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으로 본 한국역사 - 젊은이들을 위한 새 편집
함석헌 지음 / 한길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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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 역사이해라는 것은 자기를 뜻있는 발전으로 보는 세계의 체계속에 있는 것으로 보아 돌아보고 들여다보고 내려다보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P31 역사는 그와 달리, 전에 가본 일이 없는 미래의 처녀림을 열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꾸 새로 이해를 해야 한다. 역사의 되풀이라는 것은 그 걸음이 더디던 때에 길을 아니보고 바퀴를 보고 한말이다.

P35 바퀴는 석가, 공자가 돌리던 그 인생의 바퀴지만, 역사의 길은 도저히 전에 꿈도 꾸지 못했던 데로 가고 있다. 바퀴도 그 바퀴가 아니다. 지금 심리학, 생리학, 사회학의 발달로 정신, 양심, 인격, 생명, 도덕 이런것에 대한 생각은 매우 달라졌다.

보편적 세계 사상의 결핍, 이것이 현대가 당하는 비참의 원인이다. 지금 핵무기의 실험 같은 것은 그 한 가지이다. 이 때문에 문명의 날카로운 기계가 도리어 인류가 자살하는 면모가 되지 않냐 하는 두려움을 품게 되었다.

현대를 건지려면 군축회의도 필요하고 경제회의도 필요하겠지만 그 보다 먼저 새로운 세계 이상을 세워야 할 것이다. 머리가 달라져야 한다. 그것을 위하여 역사를 고쳐 읽자는 것이다.

P36 새 종교, 하나의 종교, 참 종교가 필요하다. 있는 모든 것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살리라는 말이다.
그러나 살리려면 일단은 버리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한다.

본래 종교 경전이라는 것은 개조적인 법률서가 아니요.. 자라는 힘을 가진 원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석가요, 예수요 하는 위대한 종교의 스승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그 때의 제도를 깨뜨리고 나서는 혁명가들이었다.

경전의 생명은 그 정신에 있으므로 늘 끊임없이 고쳐 해석하여야 한다.

* 마태는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마태복음]을 썼으므로 예수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라는 유대인의 계보를 강조하였다.
[누가복음]의 저자인 누가는 인류의 구원에 복음의 초점을 맞웠으므로 예수를 인류의 선조인 아담의 자손이라고 했다.
[요한복음]의 저자 요한은 당시 예수를 믿는 소외된 소수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예수가 신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P40 지나간 것(過去)이라 하지만 역사는 결코 지나간 것이 아니다. 정말 지나간 것이라면 지금의 우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을 것이요. 현재 안에 아직 살아 있다. 완전히 끝맺어진 것이 아니라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가늘기는 하지만 그 대신 한없이 맑아진 빛을 우리에게 보내고 있다.

P41 역사에 적는 일은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골라진 사실이요, 그 고르는 표준이 되는 것은 지금과의 산 관련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사실이라기 보다는 그 사실이 가지는 뜻이다.

P46 소동파 (여산)
모로보니 재인듯, 옆에서 보니 봉인듯
곳곳마다 보는 산 서로서로 다르고나
여산의 참얼굴 알아볼 수 없기는
다만 이내 몸 이 산속에 있음이네

인생을 뛰어넘지 않고는 인생을 모른단 말이다. 역사를 알아봄도 그와 같다. 자리가 변함에 따라 그 보이는 바가 서로 다르다. 역사가 참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몸을 여산 속에 두지 말고 한 눈 아래 온 산의 꼴을 보아낼 수 있는 자리에 세우듯이 우주, 인생을 굽어보는 자리에서 쓴 것이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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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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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8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그가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길고 막막한 인생의 터널에서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나 같은 사람을 이렇게 대접하다니, 고려 망해라! ‘ 하면서 괴로워하고 술이나 퍼마셨다면 정도전이라는 이름은 역사에서 잊히고 말았을 것입니다.

정도전에게 고려가 그러했듯이 지금 우리 사회도 행복하게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부조리와 불합리를 목도합니다. 이럴 때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 ‘내가 졸업한 학교가 별로라’, ‘우리집이 가난해서’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인생만큼은 대안 없이 성급하게 비판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자신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해결책을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나아가 그것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만이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조금이나마 바꿔나갈수 있습니다.

