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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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양복과 재봉틀

P147 노동하지 않는 생명은 없습니다. 노동은 ‘생명의 존재 형식’입니다. 그것을 기계에 맡겨놓고 그것으로부터 내가 면제된다고 해서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기계의 효율을 통하여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여가를 즐기게 된다면 그것으로써 사람다움이 완성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노동 자체를 인간화하고 예술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P146 장자 사상의 핵심은 탈정입니다. 갇혀있는 우물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우리가 갇혀있는 좁고 완고한 사유의 우물을 깨닫는 것입니다.

P154 (세계가) 지금까지의 성장패턴을 지속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미 반복되는 금융위기와 끝이 없는 불황이 그것을 예시하고 있습니다. ‘과학의 발전과 욕망의 해방’ 그리고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가 쌍끌이 해온 자본주의 구조와 운동이 거듭해서 위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20대 기업의 300 년간의 세무자료를 분석하며 자본이윤(return to wealth) 이 소득(growth rate) 을 초과해 왔음을 입증하고 양극화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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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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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잠들지 않는 강물
P112제자백가 사상은 유가가 대표하고 있듯이 인본, 문화, 성장 패러다임입니다. 인간의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내고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진보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노장은 이와 반대입니다. 사람 중심이 아니라 자연 중심입니다. 위爲가 아니라 무위를 주장합니다. 문화가 아니라 반문화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진이 아니라 근본으로 돌아가는 귀입니다.
진과 귀라는 두 개의 사상이 서로 견제하고 있는 것이 중국 사상의 기본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서양 사상의 경우, 이러한 두개의 대립항은 과학과 종교입니다. 과학은 진리를 종교는 선善을 지향합니다.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는 두 개의 축이 그렇습니다.

P124 유는 무가 개념화되고 가시화된 것입니다. 큰 것이 다만 작게 나타났을 뿐입니다. 우리 말의 ‘없다’는 업다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아기를 등에 업고 있으면 일단 없습니다.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P126 때로는 약굴若屈, 소신을 굽히는 것 같지만 근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P127 말을 잘한다는 것은 듣는 사람이 신뢰하게 끔 하는 것이 최고 입니다. 화려한 언어를 동원하거나 청산유수로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자기의 말을 진정성있게 받아들이게 하는 경우가 대변임은 물론입니다.

P131 우리가 사람을 물로 보는 건 심하게 낮춰보는 것입니다. 노자를 물의 철학자, 민초의 사상가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135 연대는 물처럼 낮은 곳과 하는 것입니다. 잘들지 않는 강물이 되어 바닥에 이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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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군자는 본래 궁한 법이라네.
P93 식 食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았습니다. 창고가 가득차야 예의염치를 안다고 했습니다. 논어는 人과 民이 분명하게 구별됩니다. 人은 士君子를 포함한 귀족층을 일컫고 民은 노예와 생산담당자입니다.

P102 공자는 원래 궁한 법이라네. 소인은 궁하면 흐트러지는 법이지. (소설 ‘공자’ 중)

7. 점은 선이 되지 못하고
P111 利는 벼禾에 칼도 刀입니다. 칼로 벼를 베어 거가나 뺏어간다는 뜻입니다. 의義는 자해 字解가 여러 가지입니다만, 양羊을 칼我로 자르는 것, 양고기를 썰어 고루 나누는 것입니다.

P114 문왕은 사냥터를 개방하고 당신은 개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즐거움이란 독락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맹자의 여민락입니다. 민본사상의 문화적 버전이라 할만합니다.

P117 맹자 曰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어도 자기가 불러들인 재앙은 결코 피하지 못하는 법이다." 자기가 먼저 자신을 업신여긴 다음에라야 비로소 남들이 자기를 업신여길 수 있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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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2 주역에서 발견하는 최고의 관계론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마치겠습니다. 성찰, 겸손, 절제, 미완성, 변방입니다.
‘성찰’은 자기 중심이 아닙니다. 시각을 자기 외부에 두고 자기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자기가 어떤 관계 속에 있는가를 깨닫는 것입니다.
‘겸손’은 자기를 낮추고 뒤에 세우며, 자기의 존재를 상대화하여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절제’는 자기를 작게 가지는 것입니다. 주장을 자제하고, 욕망을 자제하고, 매사에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부딪칠 일이 없습니다.
‘미완성’은 목표보다는 목표에 이르는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게 합니다. 완성이 없다면 남는 것은 과정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네가지의 덕목은 그 것이 변방에 처할 때 최고가 됩니다. ‘변방’이 득위의 자리입니다.

P74 우리는 사람을 개인으로 심지어 하나의 숫자로 상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노인들은 고암 선생의 경우처럼 ‘뉘집 큰 아들’로 생각합니다. 사람을 관계 속에 놓습니다. 이러한 노인들의 정서가 ‘주역’의 관계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P78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평화 공존을 주장하고 흡수합병이라는 패권적 국가 경영을 반대하는 유가학파의 정치사상이 화동담론입니다.

P85 배울 것이 없는 상대란 없습니다. 문제는 배울 것이 없다는 폐쇄된 사고입니다.

P88 오늘날의 남북 분단은 자주와 개방이라는 두 개의 축이 남과 북으로 외화되어 나타난 것으로 설명합니다. 분단을 냉전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이는 지금까지의 관점과는 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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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손때 묻은 그릇
P57 안다는 것은 복잡한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때, 다시 말하자면 시적인 틀에 담을 수 있을 때 비로서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58 아날하파의 창시자, 브로델의 역사관
바다의 심층, 중간층, 그리고 표층이 있듯이 피라미드의 하부에 해당하는 부분을 구조사라고 합니다. 장기지속의 구조사입니다. 그리고 피라미드의 중간부분이 국면사, 맨 위의 상층부분이 사건사에 해당합니다. 사건사는 바다로 치면 해면의 파도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고전을 공부하는 까닭은 장기지속의 구조를 만나기 위해서 입니다. 공자가 술이부작이라고 했습니다. 述而不作 서술만 하고 창작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P61 세상의 변화도 다르지 않습니다. 수 많은 경로를 비슷한 것끼리 묶을 수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64개의 패턴으로 묶어 놓았습니다.

P63 역지사지 易地思之 란 처지를 바꿔서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처지를 바꾸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위 位가 그 만큼 중요합니다.
‘70%의 자리’가 득위의 비결입니다. ‘70%의 자리에 가라’ 자기능력이 100이면 70의 역량을 요구하는 곳에 가는 게 득위입니다. 반대로 70의 능력자가 100의 역량을 요구하는 자리에 가면 실위가 됩니다. 그 경우 부족한 30을 함량 미달로 채우거나 권위로 채우거나 거짓으로 채울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기도 파괴되고 맡은 소임도 실패합니다.

P64 자리와 관련해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권력의 자리에 앉아서 그 자리의 권능을 자기 개인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부려서 하는 일이 자기의 능력이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사람과 자리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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