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이 있다. 공작은 오늘도 이곳에서 저곳으로 빛을 끌면서 걸어가고 있다. 하나의 영원처럼. 나는 그 공작 앞으로 다가가 구슬 하나를 굴려서 넣어준다. 어린시절 그토록 꺼내고 싶었지만 꺼내지 못했던 바로 그유리구슬을. - P129

마전은 원래 그런 곳이었다는 듯 끝없는 암흑 속으로 곧장 떨어졌다. 멀어졌다. 알 수 없는 곳으로, 알지못했던 곳으로. - P119

화요일. 오전 일곱 시 십사 분. 거울은 은빛이고.
아니. 거울은 무정형의 무대이고. 나는 빛 없는 빛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듯 꿈 없는 꿈에서 깨어난다. - P111

오래도록 서가에 놓여 있던 책을 펼쳐 몇 페이지 읽었다. - P95

그저 누워만 있고 싶을 뿐입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지우고. 짧은 몇 줄을 쓰더라도 자주 많이 고치는 편이지만 이 글은 그냥 둔다. 저녁에는 지우겠지.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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