P191 ‘나에게는 삶을 던져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는가?’ 를 고민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삶이 뭐 다 그렇지’ 라는 말 대신 ‘삶은 이런거지’ 라는 말로 바꿔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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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 정말 크게, 오래 살려면 사실에다 뿌리를 박고 그것을 삭여 빨아올려야 한다. 사실은 나보다는 큰 객관적인 존재요. 나는 사실보다는 참된 주관적 삶이다. 그 둘이 하나가 되어야 살림이다. 그것을 하는 것이 사색이다.

사색하여 나온 것이 이해인데, 이해는 이(理)로 해석하였다는 말이다. 풀었단 말이다. 사실(事實)은 사실(死實)이라 생명이 돌처럼 굳어져 엉킨 것이다. 그것을 녹이고 삭이는 것이 이성이다. 사색은 그렇게 하는 활동이다. 그러면 흙이 나무가 되듯이 사실이 살림으로 피어난다.

사실은 두 면이 있다. 인생과 역사다. 식물생활의 근본이 되는 땅이 흙과 물이 합한 것이듯이, 인간 생활의 근거가 되는 사실은 인생적인 면과 역사적인 면 둘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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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검색어 1위 마음을 꿈꾸다 1
박현숙 지음 / 꿈꾸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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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5 민구는아파트 앞에서 헤어질 때 이상한 소리를 지껄여 댔다.
"유전자는 변이해. 거위도 날개가 있는 거로 보아 예전에는 날았어. 그런데 더 이상 날지 않아도 되는 계기로 인해 퇴화된 거지. 하지만 꼭 날아야 할 계기가 생기면 날 수도 있어. 변이하는 게 유전자니까!"

P153 아빠와 도진이는 친한게 아니었다. 아빠는 공부 잘하는 도진이가 좋아서 무한 후원해주었던 거다. 그것과 친한 거는 다르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가 원하는 것을 추구했다. 그걸 얻어내면 거기에 맞는 대가를 지불했다.

P158 "도용아 네가 그랬잖아. 짧은 날들이라도 특별한 시간을 만들수 있다고."
내가 그렇게 멋지 말을 했다고? 기억에 없었다.
"내가 포기한다고 마지막으로 노래나 실컷 부르자고 아이파크에 왔던 날, 노래를 부르고 나서 라면 먹으면서 네가 그랬잖아.
토토와 가장 좋았던 시간은 토토가 죽기 직전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다고, 그 얼마 안되는 시간이 15년 살아온 날들보다 더 특별했고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어차피 토토가 죽을 거를 알고 포기 (안락사) 했다면 그 날들을 얻지 못했을 거라고."

P173 "하도용, 너한테도 매력이 있는 걸까?" (도진은) 뜬금없이 이런 말을 했다. 민구의 다른 면을 보고 사람을 대하고 판단하는 마인드를 바꾸기로 결심한 걸까.

P199 도진이가 뛰쳐나간 비가 내렸던 그날 밤,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바라봤던 차도가 떠올랐다.
가로등 불빛이 내리쬐어 찬란하게 빛나던 도로, 흥건하게 고인 빗물이 아니었더라면 차도는 그렇게 찬란하게 빛나지 못했을 거다.
빗물과도 같았던 오해와 할머니의 야단이 있었기에 오늘이 더 빛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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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 감시하는 병사들보다도, 나치대원들보다도 카포들이 수감자들에게 더 가혹하고 악질적인 경우가 많았다. 카포들은 수감자 중에서 뽑았다. 일단 카포가 되면 그들은 금세 나치대원이나 감시병들을 닮아갔다.

P48 나는 개인적인 신념을 가지고 수용소에 도착한 날 밤에 앞으로 절대로 ‘철조망에 몸을 던지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철조망에 몸을 던진다’는 말은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조망에 몸을 댄다는 뜻으로 당시 수용소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행해지던 자살방법을 이야기하는 관용어구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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