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46 숙명철학은 혼이 옴츠러드는 태도이다. 혼은 본래 번져나가는 것, 폭발하는 것인데, 그 본성을 잃고 옴츠러든 것이다.
싸움은 이겨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져도 졌다 하지 않으므로 이긴다.
죽음을 죽음으로 알지 않으므로 정신이 된다.

P454 모든 것에 나타나 있는 고식성(姑息性), 임시성이다. 영구성, 내구성, 계획성, 주도성의 부족이다. ‘아주’가 아니요 ‘아직’이다. ‘채다’가 아니요 ‘그만그만’이다. ‘끝내’가 못되고 ‘웬만웬만’이다.

P458 바치로댕의 갈보였던 계집 - ‘수난의 역사’ 中
단순히 슬픈 느낌이나 업신여기는 생각 이상의 것을 저에게 주어야 한다. 존경을 주어야 한다. 저는 사회의 죄악을 대신 맡아 졌기 때문이다. 늙은 갈보야, 너는 사회의 무지와 잔인과 비루와 거짓과 인간 속에 들어있는 수성(獸性), 인격 밑에 숨는 마성, 이 모든 것을 가냘프픈 네 몸으로 다 받아 걸머졌었다. 그 때문에 너는 처녀성을 배앗겼고 인간성을 잃었고, 젊음을 다 없애 먹었다. 너 때문에 신사는 그 점잖음을 뽐낼 수 있고, 숙녀는 그 깨끗함을 자랑할 수 있다. 사회는 네 앞에 사죄하고 존경하는 뜻을 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

P462 남을 죽이는 자는 제 마음이 먼저 찔렸고, 남을 책망하는 자는 제 가슴이 먼저 답답했느니라.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한 놈만이 사람에게 도둑을 맞을 수 있고, 제 속에 미움을 가진 놈만이 남의 고와함을 받을 수 있느니라.

P463 "고난은 생명의 한 원리다" (간디)
우리는 고난없는 생을 상상할 수 없다. 죽음은 삶의 한 끝이요, 병은 몸의 한 부분이다. 십자가의 길이 생명의 길이다.
고난은 죄를 씻는다. 가성 소다가 때를 씻는 것 같이 고난은 인생을 씻어 깨끗하게 한다.
고난은 인생을 깊게 만든다. 이마 위에 깊은 주름살이 갈 때 마음 속에 깊은 지혜가 생기고, 살을 뚫는 상처가 깊을 때 혼에서 솟아오르는 향기가 높다. 생명의 깊은 뜻은 피로 쓰는 글자로만, 눈물로 그리는 그림으로만, 한숨으로 부르는 노래로만 나타낼 수 있다. 평면적, 세속적 인생관을 가지는 자는 저가 고난의 잔을 마셔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P464 고난이 주는 손해나 아픔은 한때나, 그 주는 보람과 뜻은 영원한 것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 선의로 포장이 되어 있다면 하나님에게로 나아가는 길은 악의로 포장이 되어 있다.
눈에 눈물이 어리면 그 렌즈를 통해 하늘나라가 보인다.

고난은 "우리 생명이 피할 수 없는 한가지 조건이다" "사람들은 자유의 제단에 알찐한 자기 희생과 견디고 참음의 제물을 드려야 한다. 비록 그 인내의 힘을 끝점까지 써내지 않으면 안 되는 분한 일과 압박이 있다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견디는 자라야 구원을 얻으리라고 한 말씀은 진리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저희는 참 자유, 참 스와라지(自治)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저희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만 저희는 진정한 승리를 얻을 수 있다." (간디)
간디는 ‘고난을 통한 평화’는 영원의 법칙이라 하여 어떤 나라도 이 사실 없이는 일어난 일이 없고, 따라서 인도도 그 종살이에서 벗어나려면 이 영원의 법칙을 지키지 않고는 아니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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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87 제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사람 노릇을 하자는 생각이 없고 오늘 이놈에게, 내일은 저놈에게 붙어 그때 그때 구차한 안락을 탐하는 것이었다. (구한말 시대)
친청,친로,친일하며 몇십 년 국제 매음을 하다가 우리가 길러내고 우리가 업신여기던 일본한테 나라를 몽땅 빼았겼으니, 이것은 마치 행랑 머슴한테 주부가 실절(失節)을 한 셈이다.

