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딸기
김미희 지음, 안재선 그림 / 휴먼어린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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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먹을 때 ‘예의 바른 딸기‘를 만난 적 있나요? 상큼하고 맛난 딸기를 하나라도 더 입 속으로 밀어넣느라 딸기의 예의 같은 건 생각도 못했는데, 시인은 예의 바른 딸기도 척척 알아보네요!^^

예의 바른 딸기 -김미희-
-먹다 1

접시에
가지런히
줄을 선 딸기들

입속 동굴로
들어올 때는
접시에다 사뿐히
초록 모자를 벗어 두지요(14쪽)

시인이 알아 본 「예의 바른 딸기」시집에는 재미지고 상상력 넘치는 시가 많아요. 특히 자연에서 발견한 생태적 특성을 묘사한 시들에 ˝어쩜, 딱 맞는 말이네!˝ 절로 감탄이 되네요. 숲에 놀러 온 어린이집 일곱 살 친구들에게 읽어줬더니, ㅋㅋ거리며 좋아했어요!

엄마가 팔고 싶은 것 -김미희-
-팔다 4

언제인지 모르지만
싫어요가 우리 아이 몸속으로 들어왔어요
똥으로도 안 나오고
오줌으로도 안 나오고
콧물로도 안 나오고
재채기로도 안나오고
눈물로도 안 나오고
입으로만 나옵니다

누가 우리 아이 ‘싫어요‘를 사 가세요
공짜로 드릴게요
덤으로 ‘안 해요‘도 드립니다(38쪽)


인용한 시에서도 짐작하겠지만 ‘1부 낱말이 꿈틀꿈틀‘에서는 ‘먹다, 가다, 감다, 숨다, 팔다‘ 등 동사를 가지고 놀며 새롭게 발견한 시,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하는 시에 놀랐어요.

‘2부 상상력이 무럭무럭‘에서는 ‘눈- 눈사람을 불러 모으는 초대장‘, ‘파도- 꼭 바람이 깨워야만 일어납니다‘, ‘가방-띄어 쓰기 잘못하면 아버지를 가둘 수도 있는 곳‘처럼 기지가 반짝이는 짧은 시의 매력이 돋보이네요.


나뭇잎 -김미희-

애벌레는
꼼틀꼼틀

초록 색종이를
접어보고 싶지만

돕돕돕
오리기밖에 되지 않아(53쪽)


애벌레 -김미희-

똑똑, 똑똑
들어가도 되나요?

나뭇잎 문 밖에서
애벌레는 손으로
노크할 수가 없어
이빨로 노크를 했죠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
동그랗게 문이 열렸어요

‘3부 동심이 간질간질‘에서는 공감하고 아이들 마음에 동화되는 기분이 들어요.

오늘은 쉽니다 -김미희-

아침에 늦잠자는 바람에
학교에 휴대폰을 데리고 가는 걸 깜박
휴대폰이 결석

간밤에 술에 취해 늦게 들어온 아빠
정신없이 출근하더니
아빠 휴대폰도 오늘 결근

결석하고
결근하고
오늘 하루 집에서 쉬는 휴대폰

어떤
신나는 일을 하고 있을까(80쪽)


올여름(8.21) 작은도서관에서 시인을 초청하려고 준비 중이다. 시인의 감수성을 따라잡을 순 없어도 흉내라도 내보려고, 숲에 온 꼬마들이 하는 말을 적어두고 동시를 써보겠다 끄적거리는 중...^^

우리도서관에는 김미희 시인의 동화집과 시집 8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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