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중심을 잡는 중입니다 - 원도 인생도 중요한 건 중심이니까
박선영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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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늘이 파란색 물감으로 색칠한 것처럼 쾌청했고, 별탈없이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와 짧지만 재미있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행복. 그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소소한 추억들도 일기장에 적어 간직해두기로 했다. 애쓰지않으면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p.123)

기록을 좋아한다. 글로 적어 두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을 찍어 두는 것도 좋아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는 내 일상보다, 수십배의 사진들이 내 휴대폰에는 들어있다. 그렇게 찍어 두지 않으면 그때그때의 소중한 감정들이 머지않아 희미해진다는 생각 에서다. 작가의 저 문단에 공감이 간 것도 아마 그 덕일 테다. 소중히 기억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들, 애쓰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소중한 일상들.

이 책은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의 책이다. 네 칸으로 이루어진 그림과 잔잔한 글. 그래서 읽기 수월하고 쉬이 읽힌다. 나는 첫번째 이 책을 읽을 때 40분만에 다 읽었다. 물론 그 이후 군데군데 다시 돌아보며 짚어 보긴 했으나, 그만큼 짤막히 잘 읽히는 책이다. 아마 주변의 누군가, 자주 책을 읽지 않는 이가 책 한권 추천해달라면 이런 류의 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을 읽겠다는 다짐도 어려웠는데, 책도 어려우면 쓰겠는가.

그런데 이 책이 가벼이 읽힌다고 해서 내용도 가볍지만은 않다. 군데군데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장들이 꽤나 있어 곱씹어읽기도 했다. 모르긴해도 아마 이 책의 저자는 꽃을 사랑하고,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영화나 책의 내용을 기록하고, 일상의 사진들을 소중히 찍는 사람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전체가 따뜻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포스트코로나라고 불리워진 만큼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었다. 립스틱을 제대로 공들여 바른 게 언제 인지도 잊을 만큼 말이다. 어쩌면 그렇게 팍팍한 세상에 이런 책은 가뭄의 단비 같다.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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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세상을 뒤흔든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윤석남 그림, 김이경 글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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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 길이 얼마나 힘든 지 아느냐 거듭 다짐을 받은 뒤 거금 800원을 내 주었다. 독립 자금이었다. 그리고 펑텐(봉천)에서 장사를 하던 친척 정필화를 길잡이로 주선해주었다. 한나절만에 길채비를 끝내고, 그날 밤 묘희는 서울역에서 의주행 열차에 올랐다. 스무살 겁 없는 여인은 그렇게 나고 자란 조국을 떠났다. 도피도 안주도 아닌, 또다른 비바람을 맞기 위해 스스로 나선 길이었다. (p.61, 정정화)

 

먼저 이 책이 리뷰를 남기기 전에, 이러한 책을 읽게 해주심에 감사의 뜻을 남기고 싶다. 이런 책이 출간되지 않았더라면 세상은 그들의 얼굴을, 이야기를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물론 모르고 산다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나, 알면 다르게 보인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분명히 보이게 된다. 그래서 아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활동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나는 우리의 역사에, 또 독립운동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나오는 여성혁명가들 이름은 거의 대부분 낯설었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마음으로 읽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김마리아, 남자현, 강주룡 같은 분들의 이야기는 알던 이야기라 마음에 세기 듯 읽었고, 잘 모르던 분들의 이야기는 한 줄 한 줄 꼼꼼히 읽었다. 이 책이 특히나 매력적인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김이경 특유의 문장력으로 살아 숨쉬듯 가깝게 느껴졌고, 윤석남의 그림은 나의 머릿속에 새로운 얼굴로, 새로운 이미지로 그들을 살아나게 만들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먹는 데 있는 거시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 (p.156, 남자현)

 

아마 이 말은 꽤 많은 이들이 알지도 모르겠다. 나도 알던 내용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토록 감정이 서걱서걱 묻어나는 그림을 나란히 두고 읽으니 가슴이 먹먹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도 좀 났다.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도 나를 희생해 독립운동을 했을 리라는 보장도 없고, 친일하지 않았으리란 장담도 없지만 온 마음이 이토록 둥둥거리는 건 아마 모두의 감정이리라. 우리의 나라가 어떤 아픔을 딛고 일어섰는지 아는 이들은 모두 느낄 감정일 테다.

 

이 책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우리 다음세대의 아이들이 배워야할 분들이 너무 많음을 인식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테니 말이다. 김구, 안중근 등 지금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독립운동가들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 살아 숨쉬는 이들도 결코 그들보다 덜 중요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그들을 교과서로, 책으로, 위인전으로 꺼내 주어야 한다.

