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 포로젝트 1권, 2권, 8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빅뱅과 거북이 - 우주 탄생 똘레랑스 프로젝트 1
아나스타시야 고스쩨바야 지음, 이경아 옮김, 표트르 페레베젠쩨프 그림 / 꼬마이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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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똘레랑스 프로젝트 1015'는 10세에서 15세를 대상으로 만든 책인 듯하다. '사람들 사이에 관용과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신과 다른 것은 무조건 미워하고 공격하는 현상을 사회가 그냥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소개하는 글 7쪽)로 만들었다고 한다.  

기획의도는 훌륭한데 주대상으로 삼은 10~ 15세의 청소년들이 잘 읽을지는 미지수다. 우리집 막내는 문자중독 수준인데도 2권 '가족'만 읽고 다른 책은 거들떠 보지 않는다. 중학교 2학년(15세)니까 이해 못할 건 없는데 그닥 보고 싶지 않단다. 표지를 봐도 칙칙한 색깔에 시리즈물의 특징인 꽂았을 때 '뽀대'나는 양장본이라 십대들의 흥미를 끌기 어렵다. 우리 아이들의 평가는 '엄마들이 혹해서 우리 아이가 이런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사들이고, 왜 이 책을 안 읽느냐고 구박하기 딱 좋은 스타일'이란다.^^ 종이도 이렇게 두꺼울 필요가 있을까, 종이를 낭비한 거 같은 아쉬움도 있다. 아무리 기획의도가 좋고 내용이 훌륭해도 주대상인 독자가 외면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원작을 그대로 한국어판으로 냈는지 모르지만, 10~ 15세의 관심을 끌수 있는 가벼운 표지와 펼쳐보고 싶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편집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펼치면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다. 키릴이란 아이가 언덕 위 이상한 집에 호기심을 갖고 잠입하는 도입부는 충분히 흥미롭다. 마치 추리 소설처럼 긴장되고 박사님 집에서 만나는 신비한 것들은 환타지 같다. 키릴이 느끼는 양심의 가책을 깔고 가는 진행이 똘레랑스를 표방한 책답다 생각된다.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과,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제때에 실수를 인정하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다는 키릴 엄마의 가르침은,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과 같아서 배시시 웃었다.^^

1975년 이 집에 딱 한번 찾아왔던 영국소녀가 나중에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며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을 지칭해 웃음을 유발하고, 키릴이 쓰러뜨렸던 무화과 나무가 세계수였는데 그로 인해 강도 8.7의 지진이 발생해 해안 지역 쓰나미로 수천명의 사망자와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사마일 게오르기예비치 박사님의 이야기는 관심을 집중시킨다. 

거미가 공격할 줄 알고 겁을 먹고 도망치다 무화과나무를 쓰러뜨렸던 키릴의 얘기를 듣고, 우리가 일으키는 문제의 반은 잘 모르거나 낯선 것을 대할 때 더럭 겁부터 먹기 때문에 생기는 거라는 말은 공감이 된다. 박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납득이 가지 않으면 반론을 제기하거나 질문하는 키릴은 제법 야무지다. 이세상은 누가 창조했을까? 왜 이 세상을 만들었을까? 신들은 왜 사람이 필요했을까? 등등 처음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우주탄생 신화를 설명해 간다. 고대부터 사람들이 사는 지역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창조신화가 생겨났다. 현대 과학으로 증명된 신화의 세계는 각기 다르지만 일정한 공통점이 있다. 어떤 창조신화든 우주의 근본인 알 세계수를 상징하는 의미들이 숨어 있다. 그 알은 현대 과학의 빅뱅 이론과도 연결된다. 아이돌 그룹 '빅뱅'은 잘 알지만 과학이론 '빅뱅'을 잘 모르는 청소년이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이런 책을 읽으면 박학다식한 청소년이 되어 학습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 

진화론과 창조론은 우리도 학창시절 즐기던 토론주제였는데, 여기서도 키릴과 사마일 박사님은 진지한 대화로 풀어나간다. 과학적 지식이 전혀 없는 할머니 친구가 지구는 거대한 거북이 등에 딱 붙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가 아는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우리의 지식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지 누차 설명한다. 우리의 믿음이 진리라고 확신하는 태도가 훨씬 위험하다고 말한다. 사마일 박사님의 임무는 누구의 신화와 믿음이 옳은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이 세계의 평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어떤 것이든 나만 옳다는 주장은 평화와 균형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세상이 창조된 대사건은 민족마다 다른 창조신화를 만들어냈고 현대고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누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관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알려준다. 

이 책은 소개글에서 밝혔듯이 나와 다르고 낯선 것, 그래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만한 것을 알려주고 깨우쳐서 이유없이 적대적인 마음을 품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현대인의 고질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똘레랑스 시리즈가 1015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야기의 흐름을 깨는 설명이 간간이 끼어들지만 부모가 먼저 읽고 자녀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좋은 책임에는 분명하다.  

 

부록으로 달려온 똘레랑스 다이어리는 날짜가 써 있지 않은 월간계획표와 위크리, 메모장과 용돈 기입장이 있어, 청소년들이 스케쥴 맟 자기 관리하기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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