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마시는 북극곰 - 제5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초록연필의 시 6
신형건 글,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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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새벗어린이'에 이금이 작가는 동화로, 신형건 시인은 동시로 등단한 인연으로 25년째 우정을 나눈다. 잘나가는 치과병원을 접고 어린이와 청소년 책을 내는 푸른책들의 대표가 된지도 10년이 지났다고 한다. 2008년에는 <엉덩이가 들썩들썩>으로 울산시에서 주는 '서덕출시인상'을 받았고, 2009년<콜라 마시는 북극곰>으로 윤석중 문학상을 수상했다.  

 

초등고학년이면 교과서에 실린 신형건 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다. 4학년 1학기 말.듣.쓰기에는 '거인들이 사는 나라' 5학년 2학기 읽기에는 '시간여행' 이  5학년 2학기 말.듣.쓰기에는 '발톱' 이 실렸고, 6학년 2학기 읽기에 '그림자' 6학년 2학기 말.듣.쓰기에 '넌 바보다'까지 다섯 편이 실렸다. 신형건 시인은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며, 시를 쓰고 또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가슴에서 새로운 시가 샘솟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금이작가는 '아이가 되어 쓴 동시'라는 제목으로 독자에게 신형건 시인과 시집을 소개한다. 제1부-우리를 비추는 거울같은 시, 제2부-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야 함을 일러 주는 시, 제3부-온몸의 감각을 일깨워 주는 시로 나누어 조목조목 칭찬했다. 역시 두 분의 찐한 우정이 느껴진다.  애정어린 해설이 실렸는데 어줍잖은 독자의 서평을 덧붙이기가 송구하니 직접 시를 감상하시라 안내만 한다.^^

 
콜라 마시는 북극곰

엄마북극곰이 
서로 몸을 감싸고 잠든
아기곰 형제를 살살 흔들어 깨우더니
아빠북극곰이 가져온 병을 내밀었어.
아기곰 형제는 그 병을 보더니 반짝! 눈을
더 크게 번쩍! 뜨고는 좋아라 받아 마셨지.
- 야, 콜라다! 정말 맛있다!
.
중략
.

하지만 북극곰들은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하고는 달콤쌉쌀한
콜라 몇 병을 모델료로 챙긴 대가로
그만, 콜라 중독이 되고 말았대..
.
중략
.
만날 콜라만 찾으며 칭얼거리던 아기곰 형제는
엄마곰과 아빠곰이 주워다 준 콜라를
홀짝홀짝 마시더니 결국, 이가 다 썩고 말았대.
북극곰을 치료해 주는 치과가 없으니
아기곰 형제는 이젠 이가 아프다고 앙앙 울고
그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자니
엄마곰과 아빠곰도 눈물이 철철 날 수밖에.
요즘 북극의 빙산이 자꾸자꾸 녹는 까닭은
바로,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한 북그곡 가족의
슬프디 슬픈 사연 때문이래.
온 입을 콜라로 적시고, 온몸을 코라로 적시고,
온 지구마저 콜라 거픔으로 흠뻑 적시려는
사람들의 뜨거운 욕심 때문에
북극의 커다란 눈도 질금질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래.

 

표제작처럼 환경문제를 고발하는 시도 있지만, 온몸의 감각이 깨어나는 것처럼 시를 보고 듣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시도 많다. 시인은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에게 주는 시라고 했는데, 시를 읽고 나면 같은 마음이 된다.^^ 

이 시집은 넉넉하고 재치있는 그림도 한몫 한다. 대개의 동시집 삽화가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데 비해 전면을 차지한 그림이 많다. 줄무늬 셔츠 아이와 짝으로 등장하는 곰돌이(?) 캐릭터가 웃음을 유발한다.  




안아 주기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느티나무나
그윽한 솔향기를 풍기는
소나무에게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
아무 말 하지 말고
그냥 

꼭 껴안아 주는 거야.
 

신형건 시집을 읽으면 위에 나온 시처럼 '그냥 꼭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른이 아이의 마음과 눈으로 순수하고 예쁜, 혹은 날카로운 세상보기를 읊어내는 시인이 고맙기 때문이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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