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이의 독서마라톤 일지,  4월 21일부터 5월 31일까지 6,733쪽 달성!

5월 14일, 웨이싸이드 학교의 별난 아이들 

 
실수로 한 층에 한 교실, 삼십층까지 세워져버린 별난 학교의 벌난 아이들. 확실히 매력적이다. '웨이싸이드 학교가 무너지고 있어'의 전편인데, 편을 먼저 봤던 나는 전편이 있다는 걸 알고 반가웠다. 웨이싸이드 학교 역사상 가장 무서웠다는 고프 선생님이 사라진 얘기와, 세 명의 에릭 이야기 등, 특히 아이들 한 명 한명의 소개를 해 주고 있어 더 좋았다. 이걸 먼저 보고 후편을 봤어야 이해가 더 잘 됐을 텐데,아쉬웠다. 아이들을 사과로 만들어 버리는 고프 선생님, 숫자를 셀 줄 모르다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셀 줄알게 되는 곱슬머리 아이, 있지도 않은 쪽지를 있지도 않은 선생님에게 전달해 주는 일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이곳에선 보통으로 벌어진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모두 학원에 찌들리고 공부하는 하는 우리 아이들보다 행복해보인다. 루이스 쌔커는 조금 별나더라도 가장 아이답고 행복한 아이들을 그리고 싶었나 보다.
  

5월 15일, 열혈수탉 분투기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암탉 얘기라면, 이 책은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 수탉의 이야기다. 평범한 닭들과 달리 유난히 생각이 많고 인간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었던 '토종닭'. 여기에서는 닭의 모습을 빌어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자기가 죽을지도 모른 채 도시로 간다는 말에 좋아하다가 사고를 치고, 독일에서 온 닭들을 부러워하던 '하얀 깃털'의 모습이 그런 것 같다. '토종닭'은 새장에 갇힌 동료들을 구해주면서 따뜻한 마음씨도 갖게 된다. 점점 커 가던 그는 족제비에게 물렸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아빠닭의 뒤를 이어 우두머리 수탉이 된다. 높은 울타리에 끝까지 서 있다 죽은 아빠닭은 '토종닭'에게 멘토와도 같았다. 마지막에 도시사람들이 오고,양계장이 들어오자 가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장면이 아름다웠다. 동물이지만 오히려 더 인간다웠다. 

 

5월 16일, 허클베리핀의 모험 

 미시시피강이란 거대한 자연을 무대로 한 허클베리핀의 모험이야기다. 톰과 함께 보물을 발견한 후 아줌마의 집에서 살게 된 허크는, 재산을 노린 아버지가 돌아오자 자신이 죽은 것 처럼 위장하고 무인도로 떠난다. 그곳에서 흑인 노예 짐을 만나고 뗏목을 만들어 자유의 도시로 향하는 모험을 시작한다. 미시시피 강에서 허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사기꾼 왕과 공작, 친절했지만 이유도 모르는 가문싸움을 하던 사람들 등. 짐을 쫓는 사람들에게서 기지를 발휘해 그를 구해내는 등 강을 따라내려가며 점점 성장해간다. 사람들을 속이고 변장하는데는 정말 천재인 것 같다. 옛날의 소년들은 다 이렇게 강했을까?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 마지막의 톰의 이모집에 가 톰과 재회하고 짐을 구하게 되는데, 톰은 짐을 구하는것보다 멋있는 연극으로 사람들을 속이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톰보다 헉이 더 좋다. 헉은 그 시대의 도덕보다 자신의 양심에 따르기 때문이다. 

 

5월 18일, 하악하악 

 한쪽에 글이 너댓줄이라 금세 읽었다. 고령의 작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이외수,자칭 '꽃노털 오빠'는 단숨에 뒤집어 엎었다. 야동사이트를 뒤져가며 쌓은 내공과 능숙한 인터넷 용어로 신세대 독자들에게 한층 더 다가갔다. 하악하악에는 그렇게 촌철살인의 내용도 있고, 어리석은 줄 모르고 행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충고 등 자신의 생각들을 적었다. '하악하악'이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 책장을 넘기면 바로 '자기가 마음대로 돈을 그려서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그대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바로 띵~ 했다. 와,그랬으면 진짜 좋겠다. 어떤 사람은 노령의 문호가 청소년들이 쓰는 인터넷 용어를 쓰고,스스럼 없이 '야동'을 말하는 것이 불편하게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한명쯤 이런 분이 있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어쨌든 '노령의 작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이외수님은 멋지게 깨줬기 때문이다. 

