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링 업 - 나는 매일 내 실패를 허락한다
레슬리 오덤 주니어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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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믿음은 내 학창시절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귀중한 관계 가운데 하나로 가는 문을 열어주었다. 긴장감과 적대감은 점점 사라졌다. (p.34)




사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다소 어리둥절했다. 일단 매일 실패를 허락한다는 말이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난 그를 알고 싶었고, 이 책에 빠져들었고, 나도 나의 실패를, 그리고 딛고 일어서기를 허락할 것을 결심했다. 그는 나에게도 자신의 삶처럼 “페일링 업!”을 선물했다.









깊은 고마움으로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때까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가슴이 충만해지는 기분이었다. (p.63)



나도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 우연히 내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아무 말없이 내 등을 토닥거리던 커다란 손에서. 긴 시간을 친밀하게 지내온 사람도 아니었고, 진짜 그 사람이 본인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터놓지 않았을 이야기들인데, 난 그 손의 온도에서 깊은 안도감과 공감에 대한 고마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그 날, 그 손에서 전해진 따뜻함처럼- 나는 안도하게 하고, 고마움으로 먹먹하게 만드는 따뜻한 지인 하나를 얻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사람 생각을 많이 했다. 레슬리의 사고방식이 그 사람과 참 많이 닮아있었고, 실패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그 사람의 모습과 비슷해서, 그와 대화를 나누듯 편안하게 책을 읽었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했다. 사람을 끄는 어떤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믿는 사람들의 특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 사람은 종종 내게 “망치면 어때. 또 다시 해보면 되지.” 혹은 “그때 내가 돈은 잃었지만 값진 경험을 얻었으니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해.” 등의 말들을 많이 해준다. 그가 해주는 긍정의 언어들 중 내가 가장 힘을 얻었던 말은 “좋다고 생각하면 다 좋은 거야. 그냥 그거만 생각해. 나쁜 거, 걱정되는 거 생각하지 말고, 좋은 시간이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해. 생각해봐, 분명 좋은 점도 있었을 걸.” 라는 말이었다. 최악이라고 느꼈던 순간에서조차 좋은 점을 찾게 하는 마력이라니. 그 사람도 레슬리도, 정말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사람임을 또 한번 느꼈다.  









-       아이가 어른으로 변하는 과정은 부모에게나 자식에게나 쉽지 않은 여정이다. (p.89)


-       내가 스스로 만들었던 청장은 그날 밤 부서졌고, 그 때를 생각하면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기꺼이 실패하고자 했을 때 오히려 나는 날아올랐다. (p.128)





이 책은 한 문장 한 문장, 꽤 큰 울림을 주었는데,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장은 “성공해도 좋다는 허락”이라는 소제목으로 묶은 부분이었다. 자신이라는 별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는 말도, 자신의 부모가 그랬듯, 자신의 아이에게 꿈과 비전을 넘겨주어야 한다는 말에도 가슴이 뛰었다. 난 그런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난 그런 엄마로 살고 있는가 수없이 생각했고 반성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깊은 공감과 반성과 감동을 다 전할 길이 없어 안타깝지만, 분명 이 책은 그 누군가를 만나든 이런 짙은 감동을 주리라 생각한다. (당신이 이 책을 만나지 못한다면 안타깝지만, 그 또한 내가 어쩔 수 없는 일 일테고.) 아무튼 다른 그 어떤 말보다, 그의 마지막 말로 이 리뷰를 마무리 해보고자 한다.






지금, 당신은,

누구를 위해 꿈을 꾸는가!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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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 ㅣ 한빛비즈 교양툰 5
브누아 시마 지음,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이정은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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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개인적인 일들이 많이 겹쳐 오랜만에(?) 리뷰를 쓴다. 매일매일 이어진 야근과 바쁜 업무 사이에서도 미라클 덕분에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긴 휴가를 준 다혈질(?) 상사덕분에 느긋하게 이제라도 리뷰를 정리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복되고 거룩한 나의 북테라 타임, 시작!








