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더불어 - 신영복과의 대화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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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7 가르친다는 것은 이러한 고정관념, 개념, 사고방식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것입니다. 의문을 계속 제기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호박을 손에 쥐어주기보다는 넝쿨을 더듬게 해야 합니다. 결국 가르치는 사람의 자세는 한마디로 기다리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P119 그렇기 때문에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읽는 관점은 감옥이든 여행이든 여전히 견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작다는 것은 그것이 정말 작은 것일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큰 것이 다만 작게 나타나고 있을 뿐임을 잊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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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더불어 - 신영복과의 대화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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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 시신을 묻는 일꾼들이 "아, 그 사람 잘 죽었다. 그렇게 지독하더니…" 이렇게 나오면 그 사람은 지옥에 간 것이고, "아, 참 이분 좋은 일 많이 하셨어…"라면 서운해하면 틀림없이 극락에 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고 그래요. 그래서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육신의 삶과 죽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일생이 어떻게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가, 이것이 그 사람이 죽었는가 살았는가를 최종적으로 결정해주는 기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P23 저는 교도소에서 어떻게 살아야 되는냐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는 방에서 배척받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교도소에서는 방을 옮겨 가는 경우가 있는데, 옮겨가는 방에 있는 다른 동료들이 환영하는 사람만 되면 된다. 그러면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다"
-중략-
이것은 삶의 시류에 영합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시대에 가장 많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충분히 화해되고 그 사람들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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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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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P338 첫째, 대학 시절에는 그릇을 키우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릇이란 물론 인간적 품성을 의미합니다. 인간적 품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이성과 감성을 열어야 합니다.

P340 넷째, 대학시절은 땅에 씨앗을 뿌리는 계절입니다. 우리는 추운 겨울을 지내고 농사를 시작하는 정월 보름에 오곡밥을 지었습니다. 겨울 동안 곳간에 갈무리했던 씨앗이 건강하게 살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오곡밥을 지어 먹습니다. 봄은 꽃의 계절이 아니라 씨앗의 계절입니다. 아름다운 꽃도 결국은 씨앗을 위한 것입니다. 미련없이 떨어져 씨앗을 영글게 하는 멀고 먼 여정의 어느 길목에서 꽃은 피었다 집니다.

"상품문화에 매몰된 신세대"
P351 ‘인간의 개성이 어떠한 고뇌와 방황과 실천과정의 결과로서 경작되는가’ 와는 한 점 상관도 없이 ‘무엇을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무엇으로 형식을 삼을 것인가’에서 얘기가 끝나버려요. 상품미학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지요.

"연대없는 노동운동, 미래도 없다"
P361 루카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토끼가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자기가 평지에 사는 코끼리보다 크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요. 스스로 작다고 하는, 우리의 역량이 취약하다는 냉철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인체에서도 세포하나가 지나치게 비대한 경우, 그것을 뭐라고 하지요? 암이라고 합니다.

"뉘집 큰 아들이 여기 왔구먼…"
P364 어떤 개인을 뉘집 큰 아들로 볼 줄 아는 그런 관계론적 관점이 우리 사회의 기본적 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 ‘개인’ 이란 관념으로만 가능한 것일 뿐입니다.

"우경적 실천의 중요성"
P367 ‘이론은 좌경적으로, 실천은 우경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시는 거였어요. 이 충고의 배경에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전제해 있습니다. 자신의 생존이 결정적으로 위협받지 않으면 절대로 판 자체를 바꾸려고 하지 않아요.

"가슴으로 생각하라"
P370 사고는 가슴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또 가슴이 원하는 그러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 사고思考 (考 생각할 / 깊이 헤아릴 / 살필 고)

"석과불식 –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의 언어"
P375 논어에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 政者正也 이라는 글귀가 있다. 무엇을 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인가, 뿌리 本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뿌리가 접히지 않고 바르게 펴질 때 나무가 잘 자라고 아름답게 꽃피듯이 사람이 억압되지 않을 때 우람한 나무처럼 사회는 그 역량이 극대화되고 사람들은 아릅답게 꽃 핀다.

P378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막히면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면 소통하게 되고, 소통하면 그 생명이 오래간다.

변화의 의지가 없는 모든 대화는 소통이 아니며, 또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소통이란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상대방을 타자화하고 자기를 관철하려는 동일성 논리이며 본질적으로 "소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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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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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1 금

"어려움은 즐거움보다 함께 하기 쉽습니다."
P227 일감을 나누기보다 떡을 나누기가 더 어렵다는 옛말이 그렇습니다.

P228 즐거움을 같이 하기 어려운 이유는 물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즐거움은 다만 그 즐거움 자체에 탐닉하는 것으로 시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탐닉은 자기 자신에 대한 몰두입니다. ‘함께’의 의미가 그 만큼 왜소해집니다. 마치 장갑을 벗지 않고 나누는 악수처럼 체온의 교감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 대체로 즐거움의 부근입니다.

토사구팽이란 성어도 범려가 떠나면서 남긴 말입니다. 이해로 맺은 야합이 팽을 낳습니다. 탐닉과 거품의 처음과 끝이 그러합니다

"아름다운 패배"
P231 안타까운 것은 싸움이란 모두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싸움의 비극입니다.

P232 당신의 싸움은 바로 이러한 근본을 천명하는 싸움이어야 합니다.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외롭지 않은 패배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기어코 승리하는 아름다운 패배가 되어야 합니다.

"강물과 시간 – 새로운 미래"
P235 (시간은) 과거로부터 흘러와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간이라는 형식에 담기는 실재의 변화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P238 진정한 결별은 내성(內性) 안에서 그리고 내성의 거부로써 행해질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과거의 누적이 현재가 되고 현재의 거부 이후에 미래의 계기가 발견되는 것이다. 미래는 그 자리를 비워두어야 한다.

"강물과 시간 – 현재의 내부"
P243 역사의 보편적 발전구도는 오랜 불균형 상태와 일시적인 균형상태의 교직이다. 이것이 사회변화를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과정을 파악하는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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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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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나누는 삶"
P176 아픔은 그것의 신속한 해결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픔은 신속한 해결보다는 그 아픔의 공유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산을 들어주는 것보다 함게 비를 맞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아닐까. 생각은 매우 착잡했습니다.

질병을 국소적 병리현상으로 진단하고 대증요법으로 처치하는 의학보다는 질병을 생리현상으로 파악하고 인체의 생명력을 높이는 동의학의 사고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
P182 연상되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가에 따라서 사고의 성격 즉 그의 사회적 입장이 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시대 그 사회의 가장 민중적인 사람들이 사고의 밑바탕에 자리잡고 있어야만 그의 사상도 시대적 과제와 사회적 모순을 온당하게 반영하고 그것과 튼튼히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P183 사람의 얼굴이 담겨 있지 않은 우리의 머리와 사람과의 관계가 사라져버린 우리들의 삶속에 사람대신 무엇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앉아 있는지… 참으로 섬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P185 애정은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대상도 자신의 내부로 깊숙이 안아 들여 더욱 큰 것으로 키워내기 때문입니다.

"죽순의 시작"
P205 모든 나무는 자기 키 만큼의 긴 뿌리를 땅 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과 법과 독버섯"
P215 물 (水)이 흘러가는 (去) 형상을 본 떠서 법 (法)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법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과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P216 (독버섯) 그가 몸에 지니고 있는 "독"이란 그들을 먹이로 삼는 동물들이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자위의 무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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