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9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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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t`ya Karamazovy
Fedor Dostoevskii (1879 ~ 1880) / 이대우 역 / 열린책들 (초판 2000; 세계문학판 2009). E-book.

2016-9-17

그냥 읽기 시작했는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다. 처음 읽었던 게 고등학교 때인지 대학교 때인지 모르겠는데 그 때는 그저 압도당해서 헉헉거리면서 힘들게 읽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도 좀 머리가 트었는지(?) 힘들다기보다 작가와 등장인물의 흥분과 절박함에 동화되어 함께 달리는 느낌이다. 진정한 고전은 어쩌면 나이가 좀 들어서 읽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간과 세계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지나 해석하고 싶다는 어떤 단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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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2 ㅣ 비꽃 세계 고전문학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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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r Twist
Charles Dickens (1838) / 김옥수 역 / 비꽃 (2016)

2016-9-16

존 어빙의 <사이더 하우스>의 주인공인 고아 호머가 되풀이해서 읽는 책이 바로 이 <올리버 트위스트>이다. <사이더 하우스>에서 호머가 자란 고아원의 원장은 남자 고아들에게는 남자 고아 이야기인 <올리버 트위스트>를, 여자 고아들에게는 여자 고아 이야기인 <제인 에어>랄 되풀이해서 읽힌다. 그 소설을 읽고 나서 (<제인 에어>야 내 인생의 책이니 바로 찾아볼 필요는 없었는데) <올리버 트위스트>는 믿을 만한 완역본을 찾을 수가 없어서 디킨스의 다른 고아 이야기인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읽었었다. <위대한 유산> 다음으로 만난 디킨스였고, <올리버 트위스트>는 <두 도시 이야기>에 이은 네 번째 디킨스이면서 그의 가장 초기작이다.

매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디킨스의 `이야기`는 막장 아침드라마와 많이 닮아있다. 선한 주인공이 악당들을 만나 끔찍한 고생을 하면서도 선함을 잃지 않고 살다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마침내 행복을 찾게 된다는. 그런데 그 `막장`의 정도가 가장 심한 것이 이 소설이다. 초반에 어린 올리버가 겪는 고난-특히 19세기 영국의 `공리주의`에 입각한 구빈제도의 잔혹함-은 작가의 생생한 묘사 덕에 어찌나 읽기가 괴로운지 결국은 해피엔드란 걸 몰랐다면 (그러니까 읽다가 할 수 없이 결말의 장을 먼저 읽지 않았다면) 완전히 책을 덮어 버릴 수도 있었다. 그만큼 올리버의 행복도 엄청난 행운의 우연의 연속으로 찾아오는데, 첫 번째 은인은 알고보니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 두 번째 은인은 이모였다는 식이다.

하지만 디킨스를 읽는 즐거움은 역시 이야기의 신파를 훨씬 뛰어넘는 인물과 시대에 대한 생생한 묘사에 있다. 특히 선한 사람보다는 악당과 악당이라 불리기에도 부끄러운 어리석은 인간 군상에 대한 가차없는 묘사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인상을 지푸리거나 웃거나 소름을 쓸어내리게 한다. 시대는 또 어떤가. 산업혁명이란 괴물이 빈부의 격차를 극대화하고 `공리주의`란 것이 개인의 행복과 불행의 종류와 질을 따지지 않고 기계적으로 계산해서 그 격차를 더욱 공고히하는 것에 대한 신랄한 풍자는 `산업혁명` 대신 `신자유주의`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도 충분히 읽힌다.

호머에게, 현실에서는 결코 있을 법하지 않은 우연이 난무한 이 소설보다는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또 하나, <사이더 하우스>에 대해서는 정작 기억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다. 헐. 존 어빙을 읽을 때마다 열에 들뜬 기분이었는데 어쩌자고 기억하는 건 이렇게 적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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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1 ㅣ 비꽃 세계 고전문학 4
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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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r Twist
Charles Dickens (1838) / 김옥수 역 / 비꽃 (2016)

2016-9-13

드디어 <사이더 하우스>의 고아 호머가 되풀이해서 읽던 책인 <올리버 트위스트>를 만나다. 어린 꼬마가 어찌나 학대를 당하는지 읽기가 몹시 괴롭다. 제발 2권에서는 좀 나아지길. (해피엔드라는 것을 몰랐으면 진즉에 때려치웠을 거다, 아무리 디킨스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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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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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25년 특별 한정판)
Frøken Smillas Fornemmelse For Sne
Peter Høeg (1992) / 박현주 역 / 마음산책 (2005)

솔직히 `출간 25년 특별 한정판`보다 그냥 보통판(?)이 책으로서는 더 예쁘다. 뒷표지의 김소진의 글이 `특별 한정판`의 김영하 글보다 훨씬 낫기도 하고.
그런대도 굳이 사서 열일 제치고 읽는 이유는 스밀라를 사랑하고 처음 스밀라를 만났을 때의 나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 때문이다. 또, `출간 25년 특별 한정판`을 고작 1천 부밖에 찍지 않은 마음산책의 마음을 어쩌면 느낀 것 같은 기분 때문이기도 하고. 12년 동안 30쇄 찍은 것도 대견하고.