탈무드에 따르면 선악을 알게 하는 에덴동산의 나무는 사과나무가 아니라 커다란 포도나무였습니다! (p.24)


사실 우리엄마는 숨기고 싶어하시지만(?) 나는 애주가다. 물론 억지 춘향이로 앉아 술을 먹는 자리는 끔찍하게도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이들과 마시는 한잔, 책과 함께 즐기는 한잔은 너무나 사랑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아는 나의 초록맥주(!) 사랑이지만, 나는 누군가와 마주앉아 마시는 소주의 맛도 알고, 짙은 포도향기에 먼저 취하는 와인의 맛도 아는 진정한 애주가다. 그래서일까? 사실 한빛비즈의 교양툰으로 “와인의 역사”가 나온다는 말에 나는 진작부터 이 책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이 책은 받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만큼 교양툰은 쉽게 이야기를 풀어주기도 하고, 만화로 읽으면서도 머리에 많은 것을 남기기에 매력적인 책이기도 하다.








와인의 역사라고 해서 와인의 이야기만 깨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현대에서 지식의 나눔터로 불리는 심포시온 역시 와인과 함께 시작된 행사이며, 가죽의 발달로 주류, 음식 등이 발달할 수 있었다는 역사적 이야기들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어쩌면 그저 하나의 유흥문화라고 치부하기 쉬운 <술>이 우리의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술로 인해 희비가 엇갈린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되면 술이 “도깨비국물”이라는 말을 또 한번 실감하게 될 것 같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술로 인해 세상이 얼마나 달라지고, 많은 이들의 웃음과 눈물이 교차됨을 생생하게 느꼈으니 말이다.










이민족 침략으로 로마제국의 사회 균형은 깨졌으며, 포도 재배와 중요한 양조시설도 대부분 파괴됐죠. 하지만 와인 문화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물, 바로 주교 덕분에 살아남습니다. (p.107)


나처럼 성당을 다니는 이들은 알겠지만, 미사의 중간에 “이는 그리스도의 피”라는 말과 함께 신부님께서 와인을 한잔 드신다. 어른이 되어서는 그게 상징적인 일임을 알았지만, 어린 나에게는 와인은 거룩하고, 슬픈 음료였다. 하지만 그만큼 익숙한 음료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와인의 역사가 문명의 역사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기도 했다.


긴 홍수가 끝난 후, 노아가 방주에서 내리자마자 포도나무를 땅에 심듯, 포도주는 인간에게 있어서 참 많은 희로애락을 함께 한 음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그만큼 우리의 역사에,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기도 하고. 그래서 와인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짧지 않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만해도 1만년의 역사를 담고 있으니 얼마나 방대한가! 그러나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처럼 흐르기에 결코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다. 읽는 내내 “아! 이때도 와인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고, “와, 이게 와인 때문에 발전했구나” 라며 놀라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한빛비즈의 교양툰이 알아서 다 해준다. 재미도, 지식도 알아서 다 꺼내준다.


앞으로도 이 교양툰 시리즈가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이 교양툰을 전부 모으고, 읽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유익하게 나를 이끌어주는 책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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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ㅣ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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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대단한 책을 이렇게 오래도록 읽은 것에 대해 내친구 휘연이 너무나 사랑하는 남자, <채사장>에게 싶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맘때가 가장 바쁜 직장인이다 보니 이 재미있는, 이 대단한 책을 찔끔찔끔 아껴 읽었다. 책 아껴 읽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 내가 (재미있으면 밤을 세서라도 읽어야 하는 사람), 다른 책도 아닌 채사장의 책을!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그 바쁜 와중에 야근하고 와서도 읽고 잘 만큼 완벽한 책이다. 앞서 한빛비즈에서 출간되었던 지대넓얕도 모두 읽었지만, 이번 <지대넓얕제로>는 진짜 어느 페이지 하나 버릴게 없이 완벽한 책이었다. (그동안 휘연이 채사장 사랑에 빠져 허우적댈 때, 조금 이해 못하고 “우리 김창옥 교수님”만 찾아왔는데, 솔직히 이제는 채사장 인정. 그래도 김창옥 포에버!) 서론이 길어도 너무 길었다. 자, 이제 진짜 리뷰 시작.








