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하필이면 왜, 오늘 이 책을 읽게 됐을까? 아침에 남편한테 집을 담보로 빌린 돈 10년 만기라 갚아야 된다고 집을 팔자는 말을 들었는데... 일단 3천만원만 갚으면 나머지는 연장해 준다지만 3백도 없는데 3천이 있을 턱이 없다. 그렇다고 부모나 형제한테 손벌리기도 싫지만, 손벌린다고 선뜻 돈을 내어줄 사람도 없을 거 같고...

동전꾸러미 세 개랑, 1달러짜리 지폐가 들어 있는 마요네즈 통 하나 남기고 사라져 버린 조지나의 아빠 덕분에, 동생이랑 엄마 똥차에서 살면서 학교를 다니는 조지나는 친구들이 알까봐 전전긍긍한다. 우리도 빚을 못 갚으면 집을 팔던지 해야 될 상황이라 이 책을 보며 두어번 눈물이 났다. 미국 전역을 울리고 웃긴 가족소설로 30초마다 키득거리게 한다고 극찬했지만, 오히려 개를 훔쳐야 되는 상황이 짠하고 애처로웠다. 조지나의 심리와 행동에 포커스를 맞춘 무리없는 진행과 따뜻함이 초등고학년이 읽어도 좋겠다.

열한 살 소녀가 집도 없이 차 속에서 숙제하고 잠자는 상황을 받아 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는 열심히 일하지만 집을 얻을 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조지나는 낡은 빈집에서 주인 몰래 살자는 엄마에게 소리친다.
 "엄마면 자식들을 돌봐야 하는 거잖아, 자기 애들을 소름 끼치는 낡은 집에서 재우고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씻기는 게 엄마야?" 

그래 어떤 부모가 사랑하는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고 싶지 않겠냐? 상황이 안 좋고 현실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뜻대로 못하는 거지. 예전에 우리 딸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엄마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걸 어린 딸이 어찌 알겠냐. 그래도 조지나 엄마는 씩씩하게 남매를 책임지고 잘 버텨나간다. 조지나는 빨리 집을 마련하기 위해 사례금 500달러를 두둑히 줄만한 개를 훔쳐내기로 작정한다. 이름하여 집 장만하기 프로젝트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다.   

4월 5일부터 노트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조지나 헤이즈 지음’ 이라고 써놓고 단계별 방법과 규칙들을 정리해 나간다. 어이없지만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학교가 끝나면 누나 옆에 딱 붙어 있는 동생에게 개를 훔쳐야 되는 상황을 설명하고 비밀을 지킨다는 약속을 받고 협력자로 받아들인다. 날마다 단계별 규칙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모든 조건에 딱 알맞을 윌리를 발견하고 훔치는데 성공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떠돌이 무키 아저씨의 등장으로 문제가 생긴다.

"살면서 뒤에 남겨 놓은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때로는,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 


자신의 신조를 들려준 무키 아저씨는 곳곳에 흔적을 남기며 조지나가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열한 살 소녀의 깜찍한 프로젝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무키 아저씨 말씀처럼 양심의 울림에 따른다. 조지나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5월 3일, 누구에게도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로 개를 훔치면 안된다며 막을 내린다. 이로써 열한 살  소녀 조지나는 궁색한 환경의 고통을 훌쩍 뛰어 넘어 성장한다. 그리고 살집을 구하는 해피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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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3 13: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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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3 16: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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