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오후 4시 반 - 당신의 성장은 계속되어야 한다
양윤정.이승우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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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선택하고 뛰어들어보자. 일단 우리는 무엇인가를 하려면 완벽하게 계획을 만들고 모든 것을 완벽히 분히애햐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옭아맨다. 그러나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행은 미뤄지기 쉽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도 한다. 

물론 실천하는 과정이 수월할 리 없다. 많이 힘들고 생각만큼 잘 안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우물쭈물 하지말고 달려 나가보면, 그 과정에서 나에게 유리한 우연들이 나타날 수 도 있고 행운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시도한 것이 잘 안되고 실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괜찮다. 지금은 비록 시간 낭비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미래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 (p.81) 

 

 

『하버드 오후 4시 반』. 솔직히 말해 이 책의 제목은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세상에는 하버드에 관련된 책이 유달리 많고, 나 역시도 최소 10권은 읽은 것 같다. 심지어 '하버드 새벽 4시반'이라는 책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이 책을 읽어야겠다 싶었던 까닭. '오후 4시' 때문이었다. 새벽도 아니고, 첫수업도 아닌 오후 4시라고? 오후 4시면 수업이 끝난 시간 아니야? 맞다. 이 책은 하버드대학 자체의 이야기보다는 사람들과의 교류, 강의실 밖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래서 어쩌면 '하버드에 다니지 못할' 나같은 사람들에게 더 실질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하버드 오후 4시 반』은 작가가 하버드에 가게 되는 과정과 남편이 하벋의 주부(?) 된 이야기로 시작되어, 하버드 이웃들에게서 배우게 되는 도전정신, 통찰력, 실행력, 회복탄력성, 멘탈관리법, 관계관리, 시간관리, 커리어관리 등을 다루고 있다. 그 외에도 운동과 독서 등을 즐기는 하버드 대학생들의 생활습관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일상적인 문체덕분에 에세이를 읽듯 편하게 읽었으나 생각할바를 남기는 독특한 느낌의 자기계발서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화자가 아내와 남편이 번갈아등장하다보니 토크쇼같은 편안함(?)도 있었다. 

 

하버드의 기본기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버드 인재들의 4가지 관리법이 인상깊었다. 물론 다른 책에서도 종종 거론된 내용들도 있었으나 멘탈관리, 시간관리, 관계관리, 커리어관리 등을 대하는 작가의 생각이 특히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를 잘 이해하면 자신감이 생긴다.(p.118)”라는 말이 마음에 깊이 닿았다. 따지고보면 직장을 다니던 때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객관적으로 부족해졌겠만, 주관적으로는 더 행복해지고 더 나아졌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이러한 선상에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고, 조바심 내지 않고 나를 들여다보며 살자는 마음을 또 한 번 먹기도 했다. 자기돌봄이 잘 된 사람이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나아가 더 잘 소통할 수 있음도 생각했고. 

 

『하버드 오후 4시 반』은 타고난 잘난 사람이야기라기보다는, 노력으로 잘나진 사람의 이야기같아서 읽는 내내 힘을 얻기도 했고, 긍정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멘탈관리나 자기관리 등에 대한 이야기도 아무나 실천할 수 없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마음 먹으면 우리도 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느낌이 강했다고나할까. 또 군데군데 만날 수 있는 '하버드 수업 간접체험'을 통해 생각할거리도 많이 얻을 수 있어 좋았다. 

 

다행이도 나는 아침형인간이라 세상이 '미라클모닝'을 이야기할 때 어려움없이 '미라클모닝을 실천하는 사람들'대열에 들 수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해가 뜨기전 아침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에게 적용가능한 일이 아님을 새삼 느끼고, 자신의 속도, 자신의 방향을 더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타인의 성공공식을 잘 가지고 오는 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계속해나가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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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티움 해전 - 로마 제국을 만든 전쟁
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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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그 바다를 부르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페니키아인은 '위대한 바다'라고 불렀다. 이집트인들은 '거대한 초록'이라고 했다. 그리스인들은 '땅 한가운데 있는 바다'라고 명명했다. 이것이 지중해라는 이름의 문자적 의미였고, 그것을 우리가 오늘날까지 이어받고 있다. 유대인들에게는 '저 뒤의 바다'였다. 그 바다는 동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 카르타고인들은 '시리아 바다'라고 했다. 기원전 30년 이후 서로마 제국의 멸망에 이르는 근 500년 동안 지중해는 간단히 '마레 노스트룸(우리의 바다)'라고 불렸다. 온 세상을 자기 것이라고 여긴 로마제국다운 오만한 생각의 표현이었다. (p.419) 

