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는 이제 안녕 - 발표만 잘하면 소원이 없겠네
이정화 지음 / CRETA(크레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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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질 때는 나를 휘감아 대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떼어놓는 게 필요하다. 기분 나쁜 감정을 털어버리듯이 불안의 감정도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보자. 긴장되는 순간에 불안을 더 증폭시키는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올 때, '이건 내가 만들어내는 감정이야. 근거도 없고 실체도 없어. 저리 가'를 속으로 외쳐보자.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p.103)

 

 

영화 내용은 가물가물한데 장면이나 대사가 선명히 기억에 남는 경험,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었을 거다. 나에게는 공효진의 “미쓰홍당무”가 그랬다. 그녀의 패션을 무척 좋아했기에 비주얼 쇼크로 다가왔던 그 영화 속 공효진은 콤플렉스 덩어리로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를 베이스에 깔고 살아가다 우연히 알게 된 왕따 소녀와 시간을 보내며 점점 상처를 치유해간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 입에서 “난 네가 참 마음에 든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정화 작가의 『홍당무는 이제 안녕』을 읽으며 아, 이 책을 양미숙이 진작 읽었더라면 스스로를 거부하고 상처받으며 살지 않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더라. 그래서 세상의 모든 양미숙이, 모든 홍당무가 이 책을 만나셨으면 좋겠다. 이 책은 전직 '홍당무'가 현직 홍당무들에 전하는 위로와 비법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이다. 

 

아! 직업이 남 앞에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혹은 울렁증이 없더라도 『홍당무는 이제 안녕』을 한 번쯤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단순히 발표 울렁증을 벗어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스스로 만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있어서 친한 언니의 따뜻한 위로 같고 조언 같았다. 

 

『홍당무는 이제 안녕』은 짤막한 에피소드들로 이어진 책인데, 소싯적 이야기꾼 출신답게 에세이로서도, 자기계발서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앞쪽에서는 불안증후군, 수치심 등에 대해 다룬다. 개인적으로는 '행복에 필요 없는 것들'에서부터 심취하여 책을 읽었다. 소소한 것들로부터 행복을 느끼는 이들을 보며 비로소 자신의 행복은 스스로 있음을 깨닫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 역시 소소한 것에서 오는 행복의 힘을 되새겨보기도 했다. 

 

『홍당무는 이제 안녕』을 읽으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가 성장하며 기억했으면 하는 수많은 비법도 만날 수 있었다. 다소 소심한 성향의 아이를 키우기에 '발표하는 꿀팁'을 알려주었는데, 그것에 더해줄 응원의 말들도 배웠고, 발표를 잘하는 꿀팁보다 아이의 마음을 밝아지게 만드는 것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발표 두레를 통해 스킬을 키워가는 모습도, 행복과 칭찬이 큰 자신감을 불러준다는 것에도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그 무엇보다 두려움을 벗어난 후 부지런히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내가, 또 내 아이가 살며 불안과 마주할 때, 이정화 작가님처럼 딛고 일어설 힘을 발견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랐다. 

 

누구나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산다. 그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사는 환경에 따라 발현되는 정도가 다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홍당무가 될지,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지는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단 거다. 부디, 책에 가득한 경험담을 통해 “홍당무는 이제 안녕!”을 외치는 날을 만나게 되길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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