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어디에서 찾을까요?

내 웃음 어디 갔지? - 생각하는 그림책 1
캐서린 레이너 지음, 김서정 옮김 / 청림아이 / 2008년 2월

우리 그림책에서 친숙하게 발견하던 호랑이가 아니다. 쫙쫙 뻗은 시원스런 선으로 그려낸 호랑이~ 아기자기 표정이 살아있는 우리 호랑이랑 뭔가 다른 거 같다. 외국 그림책에서 호랑이가 등장하는 걸 본 기억이 없네~~~ 정말 하나도 없었을까? 그래, 호랑이보다는 사자나 고릴라가 더 많았던 듯하다.  

호랑이 아우구스투스는 웃음을 잃어버려 슬프다. 하지만 기지개를 쭈우욱~ 켜고 웃음을 찾아나섰다. 아무렇게나 선을 그은 것 같지만 호랑이의 줄무늬에 힘이 팍팍 느껴진다. 넓은 지면에 절반쯤 호랑이를 그려넣고 과감하게 여백을 준 기법이 오히려 호랑이를 확 살아나게 한다. 

덤불 밑에 들어가봤지만 반짝거리는 딱정벌레는 있어도 웃음은 없었다. 이 책 그림이 참 독특하다. 자주 접하지 못한 낯선 기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원시원한 잎사귀들과 호랑이의 대비가 멋지다.

큰 나무 우듬지에도 산꼭대기에도 올랐지만 웃음은 없었다. 산은 아랫쪽 절반이 못 되게 그리고 하늘을 넓게 그려 넣어 압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아~~~ 자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깊고 깊은 바다로 들어가 반짝거리는 물고기들과 찰랑찰랑 물놀이를 하는 아우구스투스. 호랑이가 어떻게 바닷 속에 들어가 놀 수 있냐고 아이들이 따진다.ㅋㅋㅋ 글쎄~ 특별한 호랑이라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해야 되나~ 초능력 울트라 슈퍼 호랑이?ㅋㅋㅋ  

투둑 토독 투둑 토독 뚝뚝 주룩 주루룩! 빗방울이 튀고 사방으로 날았다. 아우구수투스는 팔짝 뛰고 휙휙 달리며 물웅덩이에서 신나게 춤을 추었다. 찰파닥 철퍼덕~ 흉내내는 말의 성찬이다. 카리스마의 호랑이가 아니고 개구쟁이 호랑이의 모습니다.^^



...거기, 바로 자기 코밑에 ... 웃음이 있었다. 긴 수염에 작은 점 하나를 찍어 눈을 나타낸 호랑이가 웃고 있었다. 호탕하게 웃는 게 아니라 빙그레 엷은 미소를 띤 호랑이의 모습이다.



하하하~ 저 불균형한 호랑이 얼굴이 우리에게도 웃음을 선사한다. 커다란 얼굴에 쬐그만 눈, 콩알처럼 콕~ 찍은 두 눈이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분간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엷은 미소를 찾을 수 있다. 덩치에 어울리게 호탕하게 껄껄 웃는 호랑이가 아니라서 더욱 낯설다. 하지만, 행복할 때면 언제나 웃음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준다. 물고기랑 헤엄치고 물웅덩이에서 춤추고 산에 올라 세상을 보면 되는 일이란다. 작은 것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을 우리는 너무 어렵게 먼데서 찾아 헤맨 것은 아니었을까?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을 딴 호랑이도 작은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씨익~ 잃어버린 웃음을 찾았다. "내 웃음 어디 갔지?" 묻는다면 자신있게 답할 수 있으려나~ 웃음은 행복과 함께 다닌다는 것을!  어른들은 책이 던지는 메시지를 잡아 채지만, 아이들은 호랑이가 좋아서 같이 즐거워할까? 그래도 웃음은 행복할 때 찾아온다는 걸 다 알아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