인공선택과 자연선택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목적의 유무다. 인간은 이익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생물의 번식에 개입하지만, 자연선택의 주체로서의 자연은 어떠한 목적도 갖지 않는다. 자연은 그 자체로 펼쳐진 환경일 뿐이다. 진화는 목적 없이 이루어진다. (p.141)


이 책의 서론에서부터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마음이었다. 어느 곳에서는 매맞는 코끼리였고, 어느 곳에서는 몽둥이 든 사람이라니. 그리고 그 보다 중요한 것이 내가 이미 영혼을 파괴했는지 아닌지 라니. 그런 나에게 나타나 스스로를 때리는 날 멈추게 하는 스승이 되고, 본보기가 된다는 것. 그의 설득에 나는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고,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에는 풍덩 빠져 나도 그의 생각을 쫓아서 걸었다.








사실 나는 학창시절 수학과 과학을 완전히 싫어하던 아이였다. 이 다양한 세상에 완전히 딱 떨어지는 게 어디 있냐는 생각에서 비롯된 다소 지적인 반항은, 창수가 왜 20바퀴씩이나 같은 속도로 운동장을 돌아야 하는지, 사과는 왜 계속해서 같은 속도로 떨어져야 하는지 등의 고민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 교육 체제에 의해 그러한 고민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저 가속도의 법칙 등의 공식을 외워야 했을 뿐. 그런 내게, 채사장은 우주가 얼마나 흥미로운지, 과학적 이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지속적으로 소개한다. 진화의 가치를, 우주의 신비를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만드는 문체. 실로 대단하다는 말 아니고선 표현할 길이 없다.









'좋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라.” 공자는 인을 지향하고 예를 따르는 사람은 성인, 군자라고 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소인이라고 보았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군자와 소인의 개념은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의 물질문명 속을 살아가는 나는 군자인가 소인인가. 공자의 가르침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의미하다. (p.298)




사실 우리는 때로는 스스로를 너무 크게 봐서, 때로는 스스로를 너무 작게 봐서 아프고 힘겨워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문득, 내가 내 스스로를 정확히 바라보아야 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은 나도 모르게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훨훨 나르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리라.





이 책은 너무 바빠 조금씩 끊어 읽었는데, 늘 뒷부분을 읽고 싶어 마음이 힘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끊어 읽어도 흐름이나 맥락을 바로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정말 제대로 구성하고, 제대로 사유하고, 제대로 쓴 느낌이다. 그의 책 표지에 당당히 적힌 말처럼, 가장 심오한 주제를 가장 손쉽게 얻는다는 말이 완전한 공감이 된다.


어쩌면 수십 권의 책에 담겨야 할 이야기들이 이 한 권에 가득히 담겨있기에 숨가쁘게 흐른다는 느낌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숨가쁨을 인지하기도 전에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기분이다. 그만큼 구성이나 내용면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았던 지식은 더욱 견고히, 몰랐던 것은 더욱 쉽게 이야기하니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고, 다른 주제가 궁금해지듯 말이다. 

그저 책 한 권을 읽은 것뿐인데 우주를, 인류를, 종교를, 철학을 이해하게 해준 대단한 책. 지식을 쌓고, 다시 그것을 지혜로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아무렇지 않게 지혜를 만들고, 지식들을 연결해 삶으로 깊게 다가온다. 그런데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앞 두 권의 지대넓얕도 너무나 좋았지만, 이 책은 한층 깊어졌고, 한층 넓어졌다. 그래서 더 자주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걸지도 모르고.


