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발칙한 사생활 - 우리 곁 식물들의 영리한 생존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장은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5월
평점 :
품절



무력과 무력이 충돌하는 치열한 인류 전쟁 역사에서 힘이 없는 자가 싸우지 않고 힘 이쓴 자를 죽인 후 역사를 새로 쓰는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바로 독살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을 사용하는 것은 강력한 적을 살해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수법이다. 약한 식물이 강력한 적을 쓰러뜨리는 데 이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할 테니, 비겁하다느니 어쩌니 하는 말은 접어두자. 아니면 살아날 방법이 없다. (p.29) ⁣


어릴 때 자연백과 등을 보면서 신기했던 것들을 손꼽아보자면 사실 백이면 백, 식물이다. 동물의 약육강식은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는데,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이나 자웅동체의 식물 등은 어찌나 놀랍던지! 최근 여행 중, 수목원을 방문해 “숲학교”에 참가했는데, 대답 잘한다고 칭찬을 받으면서도 연신 감탄을 뱉어낼만큼 식물의 세계는 여전히 나에게 놀라움의 대사이다. 그래서일까,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을 읽으면서도 나는 내내 놀라고, 감탄하고를 반복해냈다. ⁣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은 일본 농학박사이자 식물학자인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책으로 식물의 생존전략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 생태, 의미 등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단순히 식물에 대한 거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의 생활에서 어떻게 보일 수 있는지까지 생각하는 흥미로운 책이니 꼭 한번 만나보길 추천드린다. ⁣

병원균, 해충, 개미, 공생균, 박테리아, 씨앗을 옮기는 동물 등까지 이게 식물이야기야? 싶은 주제들을 펼치면 무궁무진한 식물의 세상이 열린다.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을 읽으며 또 한 번, 정말 모든 것의 기초는 식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식물에서 발견하는 암호나 꽃 색의 비밀 등이 너무 흥미롭게 느껴졌다. 더불어 곤충의 왕이 개미라는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사실 개미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왕이라고 생각해본 일은 없었다. 하지만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을 읽으며 개미의 엄청남에 대해 놀라움을 느꼈다. ⁣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을 읽으며 너무 어려운 이야기다, 싶어질만하면 독자들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들이 번갈아 등장했다. 가령 아카시아꽃점이나 개미 이야기 등이 그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들이었다. 그래서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은 교양이 쑥쑥 쌓이면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

여름, 나무그늘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지는 계절. 식물의 열매가 너무 맛있게 익는 계절.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을 읽으며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껴보면 어떨까? ⁣

(작가의 사고방식처럼, 다육식물처럼 빠진 머리카락도 가만히 담궈두면 뿌리가 나면 부자가 되겠다고 생각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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