 

5월 19일, 황소의 혼을 사로잡은 이중섭 

 
우리학교 2학년 권장도서로 화가 이중섭의 생애와 작품 이해를 돕는 책이다. 작년 미술시간에 이중섭에 대해 배웠기 때문에 나도 알고 있었다. 이중섭의 삶을 시간순으로 전개하면서 그림을 소개하는 형식인데, 내가 제일 기억남는 건 은박지 그림과 신문 삽화를 거절한 일이었다. 하늘나라에 간 아들이 심심할까봐 동무들과 천도복숭아, 게 등을 은박지에 그려준 이중섭. 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에, 할 수 있는 한 아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표현한 이중섭에게 감동이었다. 신문 삽화를 진정한 예술이 아니라는 일로 거절한 것도 그렇고. 일제강점기 시대에 민족성을 잃지않은 그림을 그린것으로 이중섭은 내게 긍지높은 화가로 기억되 있다. 비록 가족이 헤어지고 말년에는 병에 걸려 죽었지만, 그는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준 것 같다. 이중섭은 황소의 혼을 사로잡듯이 우리의 혼도 사로잡았다. 

 

5월 21일, 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이 달라 보일 걸 

 우리사회의 고질병들. 현대사회에 이르러 승자독식과 빈부격차, 공부를 위한 공부에 책 읽을 시간도 없는 사람들, 세계의 전쟁 등, 이런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의 7가지 이야기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개인적으론 '88만원 세대'의 저자이신 우석훈님의 승자독식에 관한 얘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공부의 승패나, 그런것과는 상관없이 부모의 재력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상위층과 하위층 사이의 양극화가 진행된 '8자형'사회. 지금 우리사회의 모습이다. 3세계 생산자에게 도움을 주는 '공정무역'과 같이, 우리의 작은 도움이 곧 사회의 큰 흐름이 된다.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이상대 님은 저번에 본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라는 제자들의 소설집을 펴낸분이라 조금 놀랐다. 매번 소설만 보다가 이런 책을 보니까 확실히 좀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았다. 이 책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현실에 의문을 품고, 거꾸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의문을 품는순간, 세상이 바뀐다! 

 

5월 24일, 꿈을 낚는 어부 파블로 이야기

 
솔직히 이런 종류의 책은 많이 읽어봤다. 비전북이라고 해야하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적당한 예화가 담긴 계획서 같은 책. 이 책은 주인공 파블로가 작은 마을 어부에서 꿈이었던 황금의 도시를 발견하는 여행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하나의 공을 주울 때마다 나타나는 사람과 깨달음. 그 안에 들어있는 사람은 노인이었다가 그가 깨달아갈수록 점점 젊어진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들은 이 책에 있는 꿈, 인내, 목표의식, 도전, 열정, 용기 등일 것이다. 나도 파블로처럼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비전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5월 21일, 내발 사용설명서  

내 발 사용설명서라, 제목도 참 특이한 책이다. 얼굴이나 몸매는 예쁘게 가꾸면서 외면받던 발의 사용 설명서가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책속에는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발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많았다. 발에 있는 뼈는 양쪽을 합쳐 모두 52개로 몸 전체 뼈 중의 1/4을 차지한다. 게다가 56인개의 인대에다 33개의 관절까지. 발이 이렇게 섬세한 도구였던가. 생각해보면 우리는 발에게 너무 무관심하다. 특히 여자들. 10cm를 가볍게 넘는 하이힐을 신고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는 건 정말 발을 감옥에 가둬놓는 것과 같다. 앞으로는 발을 피곤하게 만들지 말아야겠다. 솔직히 당장 발이 없으면 너무나도 불편하지 않는가. 발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신발은 3일 이상 신지말라는데, 난 벌써 몇 달 째 똑같은 신발을 신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발을 잘 사용해서 늙어서도 튼튼한 발로 만들어야겠다. 

