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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 흔들리는 삶을 위한 괴테의 문장들
임재성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7월
평점 :
배가 거센 파도를 만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항구에 정박해 있으면 된다. 새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이 있다. 둥지를 떠나지 않으면 된다. 인간들도 방황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바라는 것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노력할 필요도 없고 방황도 없다.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 삶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방황하고 있는 자신을 질책하지 말자. 오히려 다독여주며 한 번 더 용기 내보라고 응원해주자.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p.150~151)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내용도 장르도 모르는 상태에서 제목 한 줄만으로 강렬한 끌림을 느꼈다. 나이를 먹을수록 어른이 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고, 인간으로서 산다는 게 얼마나 큰 노력을 요구하는 것인지를 실감하기에,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라는 말이 그렇게 마음에 닿더라. 더욱이 괴테의 문장이라니. 이 책을 읽지 않고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만난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는 정말 단숨에 읽어지더라. 한 문장 한 문장이 칼날처럼 꽂히기도 했고, 등산 후 만나는 산바람처럼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가 우리의 삶 구비에 모두 존재하는 것처럼, 괴테의 문장들은 우리 삶 순간순간에 한마디를 툭, 던지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진짜 자신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따로 있다고 괴테는 말한다. 그것은 바로 행동이다. (p.44)
포기가 많은 시대라고 한다. 사는 게 어려워 포기하기도 하고, 의지가 약해서 포기하기도 한다. 힘 빠진 사람이 많아서 힘내는 사람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괴테는 그럼에도 힘을 내라고 말한다. 대신 스스로를 다독이고, 응원하며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한다는 문장을 위해서, 매일 부지런히 나아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근심을 물리칠 방법을 찾아라. 해결되지 않은 근심은 언제나 새로운 가면을 쓰고 나타나 나를 괴롭힐 테니. (p.75)
인생이란 살아갈 삶을 스스로 스케치하고 물감을 칠하며 나아갈 때 즐거움이 있다. 결과는 그다음이다. (p.179)
요즘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면의 에너지다. 필요 없는 것에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것. 그래서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내 삶의 중점을 어디에 두고, 어디를 향해야 할지를 명확히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당장에 뚝딱 인간이 될 수는 없겠지만, 가야 할 곳을 알고 걷는다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괴테의 문장이 원래 이렇게도 깊은지, 작가가 괴테의 문장을 완벽히 받아들여 더불어 깊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를 읽는 내내 나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 내가 목적한 것들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가벼이 소비되는 즐거움, 가벼운 관계.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 그런 세상 속에서 우리가 진짜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책, 그래서 나를 조금 더 괜찮은 방향으로 끌어주는 책,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