P401 어떤 나라도 국민의 가슴 속에 감사와 감격하는 생각을 기르지 않고 향상시킬 수도 없고, 국제간 친선을 도모할 수도 없거니와, 우리같이 압박과 환난으로 인하여 숙명관이 인생철학이 되고, 의구혐오(疑懼嫌惡)가 사회적 풍습이 되고, 인순고식(因循姑息)이 그 생활습관이 된 씨알에게는 더구나도 그렇다.

P410 한 종교가 살면 다른 종교도 반드시 살아난다. (종교에 기독교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민중의 혼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P411 천당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천당 가기 전에 이 땅위에 하늘나라가 임하게 하자는 것이 기독교다. 그럼 저절로 천당에 갈 것이다. 구원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형제의 죄를 사해주는 것이 기독교다. 그러면 구원이 저절로 될 것이다.

P412 실제로 응용 못하는 학문이 소용이 없는 모양으로, 역사에 응용 못되는 종교는 소용이 없다. 전문 종교가가 아니고 종교 인물이란 산 역사에 응용된 종교다. 연구실은 생산공장을 위해 있고, 종교는 산 역사의 행진을 위해 있다.

P415 믿음이 본래 있어서 "이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느니라"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그 선언으로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독립하고서 선언이 아니라, 선언으로 시작이다. 믿으면 믿음이 생기는 것이고, 아니 믿으면 죽었다. 이제부터 자기 해방을 하란 말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떨어진 해방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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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으로 본 한국역사 - 젊은이들을 위한 새 편집
함석헌 지음 / 한길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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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1 전쟁의 의미는 전쟁 때보다도 전쟁 후에, 전장 보다도 학교와 공장과 농터와 가게에 있다.
침략자에게나 방어자에게나 다 말할 것 없이 전쟁은 한 큰 국민적 시련이라는 데 그 참뜻이 있다.
적국의 땅을 빼앗고 사람 죽이기를 마음대로 하는 것이 승리자가 아니라, 이 시련으로 일단 정신의 향상을 얻는 국민이 참 승리자요.
땅을 잃고 배상을 낸 것이 진자가 아니라, 이 시련에 낙제하고 정신이 내려가는 국민이 정말 진 자다.
전쟁 후에 하는 일이야말로 중요하고 힘든 일이다.

P333 청 태종도 인물이라 남의 충신 대접이 내 충신 대접임을 알기 때문에 그리한 것이요. (임경업을 두고 이름)

P340 환난을 이기는 것은 그것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는 것 밖에 길이 없기 때문이다.

P342 흐린 물이 휩쓸면 모든 생명을 다 삼켜 버리는 듯 하지만, 일단 지나가면 새로운 번성을 가져오는 살찐 옥토를 그 뒤에 남겨 놓는다. 그와 같이 전쟁도 올 때에는 인간사회를 짓밟아 아수라장을 만들고 마나, 물러갈 때에는 풍성한 정신적 앙금 흙을 선물로 남겨놓고 간다.

P345 나무가 흔들려야만 뿌리가 깊어지듯이 뜻은 이뤄지지 않는 데서만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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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으로 본 한국역사 - 젊은이들을 위한 새 편집
함석헌 지음 / 한길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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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7 민족을 묶어매는 것은 폭력이나 법이 아니고 민족적 이상이다. 뜻이 하나일 때 통일은 저절로 된다.

또 자유가 없기 때문에 당파를 짓게 된다. 당파싸움의 목적은 작은 세력을 다투는 데 있으니 강한 자에 대하여 비굴하게 구는 놈일 수록 심한 법이다. 그러므로 당쟁은 노예근성에서 나온 것이다.

나라를 찾으려면 죽기로써 서로 양보하고 한 이상을 세워 싸움을 그지지 않고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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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으로 본 한국역사 - 젊은이들을 위한 새 편집
함석헌 지음 / 한길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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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6 사람이 죄를 범하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오는 불의의 열매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짓밟힘을 당한 의에 대해여 그 값을 요구하는 것은 의의 근원인 하나님 그 자신이다.

P277 죄를 지은 것은 수양이 아니요, 한국의 혼이었다. 세조는 사실은 남을 죽인 사람이 아니라,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스스로 제 혼을 제가 짓밟은 것이다. 그러므로 죄없는 육신(六臣)은 그 죽게 된 한국을 위하여 값을 대신 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들의 죽음으로 한국은 살았다.

P277 의는 생명이다. 그러나 그것을 구함에 의해서가 아니요. 버림에 의하여 얻어지는 생명이다. 밀알이 땅속에 들어가듯이 의는 자기를 버림에 의해서만 살아난다. 육신(六臣)은 참으로 살기 위해서 몸으로는 죽음이 필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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