 

이 책을 유달리 오래 읽은 까닭은, 모르는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확장독서를 했고, 인터넷을 검색했다. 제대로 알고 싶었고, 김이경과 윤석남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싶었다. 이 책의 리뷰를 쓰고자 책을 다시 만졌을 때, 나는 다시 가슴이 뛰었다. 아마 이 책에 대한 이 감정은 꽤 오래 이어질 것 같다.

 

역사가 되었으나, 많은 이들에게 불리지 못하는 이름. 그들의 이름이 진짜 역사로 제대로 남기를 바래 보며, 싸우는 여자들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제대로 기억되기를 바래 보며 부디 올해, 이 책만큼은 누구라도 꼭 한번만 읽어 달라고 고개를 숙이고 싶어 진다.

 

맞다. 온 마음으로 극찬이다.

 

 

#한겨레출판 #싸우는여자들역사가되다

#윤석남 #김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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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배우는 처음 중국사 중국 논픽션 교양서
양양투 지음, 허유영 옮김, 김형종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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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와 중국이 또 시끄럽다일단 김치 때문에 분분한 의견이 오갔고우리 윤동주 선생님을 두고도 중국이 시인이라고 한다이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열 트럭쯤 되지만굳이 여기에는 거론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너무 쨱짹거릴까봐.) 한편으로는 우리의 문화가우리의 음식이 너무 우수하니 욕심이 나는 거라고 말해두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지속적인 도발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게 맞는 건가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그런 와중나는 중국사책을 소개하려한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으나우리의 역사와 중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않고서는 대응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아마 중국이 커질수록 더욱 자주 일어날 문제일 테니우리의 아이들은 진짜 잘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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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국의 역사를 단 한권으로 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그러나 아이들이 처음 개념을 가지기에 충분하고어른들도 편안하게 읽어두면 개념정리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부락시대부터 청나라까지를 모두 다루었는데전체 페이지에 걸친 일러스트만으로도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 거리가 많고각각 나라마다 지도가 표기되어 있어 변천사를 그림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사실 아이들에게 누가 무슨 일을 했고몇 년도에 뭐가 있었고 하는 세세한 정보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제공하고아이들이 직접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한다면 이보다 다채로운 교육이 어디 있을까?  일러스트면에서 매우 빼어난 정보력을 가졌는데 문장 역시 매우 매끄러워서 아이가 직접 읽기에도부모가 읽어주고 같이 생각해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개인적으로는 아이와 구경하듯 책을 보다가 아이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읽어주고그 부분에 대한 유투브 영상 등을 제공한다면책 한권으로 매우 방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그만큼 이 책은 그림책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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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책의 상단에 짤막짤막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아랫쪽에는 정리할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아이의 생각을 끌어내기 어려운 부모들도 그 문장들을 통해 아이와 나눌 수 있는 거리를 찾을 수 있고아이들도 미리 어떤 점을 생각하며 읽어갈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사실 책을 읽는 순간보다 읽은 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이 책은 그 부분까지를 잘 다루고 있었다가장 뒤의 연표는 펼쳐지는 페이지로 조금 더 크거나부록으로 분리되어 제공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듯하다. (역사 교육은 원래 요점정리가 마무리투수 아닌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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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 - 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정기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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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인간이 신 못지않게 뛰어난 존재라거나, 인간이 스스로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존재라거나, 인간이 스스로 법과 규칙을 만들어 사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인식은 소수의 지식인들만 가지고 있었다. 그런 생각은 넓은 우주에 잠시 빛나는 섬광 같은 것으로 대다수 그리스 인이 공유했던 생각은 결코 아니었다. (p.160)




메소포타미아 문명, 고대그리스, 그리고 로마제국. 우리가 흔히 들으며 성장하고 배워왔으나 우리에게 이 단어들은 그리 가까운 느낌은 아닐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책에서 고대 그리스의 문명은 이야기하지만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의 문명은 매우 가볍게 훑고 지나가기에 우리가 알아온 서양고대사는 처음부터 반쪽짜리였을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람세스라는 두꺼운 소설에 심취했던 것도 전혀 몰랐던 세계의 이야기라는 접에서 기인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그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 역시 이집트 문명에 대해 여전히 아무런 생각이 없었을 것이고.)