 

 

어쩌다 보니 요즘 내가 읽은 세계사 책이 거의 '지중해'에 관련한 책이다. 이쯤 되니 어쩌면 세계사는 지중해를 제외하고는 할 말이 많지 않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물론 세계사의 전부가 지중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지중해와 얽힌 매력적인 스토리들- 트로이목마, 페르시아전쟁, 비잔티움 등-을 걷어내고 나면 세계사가 좀 심심해지지 않을까는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는 오늘부터 그 '흥미로운 지중해 역사'에 『악티움해전』을 하나 더 끼워 넣기로 했다. 

 

저명한 역사서를 출간해온 '책과함께 출판사'에서 최근 출간된 『악티움해전』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하게 된 이야기부터 옥타비아누스가 황제로 자리 잡게 되는 과정 전체를 그린 책으로, 사실 그 내용이 꽤 방대하다. 전쟁 자체가 6개월 이상 이어진 까닭이기도 하나, 수많은 고대사 책을 출간한 '배리 스트라우스' 특유의 지식과 입담으로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덕분이기도 하다. 더욱이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역시 생애 그 자체로 드라마처럼 사연이 많았으니 이 책은 재미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종종 등장하는 셰익스피어의 문장과 역사의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각각의 인물의 특성이나 성향, 사건의 방향성이나 기대효과 등까지를 상세히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로 인해 독자는 더욱 풍성한 이야기들을 그려낼 수 있는 것. 

 

나 역시 오랜 세월 일자 앞머리의 여자로만 떠올리던 매혹적인 여자, 클레오파트라를 전략가로, 달변가 이미지로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로마의 판세를 바꾼 전쟁임은 미리 알고 있었으나 경제, 외교, 사랑, 질투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이끌어내는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일리아스의 첫장면같았다고 묘사한 '아폴론의 복수'편은 생생하면서도 서사시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  안토니우스의 실패가 줄줄이 이어지고 클라이막스에 다다를 때는 드라마라도 보는 듯 긴장감이 들며 “역시 이 맛에 역사책을 읽지!”하는 기분까지 들었다. 

 

소설이나 드라마라도 읽듯 긴장과 재미를 오가던 이야기는 '종반전'에서 훅 현실로 돌아오며 역사의 그림자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인용한 문장에서처럼 지명에서조차 한 나라의 사상을, 정치가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에 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말이다. 이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은 것 같은데, 가장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던 책도, '역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책도 『악티움해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끔 역사서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한다. 이때 이런 일이 없었더라면- 이때 이 사람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들 말이다. 물론 이미 지나버린 시간이기에 그저 상상으로 끝나는 일이지만, 『악티움해전』을 읽으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더라. 안토니우스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클레오파트라의 본심은 무엇일까. 그들이 진심은 알 수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이 바쁘게 생각하며 지중해 어느 지점에 머물렀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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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카카오프렌즈 1 : 프랑스 (윈터 에디션) - 세계 역사 문화 체험 학습만화 Go Go 카카오프렌즈 1
김미영 지음, 김정한 그림 / 아울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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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이는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재미에 풍덩 빠져있다. 교실 바로 옆이라 접근이 쉽기도 하지만, 보고 싶은 학습만화를 '엄마의 잔소리 없이'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안해, 자꾸 잔소리해서^^::) 혹시 해로운 단어가 있을까 봐 아무리 학습만화라도 무조건 내가 먼저 읽고 주는 편이지만, 엄마랑 같이 동네 도서관에서도 실컷 볼 수 있는 '무해한 '등급의 학습만화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아울북에서 나오는 세계역사문화체험을 학습하는 『고고 카카오프렌즈』되시겠다.

