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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화를 사랑해요
구로다 다카코 지음, 정은지 옮김, 이시바시 후지코 그림 / 초록개구리 / 2009년 3월
평점 :
평화를 배우는 교실 5, 우리는 평화를 사랑해요.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구나! 일본의 사회와 역사 교과서 편찬에 참여한 교사를 비롯한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평화와 전쟁에 관한 수많은 사례를 들어 다채롭고 흥미롭게 써내려 간 평화 교과서라고 한다.
평화를 배우기 위해선 전쟁을 알아야 한다. 일본인들이 감추고 싶은 731부대 생체실험, 일본군 성노예가 돼 청춘과 인생을 짓밟힌 종군위안부 김학순, 강덕경 할머니는 우리를 분노에 떨게 하고 한없이 아프다. 사죄하고 배상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어떤 말도 진실성이 없어 보이지만, 어린이에게 원폭피해자라고만 가르치지 말고, 너희들의 죄악과 부끄러운 역사도 가르치기 바란다.
사사키 사다코는 일본 히로시마에 있는 평화 기념 공원에 세워진 원폭 어린이 동상의 주인공이다. 열두 살에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때문에 백혈병에 걸렸다. 종이학 천 개를 접으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644개까지 접었지만 기어이 죽었다. 일본인들의 사다코의 죽음으로 전쟁을 일으킨 일들 다시 뉘우치고 그를 모델로 원폭 어린이 동상을 세웠다.
1989년 미국 뉴멕시코 주 앨비커키의 아로요 델 오소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사사키 사다코 이야기를 듣고 시작한 어린이 평화동상은 공청회와 서명, 1인 1달러 모금 운동으로 1995년 8월, 드디어 평화동상이 완성되었다. 점차 확산되어 2001년 5월 5일, 일본 도쿄에 '세계 어린이 평화동상'이 세워졌고, 히로시마의 학생들을 '세어평'이라 줄여서 부른다.
5권에서는 전쟁을 직졉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유적지에 가서 조사하고, 학생들이 당시 자료를 모아 전시하거나 체험활동을 한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아이들과 일본 초등생들의 편지교환은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고 왜곡된 역사를 배우며 한국인들의 감정도 이해하는 의미있는 일이다.
브라질이나 베트남 아이의 낯선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철수와 축소를 주장하고, 호령과 지시로 이루어지던 학교 행사와 졸업식에서 불러야 했던 기미가요(일본국가)를 거부한 고가네 고등학생들의 분명한 자유의사 표현이다.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도 어린이 권리가 주어져야 하고, 교복을 거부하고 사복을 입겠다는 주장 등 많은 의견을 모아 국제연합에 전달하는 등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폭력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지와 행동이 평화를 이루는 힘이 된다는 걸 깨닫는다. 어린이들과 함께 배우는 평화 교실 다섯 권을 읽고 토론하고 조율하며 성숙한 의식을 갖는 것도 평화에 이르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