그런데 서양고대사와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내가 위에 가져온 문단처럼 고대는 신성이 강했기에 인간이 매우 약한 존재였는데, 왜 그들의 사상이 이토록 오랫동안 세계인들에게 학습되고, 전해진 것일까. 오래도록 가지고 살아온 이 의문에 다소 해답을 준 책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일단 책의 제목부터 당돌하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라니. 그런데 그 당찬 제목이 읽다 보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게, 내용면에서 참으로 치밀하게 구성했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고대로마와 고대 그리스에 이르기까지 문명과 사상, 종교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상세히 기록되었고, 각주도 매우 꼼꼼히 달려있어 마치 잘 정리된 서양교대사 수업을 들은 기분이었다. 학생들이 세계사 수업을 듣기 전에 이 책을 읽어 둔다면, 그 수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선행할 수 있고, 나처럼 어른이 되어 읽는다면, 과거의 어느 시점에 배웠던 것들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동태복수는 같은 신분에만 적용되고, 신분이 다르면 돈으로 보상할 수 있다. 이는 가난한 평민이 가해자에게 복수함으로써 사태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보상받아 생계를 유지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p.45)



고대 서양을 모르는 이들도 흔히 아는 함무라이 법전. 바빌로니아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법전이라고 배우고 휙 지나온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이 법전이 어떤 사상을 담고 있고, 어떤 문화에 기인했음을 알았다. 사실 그동안은 동태복수를 하게 하는 합리적이지만 또 비합리적인 사상이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이것이 얼마나 많은 것들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고 나니, 우리의 배움이 얼마나 짧은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사실 이쯤에서 이미 이 책 값은 하고 시작했다.)


또 그동안은 자세히 알지 못했던 바빌론, 페르시아, 이집트 등에 대해 매우 상세히, 그리고 재미있게 기록된 덕분에 초반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반을 뚝딱 읽었다. 이쯤 읽었을 때 나는 독서단톡방에 제목보고 겁먹었는데 너무 재밌어요라는 말을 기록하기도 했다.






슐리만의 트로이 발견은 결코 우연이거나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p.126)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3권 가지고 있다. 한때 그 섬세한 묘사에 빠져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에 그쳤고, 슐리만은 그러지 않았다. 그 묘사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찾아 일리아스 안의 도시들을 찾아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이, 역사로 바뀌는 순간을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에게 이야기꾼이라는 별명이 결코 넘치지 않음을 여기에서 공감했다. 알고 있던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표현하고, 그것을 이야기로 끝내는 게 아니라 연결지어 많은 것을 학습하게 한다. 사실 아주 먼 나라의 고대라고 생각한다면 한없이 먼 일이다. 그러나 나는 책을 사랑하고,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그동안 내가 읽어온 많은 책에서 미처 모르고 지나왔던 세상을 , 자네가 읽어온 이야기가 이거지? 거기에 이런 부분을 더해주면 그것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나 상식이 된 다네. 이렇게 쉽게 역사한 숟가락 퍼먹었네라고 말해주는 느낌이다. 입담이 좋은 세계사 선생님을 모시고 과외라도 받는 기분이었다.



민중이 국정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분별력을 갖추고 있었는가 하는 문제들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p.222)






민주주의. 당연히 맞고, 당연히 찬성하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기도 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는 게 맞는지를 고민해보기도 했던 대목이다. 저자가 옮겨준 민주주의 옹호론의 대목을 읽으며 말이다.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내가 이러한 고민인들 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독서의 순기능은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 책이야 말로 이 기능을 모두 하고 있는 것 아닐까. 늘 꾸준히 독서를 하는 편이나 어떤 책은 덮고 나면 생각도 나지 않는 책이 있고, 덮음과 동시에 연결독서를 하고 싶어 지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내게 후자다. 아마 나는 머지않아 메소포타미아의 유적 등과 관련된 책을 읽을 것 같고, 로마제국 멸망에 대한 책을 찾아 읽게 되리라 싶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방대한 지식을 그저 지식으로서 풀어 두었다면 아마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지식 위에 풍부한 이야기를 얹어 마치 맛있는 커피같다. 묵직한 바디 위에 얹어진 매력적인 향기 같은 느낌이랄까.


서양고대사. 우리나라의 고대사도 잘 모르는 판에 뭘 굳이 서양고대사까지 알아야 할까라고 생각한다면 그저 가볍게 지나가셔라. 하지만 한번이라도 서양고대사에 대해 궁금해지고, 그 영향을 받은 뒤의 모든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일단 이 책을 펼치시길. 그 다음은 알아서 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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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 수학이 어려운 엄마를 위한 전략적 학습 로드맵 초중고로 이어지는 바른 공부습관 2
류승재 지음 / 블루무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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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어쩌면 나를 표현하는 단어 중 하나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나는 수학을 정말이지 못했고, 심지어 싫어하기도 했다. 다행이도 산수는 꽤나 잘하는 덕분에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고, 여전히 나는 내가 왜 함수를 알아야 하는지, 영희와 철수가 달리기를 하다가 몇 바퀴를 돌다가 만나야 하는지 관심이 1도 없다. 철수가 뛰다가 넘어질지, 영희가 뛰기 싫어 지기라도 할지 알게 뭐야! 난 여전히 철수가 달리다가 넘어질 수도 있고, 영희를 기다려주는 스토리를 상상하는 게 더 재미있는, 완전 인문구조의 머리를 가진 사람이다.

