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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맨 먼저 생각했을까 ㅣ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3
이어령 지음, 정성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춤추는 생각학교 시리즈 3 '누가 맨 먼저 생각했을까'에서도, 여전히 쉽고 친절한 이어령 선생님 설명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여덟 마당에 펼친 이야기의 핵심은 엉뚱한 생각과 작은 호기심이나 불편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새로운 발명을 하게 된다는 것이고, 그걸 맨 먼저 누가 생각했는지 종횡무진 들려주신다. 고정관념에 매인 어른보다 아직은 말랑말랑한 어린이들이 멋진 생각을 찾을 수 있겠지~ 생각의 날개를 달고 싶은 초등 3학년쯤이면 읽을 수 있게 재밌는 삽화도 많다.^^
첫 번째 마당, 생각의 실마리를 찾아라. '유레카!'라고 외쳤던 아르키메데스의 기쁨을 소개한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시라쿠사를 다스렸던 히에론 왕은 세공사가 잘 속여먹는단 말을 듣고, 자신이 주문한 왕관에 순금이 그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이름 높은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에게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지만, 처음엔 아르키메데스도 알 수가 없어 엄청 고민을 했다. 복잡하게 장식도 많은 왕관의 부피를 알아낼 방법이 없었는데, 목욕탕에 텀벙 들어간 순간 넘치는 물을 보고 흘러내린 물이 자기 몸의 부피라는 걸 깨달았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왕관의 부피를 알아냈으니, 이치를 발견한 기쁨에 벌거벗은 것도 잊고 거리로 뛰쳐나갔다는 건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탕에서 몸에 낀 때만 벗긴게 아니라 생각을 만들어내는 두되의 때를 씻어냈단다. 우리도 두되의 때를 벗기면 위대한 발명을 할 수 있을까?^^ 번개처럼 스치는 영감을 잡아내기 위해선 많은 생각과 지식을 쌓아야 한다.
두 번째 마당, 거짓말과 창의력은 종이 한 장 차이. 양치기 소년이 왜 거짓말을 했는지 질문한다. 너무 심심하고 지루했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을 거란다. 거짓말을 하는 건 나쁘지만, 거짓말을 했을 때 벌어질 상황을 상상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셰익스피어의 상상으로 나온 책들은 많은 사람을 즐겁게 했고, 가시울타리가 없는 곳으로만 도망치는 양을 보고 가시가 달린 철망을 생각해 낸 미국 오리건 주의 조셉 글리든처럼 생각의 철조망을 걷어내란다.
세 번째 마당, 하늘 아래 새로운 발명은 없어. 쓸 때마다 찾아야 하는 지우개를 연필에 고정시킨 미국의 하이멘 리프먼. 정보의 홍수에서 꼭 필요한 정보만 검색할 수 있도록 쓸데없는 것을 빼버린 '구글'사이트를 만들어 성공한 래리와 세르게이. 이렇게 발명이란 앞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에서 더하거나 빼는 것으로 새롭고 멋진 생각을 할 수 있다.
네 번재 마당,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천막 주문이 취소되어 낭패를 본 리바이가, 질긴 천막천으로 광부들을 위한 바지를 만들어 '리바이스 진'이란 상표를 붙여 성공했단다. 그 후에도 생각에 따라 청바지는 계속 진화했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새로운 정신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한다. 비싼 옷으로 차별하던 시대에 청바지는 빈부 뿐 아니라 늙고 젊음, 여자와 남자도 차별하지 않는 옷이 되었다.
다섯 번째 마당, 옛것을 살피면 새것이 보여. 실수로 오염된 배양균에서 푸른곰팡이를 발견하고 항생제인 기적의 약 페니실린을 찾아낸 플레밍을 소개하며, 우리 된장의 누룩곰팡이 원리와 같은 것으로 조상들의 지혜에서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다.
여섯 번째 마당, 더 새롭게, 더 편리하게. 눈이 나쁜 조르다노 신부를 위해 안경을 만들어 낸 유리공. 근시용 안경에 이중 초점 안경을 생각해낸 프랭클린. 눈의 각막에 붙이는 콘택트렌즈를 만든 독일인. 바퀴에서 자동차까지 진화한 발명처럼 더 새롭고 편리하게 누군가의 발명에 힘입어 점점 새로운 발명으로 이어진다.
일곱 번째 마당, 필요는 모든 발명의 출발점.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발명됐지만 쓸모가 없어진 실패한 것들 때문에 더 좋은 발명을 하게 됐으니, 내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여덟 번째 마당, 앗, 놀다보니 놀라운 발명이! 괴짜로 알려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파인먼 교수는 즐겁고 개구쟁이 같은 생각으로 복잡한 머리도 식히고 새로운 생각도 찾아냈단다. 인간은 '놀이'하는 동물이고, 놀이가 가장 훌륭한 창조적 활동이라니 우리 아이들도 신나게 놀려야 할 듯!^^
책 속의 책 '나의 작은 발명사전'에서는 우리 생활을 바꾼 기발한 발명 여섯 가지가 나온다. 상처를 감싸주는 반창고, 한숨과 눈물이 빚어낸 지퍼, 지독한 입냄새와 누런이를 해결한 나일론 칫솔, 옷에서 떨어지지 않는 우엉 열매 가시에서 발명한 찍찍이라 부르는 벨크로 테이프. 우표에 작은 구멍을 뚫어 가위가 필요없게 된 헨리아처의 구멍 뚫기, 어떤 모양도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라스틱이다. 이렇게 좋은 플라스틱도 지구 환경을 생각하면 애물단지야, 그래서 발명의 진화가 필요한 거야!
누가 어떤 것을 맨 먼저 생각했는지 궁금하다면, 어떻게 새로운 걸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어령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면 해결책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