처음 스밀라를 만났을 때 그녀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지만 이제 나는 그녀보다 더 나이가 들었다. 한 문장 한 문장, 공들여 읽었다. 뭐라 더 말할 수 없거나 말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스밀라는, 만나지 않은 사람에게 뭐라고 소개해 줄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다. 하지만 스밀라를 만난 사람은, 예상컨대 스밀라에 한해서는, 이심전심의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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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 변호사 고진 시리즈 ㅣ 변호사 고진 시리즈 2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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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가상 최종 후보 리스트 기사에 달린 단 하나의 댓글이 `도진기 소설을 보고 울었다`여서 급 호기심 발동. 찾아보니 현직 판사가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쓴 추리시리즈물의 하나였다. `현직 판사`가 작가라는 것도 흥미를 당겼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쓴 장르 소설이 `문학상` 최종 후보라는 것이, 신기했다고 해야겠다. 그래서 이북을 다운받아서 읽는데. 결국 단숨에 읽기로 한 건 아주 초반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심각했다. 가벼움은 구석에 내몰려 숨도 쉬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감정에 관해 이야기할 때, 처절하기까지 하지 않으면 그건 감정이 아니었다. 인간의 눈은 분명 총천연색을 보도록 되어 있건만 80년대를 떠올리면 늘 세피아톤으로 바래져 있는 건 무슨 까닭인지.˝

80년대 끄트머리에 대학에 들어가서 2학년 마치고 군에 다녀와서 3학년으로 복학한 네 명의 친구들과 그들이 함께 아낀 3년 후배이자 졸업동기가 된 한 여자의 이야기. 즉 80년대 말 90년대 초를 `과도기`로 기억하고 있는, 나의 시대(!)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것.

소설은 모든 남자에게 사랑받는 미녀가 살인범으로 지목되고, 미녀를 변호하는 `어둠의 변호사` 고진이 필립 말로 류의 하드보일드 츤데레 탐정 역할을 하는, 전형적인 장르소설이다. 문체도 그렇다. ˝그녀는 남자의 마음에 편서풍을 일으킨다. 항상 `그녀`라는 한 방향으로만 부는 바람.˝과 같은 문장(솔직히, 우웨~ㄱ ㅋ). 그러면서 진범이 누굴까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는 괜찮은 탐정소설이기도 하고. 하지만 나에게는 눈물까지 나는 소설은 아니었다. 반 정도 넘어가면서 궁금증을 참지 못해 결국 결말을 먼저 읽고(나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마다 이런 짓을 하는데 성질머리가 그래서 어쩔 수 없다...) 한결 진정된(!) 마음으로 나머지 반을 읽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쩌면 내가 `순정` 같은 것을 항상 의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장르소설 시리즈물을 읽게 되는 것이 이야기 자체보다는 주인공의 매력때문이라고 할 때, 이 소설의 주인공 고진은, 글쎄, 잘 모르겠다. 한 권만 읽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한다면, 나는 그만큼 매력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필립 말로와 너무 닮았다! 말로와 비교할 때 고진만의 무엇이 뭔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이유현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인데, 이 사람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묘사가 너무 자세하다. 그가 고진의 생각을 따라잡지 못하는 만큼 고진을 더 대단한 인물로 여기도록 강요당한다는 기분도 들었다. 이런 이유들로, 이 소설은 재밌게 후루룩 읽었지만 고진의 다른 이야기들까지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작가가 부럽다. 판사라는 직업이 엄청난 과로를 요구한다고 알고 있는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일하는 틈틈이 (또는 여유시간에) 소설을 쓴다는 걸 어떤 인터뷰에서 봤다. ˝소설 쓰기가 일처럼 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도 했다. 나는 직업에 대해서라면 아침에 출근하는 것부터 힘들어서 다른 일은 거의 생각도 못하는데 (솔직히 물리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은 아니다) 세상엔 어쩌면 이런 능력자가 있단 말인가. 내가 게으른 게 아니라 판사님이 지나치게 부지런하신 거라고, 믿고 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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