 

『고고 카카오프렌즈』 는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만화로 친숙한 카카오프렌즈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거부감은 제로, 풍부한 내용에 재치 넘치는 내용이기에 지식은 가득 채울 수 있는 만화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의 역사를 퍼즐 형태로 보관하는 히스토리 뱅크에 악당이 침입하고, 이를 찾기 찾기 위해 카카오프렌즈들은 비밀요원이 되어 세계로 떠난다는 이야기이다 보니 아이들은 그저 재미있게 만화를 읽다 보면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저절로 배우게 되는 것! 

 

우리 집에서 가장 먼저 만나본 『고고 카카오프렌즈』는 표지부터 라이언이 베레모를 쓰고 에펠탑을 구경하는 사랑스러운 '프랑스' 편. 『고고 카카오프렌즈』의 1 권답게 카카오프렌즈들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부터 베르사유, 개선문, 노트르담, 에펠탑, 반고흐, 가브리엘 코코 샤넬 등 프랑스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역사적, 문화적 키워드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의 책이라고 해서 그저 단순히 개선문이나 에펠탑의 모습이나 보여준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 베르사유 편에서는 궁이 왜 화려한지부터, 속은 화려하지 못했던 프랑스의 시민혁명 등까지 다루고, 개선문 편에서는 나폴레옹을, 노트르담에서는 빅토르 위고까지를 다룬다. 이런 책이 아니라면 초등학생들이 '펜이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을 접할 수나 있겠는가! 『고고 카카오프렌즈』 덕분에 우리 아이는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책'의 힘까지 깨달으며 또 한 번 책에 대한 사랑을 키울 기회가 되었다. 

 

혹시 우리 아이처럼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도 이 책은 분명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눈에 친숙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호기심을 갖기 좋고, 카카오프렌즈들의 수다 속에 스며든 지식도 꽤 많아서 설사 '역사상식'을 잃지 않고 넘어가더라도 소소한 상식을 얻을 수 있는 것. 그렇게 이 책에 익숙해지고 나면, 아이들은 분명히 이 책을 여러 번 다시 꺼내 보며 역사상식도 읽게 될 날이 올 것. 또 세계지도, 여권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책에 포함되다 보니 아이들은 지도에 표시하고, 여권에 스티커를 모으는 재미로라도 책을 읽게 될 테니 말이다. 

 

책을 사랑하는 우리 꼬마는 “이 책은 빌려보고 끝낼 책이 아니다”라며 전 권을 주문해달라고 위시리스트에 적어두었다. (월 5권을 스스로 고르게 하는데, 마치 한 권인 것처럼 '고고 카카오프렌즈 파는 거 전부다'라고 적어놨다) 그래, 엄마 생각에도 이 책은 단순히 빌려보고 끝날 책이 아니라, 재미로 읽고, 지식으로 읽고, 예습 복습하며 읽는 등 오래오래 다시 읽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장바구니에 2권부터 모조리 『고고 카카오프렌즈』를 눌러 담았다. 

 

그래, 이런 거 사주려고 돈 버는 거지! 『고고 카카오프렌즈』로 전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전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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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에서 뻗어 나간 이슬람 제국 나의 첫 세계사 6
박혜정 지음, 서선미 그림 / 휴먼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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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역사를 좋아하는 비결(?)을 물으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 솔직히 말하면 소문낼만한 비법이 없다. 그저 내가 좋아하다 보니 어릴 때부터 박물관 등에 데리고 다니고 친구들이 전래동화를 읽을 때 역사 그림책을 먼저 만난 것? (우리 집은 위인전과 역사 그림책을 전래동화, 명작동화보다 먼저 줬다) 아무래도 아이는 그림책과 같이 꽂혀있으니 역사도 그저 재미있는 책으로 받아들였던 듯하다. 그렇게 흥미를 느낀 후 한국사를 알려주기 시작하니 더 재미있어하고 흥미를 느낀달까. 그래서 세계사 역시 이야기책처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중이다. 

 

요즘 우리 아이가 읽고 있는 '나의 첫 세계사' 시리즈는 휴먼어린이에서 출간된 그림책으로, 세계사를 재미있고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도와준다. 어린이용 책이라 큰 욕심 없이 보여주었는데, 앞쪽에는 이야기책처럼 재미있게, 뒤쪽에는 역사상식으로 알차게 잘 구성된 책인 것 같다. 