그런 내가 이 책을 받아들고 기분이 어땠겠는가. 처음엔 피식 웃음이 났고, 그 다음엔 걱정이 되었고, 그 다음에는 안도가 되었다. 적어도 수포를 대물림 하지는 않아도 되는구나 하는 안도감이랄까? 사실 지금 당장 수학을 걱정해야 할 연세(?)의 아이는 없으나, 그래도 잘 읽어보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책을 읽다가 화가 나는 부분도 많았다. “미취학 시절에 부모에 의한 책읽기가 이루어지지 않아 초등 시절부터 독서를 거의 하지 않은 특징이 있습니다.”(P.242) 라고 수포자가 되는 이유를 말하는데, 난 “아니요!”를 외치고 싶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책을 엄청 많이 읽어온 것도, 그게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는 것도 날 아는 사람은 익히 알 테다. 그리고 나와 같은 배에서 태어나 같은 환경에서 자란 언니는 수학을 매우, 몹시 잘했다. (그냥 잘이라고 표현하기조차 넘친다.) 물론 저자의 의견은 보편적으로 그렇다는 의견일지 모르나, 그 보편성을 벗어난 이들에게 다소 불편한 감정을 주는 문장들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시기 전에 그 부분을 염두에 두신다면 나보다 더욱 수확이 있는 독서를 하게 될지 모른다 생각해본다.

결국 공부를 오랫동안 열심히 하다 보면, 공부를 잘하게 되고, 공부를 좋아하게 됩니다. 공부를 좋아하니 더욱더 공부를 열심히 하고 공부를 더 잘하게 됩니다. 이렇게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P.113)

사실 이 문장에는 크게 반감이 들기도 하고, 크게 동의하기도 한다. 내 경우를 들어 말해보자면 수학 자체가 너무 재미없던, 수학 선생님도 너무 싫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반감이 드는 것도 이해되고, 문학이나 국어는 좋아해서 잘했고, 잘해서 더 좋아했던 경험을 익히 해본터라 완전히 공감이 되기도 했다. 실제 나는 책을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문학시간을 좋아했고, 문학 시험에 나오는 지문들이 이미 다 읽은 책이다 보니 누구의 심리, 문학적 요소들을 찾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나의 극단적 성향이 극단적 성적을 만들었다 싶다.

이 책은 읽을수록 비단 수학 뿐 아니라, 전반적인 학습법이라고 받아들여도 전혀 무리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이라는 단어 대신에 공부라는 단어를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문장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동 출판사에서 앞서 나왔던 “그 집 아들 독서법”이라는 책에서 얻었던 많은 팁들을 재 확인하는 독서 절차가 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엄마가 되면, 독서와 역사 교육만을 시키리라고 말해온 사람이다. 독서가 꽤 많은 것들 에 영감이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은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고 느껴온 것이기도 하고, 내가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또 가장 깊게 좋아해온 일이니 당연한 생각이었고, 역사를 꼭 공부시키리라 생각했던 것은 “주관적 판단에 의해 기록된 사실” 혹은 “기록되어 남게 된 과거의 한 부분”이라는 역사에 대한 의미 때문이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나 사관의 생각에 의해 느낌이나 방향이 달라지게 된다면 그 역시 기록문학의 한 영역이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에서 시작하여 어제가 좋아야 오늘이 좋고, 오늘이 좋아야 내일이 좋다는 내 인생 모토와 연결된 생각에 기반한 다짐이었다. 단 한번도 아이에게 수학을 공부시키리라 생각해본 적 없는 내게 이 책은 다소 생경한 느낌이다. 성적, 내신 등의 단어에 박혀 수학이란 과목을 몹시도 재미없는, 졸업만 하면 아무 쓸모 없는 과목. 이라는 선입견을 강하게 심어준 우리 나라 교육환경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달까.

과연 내가 이 책을 얼마나 잘 써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평생 싫어한 수학을 갑자기 좋아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최소한 오래오래 간직해온 수학에 대한 싫음이 편견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독서였다. (개인적으로는 12년 장기플랜이라는 문구는 여전히 매우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수학, 과학적 사고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엄마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 공부법에 대해 전반적으로 개념을 잡고 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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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경 2021-04-0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발이 장난.아닙니다 독서의 영향 인가봐요

renai_jin 2021-04-13 15:46   좋아요 0 | URL
어머나 감사드립니다. 늘 부지런히 읽고 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