오늘의 당신에게는 어떤 세상이 열려 있는가. 그 안에는 당신을 이야기해줄 많은 세상과 많은 단어가 담겨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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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해, 엉뚱맨이 나타났다! 시리즈 1~3권 세트(알림장 증정) - 엉뚱한 크레파스/엉뚱한 샴푸/엉뚱한 치약
달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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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누구의 그림책인지 예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고, 이 책이 뭐지? 하고 바라보실 분도 있으실 터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작가를 그리 즐기지 않고, 웃긴 그림책보다는 감동적인, 그림이 좋은 그림책을 선호하는 편이라 이 분의 그림책을 그리 읽지는 않지만 많은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3권을 한번에 소개하려고 하니 사실 방대한 느낌도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기도 하나 간략하게 각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엉뚱한 치약. 이것은 양치질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웃음을 줄만한 책이다. 치약에 따라 아이들이 다른 모양이 된다. 바나나가 되기도 하고 딸기가 되기도 하고.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아마 너무 신나서 넘어갈지도 모른다. (엄마 입장에서는 매우 무서운 일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엉뚱맨의 상상으로 아이들까지 즐거워졌으니 그것으로 만족!






두번째는 엉뚱한 샴푸. 이것도 치약과 마찬가지의 발상으로 아이들이 머리감기를 무서워하는데, 충분히 해소될만한 스토리다. 샴푸에 따라 모습이 바뀌는 그런 이야기. 아빠는 공룡샴푸를 썼다가 공룡이 되었다는 무시무시한 스토리! 아마 이 책들은 여아보다는 남아들이 선호할 것 같고, 부작용으로는 공룡샴푸를 찾아 다니셔야 한다는 것? 가끔은 이렇게 웃기고 재미있는 책도 충분한 것 같다.








마지막은 엉뚱한 크레파스! 이것 역시 엉뚱맨의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그림을 그리면 모습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재미있어 하지만, 나중엔 본인으로 돌려달라고 하는 것으로 스토리가 끝나기에 나름 마무리도 되어있다.



종종 웃긴 그림책은 거르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나도 그런 편이고) 이 책을 읽고 아이가 깔깔 웃는 것을 보며, 가끔은 엄마의 기준이 아닌 아이의 기준으로 이야기를 읽어주는 것도 좋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달리그림책의 기발함으로 엄마의 발상이 전환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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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딘 로베르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지연리 옮김 / 달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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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힘들 때 내 곁에서 함께 울어준 나의 코끼리이자, 나의 생쥐인 친구들과 함께 보고 싶은 책이다. 또 우리 아이가 힘들어하는 어느 날, 내가 아이에게 생쥐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이 책에는 매우 우울한 상태의 코끼리가 나온다. 그늘에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지도 웃지도 않는 코끼리. 친구들은 그런 코끼리가 안쓰러운 마음에 웃긴 이야기를 하고, 웃긴 춤을 추기도 하며, 선물을 하는 등 기분이 좋아지는 수많은 행동들을 한다. 그럴수록 코끼리는 더 외롭고, 슬프고, 속상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힘든 생쥐 한 마리가 오게 되고, 그저 옆에 앉아 쉬는 것만으로 둘은 마음을 터놓게 된다. 같이 울고, 같이 회복을 시작한다.







어찌 보면 매우 심오한 책이고,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한 책이다. 진짜 위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되고, 진짜 친구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하지만 막연히 어렵고 철학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쉬운 그림체와 문장으로 아이들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다.


처음 내용을 읽어주기 전에 그림만을 보고도 아이는 코끼리가 슬퍼 보인다고 그림을 쓰다듬어주었고, 둘이서 이야기를 만들 때에도 아이조차 “코끼리는 슬펐어요. 친구가 와도 기쁘지 않았어요” 등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실제 내용을 읽어주었을 때에는 코끼리가 불쌍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직 어린 우리 아이도 이 책을 가슴 아프다고 받아들일 만큼, 단순함 속에 강력한 무엇인가가 숨어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날 것 같았고, 커다란 위로의 말을 들은 것 같았다. 달님이 가는 길을 비춰줄 것이라는 코끼리의 말이 마치 내게 하는 말인 듯 가슴이 묵직하게 울려왔다.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완벽한 그림책이다. <달리세계그림동화20>은 아이에게도 사랑 받지만, 엄마인 나에게도 너무나 큰 위안이, 행복이 되는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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