결합의 방법" 입니다. 선량하나 나약하지 않고 냉철하나 비정하지 않고 치열하나 오만하지 않을 수 있는 ‘결합의 지혜’, ‘결합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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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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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 줍니다. (허난설헌의 무덤)"
P34 모든 가치가 해체되고, 자신은 물론 자식과 남편마저 ‘상품’이라는 교환가치 형태를 갖도록 강요되는 것이 오늘의 실상이고 보면 아픔과 비극의 화신인 난설헌이 설 자리를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P35 어린 남매의 무덤 앞에 냉수 떠 놓고 소지 올려 넋을 부르며 ‘밤마다 사이좋게 손잡고 놀아라’고 당부하던 허초희의 음성이 시비에 각인되었습니다.
열락 悅樂 (기쁠 열 悅)은 기쁨을 타버린 재로 남기고 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준다던 당신의 약속을 당신은 이 곳 지월리에서 지켜야 합니다.

"미완은 반성이자 새로운시작입니다. – 모악산의 미륵 (금산사)"
P45 통일 신라가 백제땅에다 거대한 미륵입상을 세운 이유에 대하여 주목하고 주의하라던 당신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모든 민중적 미륵 신앙을 체재내로 수렴하려는 통일 신라의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닌가에 대해서도 의심하라던 당신의 충고가 떠올랐습니다.
나로서는 개금된 미륵상에서 미륵이 실현하리라던 세계를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이 타인에게 인간적인 세상’을 읽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P46 미륵화신임을 자처했던 궁예와 견훤은 패배자가 뒤집어쓰지 않을 수 없는 엄청난 오명에도 불구하고, 고대사를 청산하고 중세사의 전기를 만들어냈다는 당신의 긍정적 평가마저도 잊을 뻔 하였습니다. 묘청, 신돈, 녹두 장군에 이르기까지 미완성은 또 다른 미완성으로 이어져 역사가 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P47 세상의 지도에 유토피아라는 땅이 그려져 있지 않다면 지도를 들여다볼 가치가 없다는 시구가 나의 마음을 감싸주었습니다..
미완은 반성이며 가능성이며 청년이며 새로운 시작이며 그러기에 ‘과학’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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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헐어야 할 피라미드, 압구정과 반구정"
P22 언언시시 言言是是 정승이라 불릴 정도로 그는 是를 말하되 非를 말하기를 삼갔고, 소절(小節)에 구애되기보다 大節을 지키는 재상이었다고 합니다.

P23 피라미드의 건설이 정치가 아니라 피라미드의 해체가 정치라는 당신의 글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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