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십인분이냐?"
"네."
"진짜 이름은 뭐냐?"
"은찬, 고은찬인데요."
"음, 이름 한번 좋구나. 고은찬, 나 좀 들어 봐라."
"네?"
다짜고짜 자기를 들어 보라고? 뭔가 잘못 들었나 싶어 나는 다시 물었다.
"짐을 들 때처럼 날 한번 번쩍 들어 보라니까."
갑작스러운 주문이 당황스러웠지만 딱 잘라 싫다고 말하기도 어색했다. 엉거주춤 무릎을 굽히고 몸을 낮춰, 공을 받을 때처럼 팔을 동그랗게 말아 들어 올릴 자세를 취히기가 무섭게 코치님이 내 목을 휘감고 팔 위로 사뿐히 올라탔다. 키가 작고 땅딸막한 코치님은 보기와 다르게 꽤 무거웠다. 나는 숨을 크게 몰아쉰 뒤 코치님을 단숨에 안아 올렸다.
"이제 앉았다 일어났다 세 번 해 봐."
드는 것도 모자라 앉았다 일어나기까지 하라니 말문이 막혔디만 분위기상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내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음, 순발력도 좋고, 힘도 좋고, 유연성도 이만하면 됐고 합격!" (으랏차차 뚱보 클럽, 32~33쪽)
십인분이라 불리는 초등학교 5학년 고은찬, 몸무게 79킬로그램, 햄버거는 큰 걸로 세 개는 기본, 피자는 라지 한 판, 치킨은 한 마리, 몇 끼 굶었다 싶은 땐 삼겹살 십인분쯤은 한 번에 먹어 줘야 '배가 좀 파는구나.' 싶은 아이. 먹는 거 뿐 아니라 힘도 좋아서 1대 10의 줄다리기에서도 단숨에 이겨버린 아이다.
요걸 보면서 '진짜 사나이'에 나오는 샘이 생각났다. 유격훈련 중 도하를 하는데 줄에 매달렸다 바로 몰 속으로 풍덩~ 교관에게 자기는 도하하기엔 너무 무겁다며, 105킬로그램이 나간다고 말했다. 뚱뚱하면 다 물 속으로 떨어져야 하냐고, 가족은 어떻게 지키겠나고 호되게 얻어 듣고 다시 도전하지만 역시나 풍덩~~
우리아들은 너무 말라서 군대가기 전 일부러 살을 찌웠지만, 울 남편은 뚱보 클럽에 들어갈 자격이 된다.
그래서 우리 딸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빠나 용감한 남자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걸 보면
"우리는 아빠가 구해주지 못하니까 스스로 지켜야 돼!'라고 말했었다.ㅋㅋ
우리아들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공군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다.
어제 시아님이 쓴 '언니 편지가 점점 교훈적이 된다'는 댓글을 보며
알라디너들이 한 줄 편지를 써 주면 어떨까? , 두 줄도 좋고 한 문단도 좋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밌는 말도 좋고, 좋은 말도 좋고~
훈련중인 우리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 줄 편지'를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넷 편지는 하루에 900자까지만 쓸 수 있으니,
엄마가 하고픈 말을 쓰고 알라디너의 한줄 편지를 붙여도 재밌을 거 같아요.
우리 아들에게 보내는 위문 편지 한두 줄, 혹은 한 문단~ 써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