 

'나의 첫 세계사'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아라비아에서 뻗어 나간 이슬람제국』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진 어른이 꽤 많다 보니 아이들도 비판적 시각보다는 근거 없는 선입견과 혐오를 가질까 우려가 있었는데, 이 책 덕분에 이슬람과 연결된 상식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슬람제국의 배경이 된 사막, 상권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준 아라비아 상인, 우리가 사용하는 숫자의 기원, 양탄자 등 인기가 많았던 수공예품, 종교, 전쟁에 이르기까지 꽤 폭넓은 이야기를 버겁지 않게 잘 담아냈다. 개인적으로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거론한 부분이나 이슬람종교에 대해 거품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이어간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후에 이런 부분에 대한 확장을 할 수 있는 초석이 된 느낌이랄까. 

 

『아라비아에서 뻗어나간 이슬람제국』 뒷편에는 이슬람교의 사원 모스크와 다양한 학문을 꽃피워낸 이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부분의 이야기와는 달리 사진자료와 설명이 병행되어 있어, '그림책'을 읽었다는 느낌으로 끝나지 않고 학습적인 부분도 채울 수 있었다. 

 

『아라비아에서 뻗어나간 이슬람제국』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어렵겠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아라비아와 이슬람제국을 알고 있는 어른들에게 국한된 이야기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오히려 아이들은 처음보는 단어, 낯선 그림에 호기심을 가질지도. 자연스럽게 한국사나 세계사를 그림책으로 노출하다보면 분명 아이들은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로, 그림책으로 생각하게 될 것. 벌써 아이의 성적이 좋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나 이렇게 미리 접한 이야기를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다면 수업시간이 훨씬 즐겁지 않을까? 

 

'세상 어딘가에 이런 이야기도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주기 위해 읽게 했던 '나의 첫 세계사'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주어 '궁금하고 더 알고 싶은 세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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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漢)의 몰락, 그 이후 숨기고 싶은 어리석은 시간 - 권력자와 지식인의 관계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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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또한 이데올로기와 사람 사는 세상과의 거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왕망과 공용의 개인 문제기도 하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남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만큼 스스로 돌아보지 않았던 것이다. 한 번이라도 나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어쩌면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p.72) 

 

 

가디언에서 출간된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시리즈 중 두 번째로 만나본 책은 『한의 몰락, 그 이후 숨기고 싶은 어리석은 시간』이었다. 사실 『천년왕국 서로마 제국이 '시시껄렁하게' 사라지는 순간』과 두 권을 나란히 가방에 넣어 다니며 제목이 더 끌리는 쪽을 먼저 읽은 것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의 몰락, 그 이후 숨기고 싶은 어리석은 시간』이 더 재미있었다. 『천년왕국 서로마 제국이 '시시껄렁하게' 사라지는 순간』은 쉽고 편하게 읽는 마음이었다면, 이 책은 신문의 칼럼을 읽는 기분이랄까? 책의 내용 면에서도 서로마 제국의 이야기보다는 한나라의 멸망이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익숙한 인물들의 이야기 많이 알려진 '한나라'이기에 편한 마음으로 펼쳐 들었던 『한의 몰락, 그 이후 숨기고 싶은 어리석은 시간』은, 조조나 동탁이 아닌 왕망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소위 '실패한 개혁가'인 그에게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한 번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왕망의 이중성, 개혁에 대한 욕망 등을 살펴볼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개혁'이라는 단어의 가치나 도덕, 욕망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다. 삼국지에서 인물들에게 풍덩 빠져 제대로 알아두지 못했던 멸망과정도 새로운 느낌이었고. 지식인과 권력자가 결탁하고, 변질하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다소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떤 리뷰에서 “100페이지 톡톡 인문학” 내용이 가볍다고 표현하신 것을 읽었는데, 일부는 동의하는 바이나 변명을 조금 붙이고 싶다. 분량도 분량이니만큼 깊은 내용을 다룬 책은 분명 아니다. (앞의 리뷰에서도 그런 내용을 언급했다) 하지만 책의 기획 의도도 분량도 가볍게 만들어진 책이니 짬 나는 시간에 읽으며 작가의 생각에 내 생각을 얹어보는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역사의 흐름이나 인물의 일대기라기보다는,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어느 한 포인트, 어느 한 시점의 역사를 바탕으로 작가의 견해를 풀어가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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