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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아이
옌 보이토비치 지음, 스티브 애덤스 그림, 왕인애 옮김 / 느림보 / 2007년 3월
평점 :
어린 아이들도 자기와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찾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간다면 쉽게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서로 다름을 인정한 두 아이가 좋은 친구가 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아름다운 환타지 동화를 보고 나선 내 마음 속에도 예쁜 장미꽃이 피어나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론섬삼 꼭대기에 사는 링크네 가족은 다들 이상한 능력을 갖고 있다. 링크는 보름 밤이면 몸에서 가장 예쁘고 달콤한 향기를 내뿜으며 예쁜 꽃이 피어 난다. 다음 날 아침에 엄마가 꽃을 꺾어 주면 학교에 가는 아이. 생각하는 것과 읽는 것을 좋아하고, 조용하고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 친구들은 링크네 식구들이 이상하다는 걸 알고 곁에 가지 않았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링크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맨 뒤에 앉혔다.

오른쪽 귀에 항상 꽃을 꽂고 있는 앤젤리나가 전학을 왔다. 미소가 아주 예쁜데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보다 조금 짧았다. 링크는 앤젤리나를 보는 순간부터 좋아했다. 앤젤리나는 특별한 아이라 항상 아이들에게 둘러 싸였다. 앤젤리나는 교실 맨 뒤에 앉은 링크가 어떤 아인지 궁금했지만, 친구들은 링크네 식구들이 이상하다고만 할 뿐, 링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링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으니까.ㅜㅜ

토요일 밤 교회 강당에서 열리는 댄스 대회에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했지만, 앤젤리나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파트너가 없을 거라며 사양했다. 하지만 링크는 앤젤리나도 가도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 집으로 돌아온 링크는 방울뱀 껍질과 비단실 뭉치와 바늘과 말안장을 찾아내 앤젤리나에게 줄 구두를 만들었다. 목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오른쪽 구두가 더 높은 앤젤리나의 구두를 완성했다. 그러자 보름달이 뜨지 않았는데도 링크의 머리 위에서 장미꽃이 피어났다.

앤젤리나는 링크가 만들어 준 구두를 신고 처음으로 똑바로 섰다. 링크는 앤젤리나의 파트너가 되어 춤을 배웠다. 앤젤리나 집은 댄스교실이기 때문에 앤젤리나는 춤추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

댄스 대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둘은 서로에게 가족 이야기를 들려줬다. 물론 보름달이 떠 있는 동안 온몸에 꽃이 핀다는 것도. 앤젤리나는 환하게 웃으며 오른쪽 귀 뒤를 보여줬는데, 놀랍게도 앤젤리나의 귀 뒤에서도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

앤젤리나는 링크가 만들어 준 구두만 신고 다녔고, 링크는 25년째 앤젤리나의 구두를 만들고 있다. 어른이 된 두 사람은 결혼해서 론섬산 꼭대기에 살지만 이젠 별난 가족이 아니라 아름다운 꽃동산으로 유명해졌다. 태어난 일곱 명의 아이들 모두가 정원을 가꾸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고!^^
옌 보이토비치는 자폐증세가 있는 남동생의 영향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자폐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특별히 집중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 있다. 부족한 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내고 인정해주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지 않을까? 이상한 사람이라고 수군대기 보다 좋은 점을 찾아내고 인정해주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할 듯... 앤젤리나와 링크처럼 남들과 달리 몸에서 꽃이 피어나지만, 흉이나 장애가 아닌 '다름'이라고 인정하고 받아주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 남을 배려할 줄 안다면 함께 사는 세상은 더 아름다워지리라. 예쁜 마음을 가지면 내 몸 어딘가에서 은밀하게 꽃이 피어나는 것은 아닐까, 신비로운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