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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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손때 묻은 그릇
P57 안다는 것은 복잡한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때, 다시 말하자면 시적인 틀에 담을 수 있을 때 비로서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58 아날하파의 창시자, 브로델의 역사관
바다의 심층, 중간층, 그리고 표층이 있듯이 피라미드의 하부에 해당하는 부분을 구조사라고 합니다. 장기지속의 구조사입니다. 그리고 피라미드의 중간부분이 국면사, 맨 위의 상층부분이 사건사에 해당합니다. 사건사는 바다로 치면 해면의 파도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고전을 공부하는 까닭은 장기지속의 구조를 만나기 위해서 입니다. 공자가 술이부작이라고 했습니다. 述而不作 서술만 하고 창작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P61 세상의 변화도 다르지 않습니다. 수 많은 경로를 비슷한 것끼리 묶을 수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64개의 패턴으로 묶어 놓았습니다.

P63 역지사지 易地思之 란 처지를 바꿔서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처지를 바꾸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위 位가 그 만큼 중요합니다.
‘70%의 자리’가 득위의 비결입니다. ‘70%의 자리에 가라’ 자기능력이 100이면 70의 역량을 요구하는 곳에 가는 게 득위입니다. 반대로 70의 능력자가 100의 역량을 요구하는 자리에 가면 실위가 됩니다. 그 경우 부족한 30을 함량 미달로 채우거나 권위로 채우거나 거짓으로 채울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기도 파괴되고 맡은 소임도 실패합니다.

P64 자리와 관련해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권력의 자리에 앉아서 그 자리의 권능을 자기 개인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부려서 하는 일이 자기의 능력이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사람과 자리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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