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야? 사계절 저학년문고 30
황선미 지음, 최정인 그림 / 사계절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학년을 위한 추천도서에 빠지지 않는 황선미 작가의 좋은 동화로, 2학년 1학기 읽기와 연계한 도서로 권장할 책이다. 요즘은 아이들 책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 탄생을 예고하지만, 입양이 아닌 위탁가정의 가족사랑 체험기다. 엄마가 보육원에 봉사를 가면서 알게 된 여섯 살 성주가,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오지만 생각과 다른 찬이의 갈등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성주가 집에 올 때마다 찬이는 엄마가 성주에게만 신경쓰는 것 같아 심통이 난다. 어려서 입었던 옷이나 장난감도 자기 허락없이 성주에게 주고, 자기가 갖고 싶은 레고는 사줄 생각도 않는 엄마가 밉다. 쌀쌀맞게 대한 게 미안해 착하게 잘 해줘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성주를 보면 짜증이 난다. 둘이 형제처럼 한 방에서 자게 하는 엄마도 못마땅하고, 겁내고 눈치보면서 삐죽삐죽 다가오는 성주를 받아들이기는 더 어렵다.  

피를 나눈 형제도 동생을 보면 질투하는데, 어느 날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아 버린 성주를 질투하는 찬이 마음도 공감은 된다. 동일이 말처럼 어쩌면 성주가 엄마의 숨겨논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찬이는 아주 심각하다. 그래서 성주가 올 때마다 찬이는 엄마와 점점 나빠진다. 

하지만 엄마가 왜 그리 성주에게 마음을 쏟는지 알게 되고, 성주의 손가락이 남과 다른 걸 발견하곤 마음이 짠하다. 동일이가 성주의 손을 구경거리 삼자 "너한테 말 더듬이라면 좋겠냐?"고 면박을 주고, 자기가 받은 장난감이나 옷에 애착을 갖는 성주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아이가 낯선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가족으로 받아 들이는 일이라면 더욱 더. 찬이랑 성주가 만날 때마다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잘 그려졌다.  

어느 날 선물 받은 레고를 뜯지도 않은 채, 형아 주려고 가져왔다고 내미는 성주. 찬이는 어릴 때처럼 성주와 같이 침대 밑으로 들어가서 레고를 조립하지만 그건 성주가 받은 선물이 아니었다. 찬이는 레고로 손가락이 여섯인 손을 만들어 성주에게 주며 다음에 또 오라고 작별한다. 찬이의 집에 오는 것이 성주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데... 과연 성주는 찬이 집에 또 올 수 있을까?   


우리 애들 어릴 때 아들을 입양하면 어떨까 가족투표에 붙였는데, 4대 1로 완패했었다. 딸 둘 아들 둘이 있어야 고모, 이모, 삼촌, 사촌, 외사촌, 고종, 이종 등 모든 친족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좋지만, 양육을 부담하는 것은  힘들다고 했다.  월드비전을 통한 결연아동, 우간다 소년  에드워드 무게니를 15년 후원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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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3-2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 보면 눈물날 것 같아요. 순오기님 가족 이야기도 마음을 짠하게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