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빠고, 아빠가 나라면
이병승 글, 홍성화 그림 / 대교북스주니어 / 2012년 2월
품절


아빠와 유치원 딸내미의 역할을 바꾸기?
아빠와 딸이 역할을 바꾼다는 설정은 충분히 호기심이 발동할 소재다.
그림책에 워크북과 뽀로로 미니 색연필까지 있어 초등생들도 좋아했다.

작가님도 성장기에 자기 맘을 몰라 주는 부모님과 역할을 바꿔보고 싶었을까?
아니면 자녀를 키우며 그런 생각을 했던 걸까...

어릴 때, 엄마랑 아빠처럼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단 생각을 다들 하지 않았을까?^^
어른만 되면 무엇이든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어도 맘대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는 걸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ㅠ

비오는 날, 우산이 뒤집힌 민이는 무엇이든 척척 해결하는 아빠가 부럽다.
아빠는 놀기만 하는 민이가 부럽고...

놀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민이와
뭐든지 척척 잘하는 건 아니라는 아빠는 의기투합, 서로의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
새끼 손가락 고리 걸고 꼭꼭 약속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마트에 간 아빠와 민이,
민이는 카트에 장난감만 한가득 실었는데
아빠는 '넥타이'를 사달라고 조른다.
민이는 "안 돼요!"라는 말로 따끔하게 혼을 내 주었고...^^

어쩌면 아빠가 된 민이는 '안돼!'라는 말을 제일 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성장기에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자주 듣는 말이니까.
"안돼, 하지마!"
민이는 통쾌하게 한 마디를 날리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풀렸을 거 같다.ㅋㅋ
민이가 된 아빠는, 꼼짝없이 넥타이를 포기해야 했고...

자~ 아빠가 된 민이는 이제 아빠 회사로 출근을 해야 한다.
아빠의 커다란 구두도 신어보고 안경이랑 양복도 입어 본다.
요렇게 아빠가 되어 보는 게 얼마나 신 날까?^^

아빠가 된 민이의 표정을 관찰하며 회사에서 일은 잘하는지 따라가 보자.
큼지막한 아빠의 자켓을 걸치고 세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이
바쁜 출근길 사람들의 놀라는 표정도 재미있다.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민이가 아빠 회사에서 한 일은 '자기 얼굴 복사하기'!
하하~~ 우리 아들 같은 녀석이 여기도 있네.ㅋㅋ
우리아들도 초등학교 때, 복사기에 자기 얼굴 집어 넣고 출력시켰는데,
불빛에 눈을 보호하기 위해 두 눈 꼭 감은채 얼굴 사진이 나왔더라~
자기 얼굴이 어떻게 나오는지 엄청 궁금했다는데
애들이 궁금해하는 게 이런 거라는 걸 어른들은 짐작이나 할까?^^

민이는 아빠 자리에 앉아 게임만 하고,
빙글빙글 회전의자를 굴려 여기저기로 씽씽 바람처럼 달리는 게 신난다.
글쎄~ 남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혼자 놀아도 되나?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구만...^^

사무실에 혼자 남아 야근하는 민이
"으악, 귀신이다!"
용감무쌍하던 민이는 간이 콩알만해졌다.

온종일 민이를 몰래 따라 다니며 지켜보는 아빠는
"오늘도 무사히!"
라는 구호가 저절로 새어나왔을 거다.
긴장하는 중에도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곰돌이와 달팽이.^^

퇴근하는 길,
거인국에 온 소인처럼, 민이는 덩치 큰 어른들 사이에 갇혔다.
아빠가 되려면 방귀가 나와도 꼭 참아야 해.
아빠는 뭐든지 척척 잘하니까~~~ ^^

휴~~ 지하철에서 내린 민이는, 다시 세발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휴~~ 아빠는 민이가 다칠까봐 노심초사!
여기서 끝이라면 말이 안되지~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집에 돌아와 아빠의 군복을 발견한 민이~~
저벅저벅 행진을 하고, 주르륵 밧줄 타기도 성공이다.
씨이잉~ 전투기 조종도 해보고,비행기와 탱크도 몰아 보자.

깨알같은 재미가 곳곳에 숨어 있다.
곰돌이와 달팽이의 찬조 출연!^^

민이가 된 아빠는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다.
와우~ 민이의 유치원 친구들을 불러다 즐기는 물놀이니!ㅋㅋ

민이는 부러움이 가득하지만,
아빠 체면에 친구들이랑 물놀이를 할 수도 없고~ 어쩜 좋아!ㅜㅜ

주말에 놀이 공원에 간 아빠(민이)는 드디어 복수의 순간을 맞는다.
세상에~~사자도 무서워하지 않는 아빠가 바이킹을 무서워 하다니!ㅋㅋㅋ

놀라운 반전은 바로 여기!^^
누가 누구를 잃어버리고 찾는 건지~ ㅋㅋㅋ
"아이를 찾습니다. 이름은 김철우, 나이는 36세."

집으로 돌아온 아빠 민이는 집안일 정리로 바쁘다.
고칠 것도 많고....

전구를 갈려고 의자 위에서 까치발로 손을 뻗는 순간~~~~

'아빠노릇은 너무 힘들어~~~~~ ㅜㅜ'
민이는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빠한테 도로 바꾸자고 먼저 말할 수는 없다.
도로 바꾸자는 아빠 말에 못 이기는 척 얼른 제자리를 찾은 민이.ㅋㅋ
역시 입장을 바꿔 봐야 얼마나 힘드는지 알 수 있겠지.^^

역할바꾸기를 끝낸 민이와 아빠는 행복한 낮잠시간~
소파에서 잠든 부녀, 그 머리 위쪽에 가족 사진이 보인다.
이 책을 보는내내 왜 엄마가 등장하지 않는지 혹시 엄마가 없는 걸까 궁금했는데...
<내가 엄마고, 엄마가 나라면> 책이 따로 있기 때문인 듯.

온몸으로 놀아주는 아빠는 아이의 뇌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전문가의 조언.
우리 아빠는 몸으로 놀아주는 아빠인가?
이 책을 본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기 아빠를 평가 할 것이다.
자녀의 평가에 자신 없는 아빠라면...
엄마처럼 자꾸 무언가 가르치려 들지 말고 무조건 함께 몸으로 놀아주시라~ ^^

우리 삼남매는 어릴 때 아빠와 잘 놀았다.
아빠가 퇴근하면 현관에서 쓩쓩~ 안아주는 차례를 기다리는 것부터
아빠는 체구가 커서 기운도 좋아 붕붕~~ 비행기는 기본이고.
우유팩 블럭을 쌓아 배치기로 무너뜨리거나 씨름한다고 같이 뒹굴며 놀아줬다.

워크북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활동지가 다양하다.
2학년 *빈이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어떻게 활동했을지 기대된다.

초등생들은 차례를 기다려 이 책을 읽고, 역할을 바꾸고 싶은 사람으로
엄마, 아빠, 동생, 친구, 선생님 등 줄줄이 읊었다.
엄마가 돼서 동생을 야단치고 싶다는 아이와
선생님이 되어 심술쟁이 짝꿍을 혼내고 싶다는 의견에도 공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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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5-05 15:55   좋아요 0 | URL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지나는 중이군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