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76 사람이 죄를 범하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오는 불의의 열매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다. 짓밟힘을 당한 의에 대해여 그 값을 요구하는 것은 의의 근원인 하나님 그 자신이다.
P277 죄를 지은 것은 수양이 아니요, 한국의 혼이었다. 세조는 사실은 남을 죽인 사람이 아니라,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스스로 제 혼을 제가 짓밟은 것이다. 그러므로 죄없는 육신(六臣)은 그 죽게 된 한국을 위하여 값을 대신 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들의 죽음으로 한국은 살았다.
P277 의는 생명이다. 그러나 그것을 구함에 의해서가 아니요. 버림에 의하여 얻어지는 생명이다. 밀알이 땅속에 들어가듯이 의는 자기를 버림에 의해서만 살아난다. 육신(六臣)은 참으로 살기 위해서 몸으로는 죽음이 필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