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알 심프 비룡소의 그림동화 67
존 버닝햄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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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못생긴 사람이나 동물은 설 자리가 없는 걸까? 
지난 주 슈퍼스타K에서 비주얼이 받쳐주는 존 박을 제치고, 키도 작고 인물도 뒤지는 허 각이 최후의 1인으로 등극해서 많은 사람들이 흥분된 카다르시스를 느꼈다. 인물로 스타가 되는 게 아니라, 빽이 없어도 실력으로 인정받는 정의사회를 꿈꾸는 우리에겐 큰 힘이 된 사건이다. 인물이 밥먹여 주는 세상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닌 듯해서 살짝 위로가 된다. 영국작가 존 버닝햄의 그림책에도 이런 걸 얘기하니까.^^ 
 

심프는 못 생겼다. 사람들이 '작고 못생긴 개'라고 부를만큼 덩치도 작고 뚱뚱한데다 꼬리까지 뭉툭하다. 주인은 심프의 형제 개들은 다른 집으로 보냈지만 심프는 데려가는 사람이 없다고 도시 주변 변두리로 데리고 나가 쓰레기 구덩이에 휙 던져 버렸다. 이런 모씁 사람 같으니라고!!




불쌍한 심프는 주인의 트럭이 사라지는 걸 물끄러미 바라봤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했다. 어둠 속에서 낡은 안락의자를 찾아내 쉬는데 쥐들은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먹이를 나눠주었다. 사람보다 나은 생쥐들이다. 그래도 먹을 게 넉넉하지 않으니 아침이 되면 다른 곳으로 가라고 말했다. 다음 날 심프는 도시를 향해 갔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온종일 먹을 걸 찾아 헤매도 구할 수 없었다. 쓰레기통을 뒤지다 고양이들에게 쫒겨 달아나는 서러운 인생이었다.ㅜㅜ 

 

떠돌이 신세가 된 심프는 동물보호소로 잡혀 간다. 다른 개들은 돌아갈 집이 있는데, 돌아갈 집이 없는 심프는 보호소에서 줄행랑을 놓는다. 도시를 빠져나온 심프는 불빛을 따라 서커스단으로 찾아 들어 잠시 쉬기로 했다. 



어릿광대는 지치고 배고픈 심프에게 먹이를 주고, 그의 침대에서 같이 잠들었다. 다음 날 어릿광대는 심프에게 서커스단 여기저기를 구경시켰다. 천막과 트레일러도 많았고 사자와 코끼리도 만났다. 어릿광대는 자신이 하는 일이 무언지 알려주었고, 단장은 오늘 밤에도 박수를 받지 못하면 내쫓을거라고 말했다. 쫒겨날 처지의 어릿광대는 비장의 묘기를 선보인다.



오~ 놀라운 반전, 어릿광대의 대포에서 나온 고무공은 놀랍게도 심프였다. 심프는 어릿광대를 돕기 위해 고무공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대포알로 튀어나와 종이 굴렁쇠를 통과했다. 와아아~~ 사람들은 환호했고 서커스단장은 파티를 열어주었다. 



못생긴 개라고 버렸던 주인도 있지만 가엾은 심프에게 먹이와 잠자리를 주었던 어릿광대는 심프의 은혜 갚음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못생긴 사람이나 동물도 반드시 쓰임 받을 자리가 있으니, 미리 포기하거나 겁먹지 말라고 존 버닝햄 할아버지는 일러주신다.^^   


어릿광대와 심프는 '대포알 심프'로 코비를 이뤄 서커스단과 함께 곳곳을 여행하며 행복하게 지냈다. 대포 속에서 대포알이 되어 튀어나오는 작은 개를 보려고, 어디서나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내뜻대로 되지 않고 잘난 사람만 득세하는 세상처럼 보이지만,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길을 찾는다면 어딘가에 쓸모있는 내 자리가 있을 것이다. 
 



존 버닝햄이 이런 그림책을 그린 걸 보면 영국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못생긴 동물이나 사람도 낙심하지 말라는 존 버닝햄 할아버지의 위로에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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