5월 26일, 단어장 

 
1년 전 내 나이, 14살의 아직 준 중딩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시간이 좀 지나야 교복을 입는지라 아직 1학년들은 사복을 입고 칼라풀하게 학교를 누비고 있다. 1년 좀 먹었다고 내 눈에는 그들이 어쩔 수없이 초딩으로 보이는데, 여기 '단어장'의 진우령,신열매 등의 아이들은 드디어 청소년이 됐다는 기쁨에 날뛴다. 평범한 학생 진우령이 과학선생님을 상대로 첫사랑을 겪고, 아이들과 싸우고,아무리해도 코드가 맞지 않는 아이가 있다는 걸 알면서 점차 성숙해져가는 평범한 성장소설이다. 아이들의 말투 같은게 익살스러워서 웃기긴 했지만, 실제 중학생인 나로서는 '글쎄'하는 부분도 있었다. 청소년 성장소설을 보면 실제 우리의 모습과 미묘하게 다른 점만이 자꾸 눈에 뜨이는 듯 하다. 어쨌든 꽤나 재미있는 책이었다. 다만 제목이 왜 '단어장'인지는 의문이 든다. 책을 다 읽고도 제목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으니 말이다. 

 

5월 27일, 공주와 열쇠공 

 
난 처음에 제목만 보고 무슨 전래동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푸른아동문학회에서 지은 여러 작가들의 동화 단편집이다. 여러 좋은 이야기들 중에서도 나는 최금진님의 '토끼에게'와, 김정님의 '피리부는 소년', 원나연님의 '삼촌과 조카'가 마음에 들었다. 토끼에게는 건강원 남자에 의해 놓여진 와이어 올무 얘기인데, 토끼를 풀어주고 싶은데도 어쩔수없이 더 조이게 되 마음 아파하는 거였다. 사람들에 욕심에 의해 희생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삼촌과 조카는 동갑내기 삼촌과 조카의 이야긴데, 나도 이런 남매같은 조카가 있었으면 좋겠다. 틱틱대면서도 은근히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런데, 이금이 작가님의 '알 수 없는 일은' 작가님의 다른 책'첫사랑'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친한 한 살 아래 여동생, 버디, 차인 내용까지, 첫사랑의 향기가 솔~ 솔 풍겼다. 

 

5월 28일, 영두의 우연한 현실 

 
책표지에 에픽하이,리쌍,MC스나이퍼,드렁큰타이거,빅뱅 등 모두가 익히 아는 가수들의 이름을 적으며 그들에게 빚진 게 많은 책이라고 썼다. 그 말처럼 이 글에는 힙합처럼 약간의 어둡고,삐딱한 분위기도 감도는 반면 희망 역시 빠지지 않는다. 표제작 '영두의 우연한 현실'처럼 순간의 선택에 따라 다중우주에 있는 우리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상상처럼 자유로운 상상을 가지고 현실의 문제를 나타낸 것 같다. 다른 행성에서 온 거대한 에너지원 '푸라푸라'가 촉수를 내밀고 사람들의 에너지를 빨아먹어 사람들이 점점 미쳐가고 있다는 '로스웰 주의보'는 요즘의 흉흉한 사태에 왠지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간 신호등'에는 청소년 강간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난 이걸보면서 가장 끔찍했다. 확실히 남자의 마음과 여자의 마음은 다르다. 여러 미디어들의 도움으로 처음부터 그저 욕구에만 눈떠버린 우리 청소년들의 현실이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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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빛고을독서마라톤, 민경이는 은상!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2-10 12:38 
       6개월간 빛고을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면서 타조코스 15킬로(15,000쪽)에 도전한 순오기는 26,523쪽을 기록했고 토끼코스 10킬로(10,000쪽)에 도전한 민경이는 19,692쪽을 달성했다. 날마다 못한 날도 있지만 같은 날 2회 올린 날도 있어 순오기는 총176회 140권의 기록을 남겼고,  민경이는 총 128회 104권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어젯밤 교육청에서 전화왔는데 민경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