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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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고 완벽한 동화가 아니면 세상에 내놓지 않는 결벽증의 위기철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편집에 공들였다는데... 재미와 감동과 인생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는 완벽한 작품이다!!

이책은 엄마 아빠의 만남 이야기인 동시에 자기가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100쪽이나 되지만 글밥이 많지 않아 읽기 쉽고 그림도 무지무지 재밌다. 푸하하하~~~~

숲의 거인 같은 우리 아빠를 한없이 작아지고 작아지게 만드는 현실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책이다.


아이들은 자기의 태몽을 궁금해 하는 것만큼이나 엄마 아빠가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한다. 우리 애들도 엄마 아빠는 어떻게 만났는지 물어봐서 "고모랑 이모랑 이웃에 살면서 시집 장가 못 간 동생들을 처리하기로 의기투합해서 만났단다."라고 말해줬더니 되게 시시하고 재미없단다.ㅜㅜ

역시 철학자스러운 발상^^
결혼하기 전 통조림 회사에 다니는 엄마를 소개하면서, 회사에 다니는 건 커다란 코끼리를 조그만 깡통에 담으려는 것만큼 힘든 거란다. 아~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요렇게 명쾌하게 정의하다니, 정말 대단하시다!

퇴근 길, 엄마 앞에 불쑥 나타난 해적을 피해 엄마는 숲으로 달아났고,
"조용히 좀 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잖아!"
숲의 거인 우리 아빠는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 단숨에 해적을 물리쳤다. 어떻게 물리쳤을지 독자의 상상과 작가의 상상이 맞아 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도 재밌다.ㅋㅋ

한 눈에 아빠한테 뿅~ 빠져버린 엄마.
원래 그런 일에는 이유가 없다는 걸 알 사람은 다 알지.ㅋㅋ

아~ 사랑에는 시련이 있는 법!
외할머니는 아빠의 목소리 말고도 결혼하면 안되는 347가지 이유를 대고, 외할이버지는 거기에 653가지의 이유를 덧붙이며 "절대 안 돼!"를 외쳤지만, 그 다음은 다 알죠?
절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거!

사랑이란....
노을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 있는 거?

엄마 아빠는 드디어 딴 딴따따따~ 웨딩마치를 울리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물론이고 해적들도 방해할 수 없어욧!

결혼한 엄마는 숲에서 살 수 없는 아흔 아홉 가지 이유
벌레가 너무 많아, 극장도 없잖아!.... 등등등
마지막 이유는 숲에서는 아이를 낳아서 키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숲의 거인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파트에 와서 살아요.

하지만 숲의 거인 아빠가 세상에서 살기는 쉽지 않아요.
외할아버지 피자가게에서 일하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아아~ 아빠는 한없이 작아졌어요.
아빠는 줄어들고 줄어들어서 마침내 보통 사람들만큼 작아졌지만...

"이건 내가 사랑했던 남자자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내가 사랑했던 남자는 숲의 거인이었어!"
엄마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아빠를 안고 숲으로 달렸어요.

이젠 앞을 가로막는 해적 따위 무섭지 않아요.
숲에서 살 수 없는 98가지 이유도 엄마를 막지 못해요.
엄마는 대한민국 아줌마니까요.ㅋㅋ

숲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죠!
아이는 숲에서 태어났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까요.

서로 사랑하고 사랑을 나누는 가족.
사랑을 나누는 건
아마 노을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일지도.....

세상 것들을 욕망하노라면 현실과 타협할 것이 점점 많아진다.
숲의 거인 우리 아빠가 점점 작아질때는 정말 마음 아팠지만
함께 노을을 바라보며 늙어간다면... 멋진 인생이다.
웃기면서도 찡하게 감동을 주고, 인생에 대한 관조가 깊은 울림으로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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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07: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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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