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파업 중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
김희숙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읽기 셋째마당에 실린 '엄마는 파업중'의 원작동화다.




작가인 김희숙 선생님은 빛고을 광주의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2004년 12월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학부모독서회 연수'에서 강사로 오신 선생님을 만났다. 당시 47세로 세 아이(대1,중3,초1)의 엄마였는데, 현직에서 남다른 독서지도를 하는 분이라 배울 점이 많았다. 그 중에 압권은 발표를 잘하거나, 남들과 다른 의견을 낸 어린이에게 "멸치를 고추장 찍어 입에 넣어 준다"는 파격적인 상이었다. 그날 참여했던 160여명의 광주독서회 어머니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선생님을 응원했었다. 

우리 나이쯤이면 몸 생각해서 날마다 멸치 먹기가 하나의 과제이지만, 아이들은 잘 먹지 않는 식품이라 선생님의 독창적인 사탕발림이 정말 근사하게 느껴졌다. 선생님이 주시는 멸치를 자랑스레 먹으며 들어가는 아이들, 어떤 아이는 손가락에 묻도록 고추장을 듬뿍 찍어 매운 것도 잘 먹는다고 뽐내기도 한단다. 그 아이들의 추억속에 그려질 멸치의 풍경화가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표제작과 더불어 작가의 현장 경험에서 얻은 12편의 단편은, 우리 가정이나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마음이 아프지만 따뜻한 이야기들, 여성의 권리회복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를 초등생의 눈높이에 맞게 잘 풀어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 뿐 아니라 부모가 같이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된다. 가족이 함께 읽고 토론하거나 독후활동을 하면 제법 묵직한 주제인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이해와 생각키우기에 좋다.

제목과 표지에서 짐작하듯이 가족의 협조가 없는 가사노동에 지친 엄마가 버즘나무(플라타너스)로 올라가 파업을 한다는데, 엄마들은 대부분 이런 마음을 먹어봤기에 공감한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우리 엄마도 파업을 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을 가질지도 모른다. 그런 불안이 생겼다면 제대로 된 독서를 한 듯하다. 우리 아이들은 방학이면 자기가 먹은 그릇을 설거지 한다. 처음엔 억지로 하더니 반복할수록 재미를 붙였고, 이제는 엄마가 산더미처럼 쌓아 둔 설거지도 말끔히 해 놓아 가끔은 엄마를 감동시킨다. 평소엔 잘하지 않다가도 가끔 자기 방을 청소하거나 설거지하는 아들녀석을 보면, 가부장제에 젖은 내 남편과 다르게 이 다음에 '사랑받는 남편'이 될 것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

아이들은 재미없거나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엄마가 먼저 읽고 대화로 이끌어준다면, 주제를 이해하고 깨달음을 얻은 작은 다짐 하나라도 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랑스런 아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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