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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니콜라이 포포프 지음 / 현암사 / 1997년 1월
전쟁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는 글자없는 그림책이다.
글자 없이 그림만 봐도 무얼 말하는지 가슴 깊이 읽힌다.
주인공은 생쥐와 개구리지만,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세상은 평화 원하지만 전쟁의 소문도 더 늘어간다~~~~'
이 책을 보면서 이 복음성가를 흥얼거리게 되다.
꽃이 핀 평화로운 들판,
개구리 한 마리 봄맞이를 즐기는데 옆에서 뭔가 불쑥 솟아나오려는 듯...
아하~ 생쥐였구나!
우리 속담에 '봄볕엔 며느리 내놓고 가을볕엔 딸 내논다'는 말이 있다.
봄볕보다는 가을볕이 더 좋다는 얘기다.
생쥐는 얼굴이 까매질까봐 봄볕을 막으려고 고운 양산도 챙겨왔네.^^
헐~ 생쥐녀석, 인사도 없이 갑자기 개구리에게 덤벼드네!
대체, 왜?
이런 이런~~~~~ 개구리가 가진 꽃이 탐났나 보다.
제가 솟아나온 구멍 옆에도 꽃이 한무더기 피었구만...
왜 남의 것을 탐내는 거야?
개구리가 생쥐한테 당한 걸 알고, 엄마 아빠가 나타났네~~~~
엄마 아빠 개구리는 생쥐의 양산까지 빼앗아,
꽃을 한아름 꺾어 담고 이겼다고 신이 났구나!
그때 장화 탱크를 앞세운 생쥐의 공격이 시작되고...
생쥐대원들은 의기양양 다리를 건너오지만
개구리네 가족이라고 당하고만 있을쏘냐?
다리를 받치고 있는 기둥에 줄을 묶어 잡아 당기고 있으니
곧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앞에 그려진다~ 이크!!
개구리 대원들은 장갑차를 앞세우고 의기양양 공격하고...
그렇다고 대책없이 당하기만 할 생쥐들이 아니다.
장갑차가 오는 길목에 함정을 만들어놓고 기다린다.
어떤 일이 생길지 다음 장면을 상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력을 가다듬은 개구리 부대도 더 많은 장갑차를 앞세우고 공격 개시~
생쥐부대 탱크와 개구리부대 장갑차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충돌~~~~~
꽃이 피어 평화롭고 아름답던 봄날의 들판은, 결국 초토화되고 만다.
폐허가 된 들판에서 생쥐와 개구리는 무슨 생각을 할까?
전쟁에는 진자와 이긴자가 따로 없다.
살아남은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폐허만 남는다.
1938년 러시아의 전통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사라토브'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릴 때 전쟁을 겪으면서 슬픔에 빠졌고, 전쟁과 폭력을 미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어른이나 어린이들은 전쟁의 어리석음을 이해하고
평화를 지키는데 힘이 되어주리라 생각하며 이 책을 지었다고 한다.
글자가 없어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을 보고 나면 가슴이 무거워지지만
욕심내지 말고 서로 도우며 평화롭게 지내야겠다는 갸륵한 다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