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일이었다. 나는 저면관수 중인화분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벌어질 일을 상상해보았다. 식물의 잔뿌리들이 있는 힘껏 물을 빨아들이려 안간힘을 쓰는 장면을, 세상엔 눈으로 볼 수 없는 게 참많은 것 같다고 중얼거리면서. - P183

"원래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가득하잖아." - P189

아이의 발을 만져보면 알 수 있다. 발이 따뜻해야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아이가 건강할 땐 발이 따듯하다. 그러나 아플 땐 다르다. - P193

어떤 시간은 차가운 발의 감각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 P195

모두에겐 그런 언발의 시간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지나온 시간일 수도 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수도있다. 발밑의 미래처럼 앞으로 다가올 시간으로 생각하며 살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질문하게 된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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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해줄 수 없는 것만 하고 살겠다는친구와 함께 - P108

날아다녔을 뿐 - P109

우연히 나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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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이 있다. 공작은 오늘도 이곳에서 저곳으로 빛을 끌면서 걸어가고 있다. 하나의 영원처럼. 나는 그 공작 앞으로 다가가 구슬 하나를 굴려서 넣어준다. 어린시절 그토록 꺼내고 싶었지만 꺼내지 못했던 바로 그유리구슬을. - P129

마전은 원래 그런 곳이었다는 듯 끝없는 암흑 속으로 곧장 떨어졌다. 멀어졌다. 알 수 없는 곳으로, 알지못했던 곳으로. - P119

화요일. 오전 일곱 시 십사 분. 거울은 은빛이고.
아니. 거울은 무정형의 무대이고. 나는 빛 없는 빛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듯 꿈 없는 꿈에서 깨어난다. - P111

오래도록 서가에 놓여 있던 책을 펼쳐 몇 페이지 읽었다. - P95

그저 누워만 있고 싶을 뿐입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지우고. 짧은 몇 줄을 쓰더라도 자주 많이 고치는 편이지만 이 글은 그냥 둔다. 저녁에는 지우겠지.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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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만은 더 이상 대답이 없었다.
SPEED초대장을 다시 읽은 사람들은 끼리끼리의 단톡방으로 옮겨 가대화를 이어 갔다. 누군지 알고 보니 부고 내용도, 죽음을 대하는 방식도 참으로 허구다웠다. 그들이 같은 교실에서 지냈던 시절 허구는 이름 대신 뻥쟁이로 불렸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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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조금 더 살았다면 분명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더 많이 했으리라 생각하니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한편, 그는
‘인간으로서의 죄‘를 두고 내내 괴로워한 사람이었습니다. 매일이 그것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이제 겨우 싸움에서 벗어났는지도 모릅니다. 죽음을 통해 그 무거움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수고했어요. 간신히 편해졌지요? 많이 애썼어요.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그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P9

얼마나 힘겨운 삶이었을까, 얼마나 불운했을까. 심약한 나는바로 그런 생각을 해버렸다. 미국 한구석에서 만난 이 불운한 여성, 조금이라도 그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같은 인간에게도살아가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 P39

박정희 시대의 한국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2005년에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조작이었다고 발표했고, 이어 2007년 사법부(서울중앙지법)는사형이 이미 집행된 8명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 P55

. ‘안전보장법‘이라든지, ‘기본적 인권‘이라든지, ‘천장에 매달려 매질을 당하는 고문‘과 같은 말은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가능했다. 찾아갔던 곳곳에서 그런 이야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렵다.‘라는 간단한 말조차 할수 없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일본어 이외에는 일상생활을 위한 어휘를 알지 못했던탓이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신경과민상태였다. 호들갑스러운 말이겠지만 그때 차안에서 "몸이 가려워요."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만으로도 망명자라도 된듯 마음속저 밑바닥에서 고독감과 비애가 솟아올랐다. - P63

벨로스는 이른바 ‘애시캔파Ashcan School‘ 화가에 속하며,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에드워드 호퍼도 그중 하나이다. 이들은 20세기 초반 뉴욕의 변두리와 노동자 계급 사람들의 생활을사실적으로 그렸다. 드디어 미국을 그린 미국인 화가와 만났다는생각이 들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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