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싸우면 나는 어떡해요
브리기테 베니거 지음, 김서정 옮김,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 그린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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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의 싸움 사이에 낀 아이의 심정을 잘 나타낸 책이라, 아이 앞에서 싸웠던 부모라면 다들 뜨끔하겠죠. 나는 싸우는 정도가 아니라 이혼 서류를 준비하고 아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던 엄마로서 심히 부끄러웠지요.  

부부가 안 싸우고 살 수도 없지만, 사실 지나고 나면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후회하지요. 그래도 아이들 생각해서 '내가 한 번 죽자' 그때 무릎 끓길 잘했다 생각해요. 지금은 아이들과 웃어가며 그때 얘기를 하지만, 부모의 이혼 위기를 겪어야 했던 아이들에게 상처가 없는 것은 아니랍니다. 
"엄마가 이혼 안하고 잘 살았으니 엄마한테 감사해야 해!" 라고 큰소리 치면, 우리 애들 어이없다고 "엄만, 참 뻔뻔해~ 아이들은 행복한 가정에서 자랄 권리가 있고, 부모는 행복하게 키울 의무가 있는데, 그런 상처를 줬으면 미안해 해야지 어떻게 감사하라고 해!" 버럭합니다.ㅋㅋㅋ

토비의 엄마 아빠 싸움도 우리 부부들이 싸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부모의 싸우는 소리를 계단에서 들은 토비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 아랫층 푼타 아줌마한테 갔어요.  

 

그림이 좀 산만하지만, 복잡한 심경을 나타낸 것이라 이해되네요. 아줌마의 심부름으로 정원에 사과를 가지러 갔다가 이웃집 고양이 실라와 싸우는 모세를 보며, 왜 다들 싸우는지 토비는 속상했어요. 복잡미묘한 토비의 마음을 콜라쥬로 나타낸 장면은 토비의 슬픔까지도 보이네요. 

 

"세상에 싸움이 없을 수는 없단다. 어떤 때는 자기를 보호해야 하기도 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거나 상대를 설득해야 하거든. 그럴 땐 싸우는 게 좋을 수도 있어."
"싸울 때는 모두들, 자기는 잘못한 게 없고 남들이 잘못 했다고 해요. 누구 말이 맞는지 어떻게 알아요?"

 

"사과가 한 쪽은 노란 엄마 편이고, 한 쪽은 빨간 아빠 편이야.  노란 쪽에서 보면 엄마가 맞고, 빨간 쪽에서 보면 아빠가 맞다. 그래서 둘 다 조금은 맞고 조금은 틀리다." 는 푼타아줌마의 현명한 답변은 부모가 새겨 들어야겠네요. 



똑똑한 토비는 노랗고 빨간 사과의 한 가운데 자기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토비는 사과의 씨와 같아서 노랗고 빨간 사과 속 한 가운데 있는 것처럼, 그냥 가운데 있으면 된다는 걸 알았지요.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 그걸 알려주러 집으로 달려갔어요. 토비는 싸우는 엄마 아빠에게 어떻게 알렸을까요? ^^



토비는 싸우는 엄마 아빠가 있는 방 창문에 사과 한 알을 던지고, 마당에 그린 사과 속에 벌렁 누워 있어요. 토비의 엄마 아빠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 책은 아이들 책이 아니라 부모를 위한 그림책이라 생각되어요. 아이 앞에서 싸우는 부모들이 봐야할 책이지요. ^^ 우리 모두 아이들 앞에서 싸우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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