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킨 - 자연의 친구 존 뮤어와 용감한 개 스티킨의 빙하 모험
존 뮤어 글, 도넬 루바이 엮음, 크리스토퍼 캐니언 그림, 장상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2005년 출판인데 아쉽게도 알라딘에선 품절이다. 아이들이 이런 책을 읽으면 용기가 불끈 솟아나, 미지의 세계에 도전할 꿈을 가질 거 같다. 환경의 아버지 존 뮤어와 모험을 떠난 개 스티킨의 이야기로, 생명을 건 모험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그들의 뜨거운 우정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사람과 개, 종이 다를지라도 무릇 생명이 있는 것들은 서로 마음이 통하고 감정이 통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탐험가이자 환경주의자인 존 뮤어와 스티킨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로 사실적인 그림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존 뮤어씨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라 실감이 난다. 1880년 여름, 빙하로 뒤덮인 알래스카 동남부 지역의 산들을 탐험하기 위해 떠났다. 존 뮤어는 스티킨이 방해만 될거라며 데려가고 싶지 않았으나, 개 주인은 추위에 강하고 헤엄도 잘 치는 완벽한 개라고 추켜 세워 데려갔다. 물론 스티킨도 같이 가고 싶다는 간절한 눈빛을 보냈고... ^^ 

스티킨을 말귀를 알아 듣는 듯 그들 일행과 행동을 같이 했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카누에서 뛰어 내려 헤엄쳤고 돌아갈 때도 제일 늦게 카누에 올랐다. 스티킨은 보통 개처럼 꼬리를 흔들거나 안아달라고 하지 않았다. 다만 모험에 나서는 걸 좋아했고 열정적인 산사람처럼 행동했다. 거칠고 뾰족한 얼음 위를 가로지를 때 발자국마다 피가 얼룩져 존 뮤어는 손수건으로 덧신을 만들어 신겼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른 아침, 존 뮤어는 폭풍우가 들려주는 노랫소리와 춤을 탐험하기 위해 야영지를 떠났다. 얼음용 도끼와 공책과 빵조각을 챙기고...  곧 스티킨이 눈보라 속을 헤치며 따라 오는 걸 발견했고, 함께 갈 수 없다고 돌려 보냈으나 스티킨은 돌아가지 않았다. 함께 모험하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을 가진 스티킨은 결국 존 뮤어의 발자국을 따랐다. 죤 뮤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책에 눈 덮인 산의 모습을 그리며 행복했다. 

테일러 빙하라고 불리는 거대한 얼음산은 빙하의 틈새를 건너 뛰다 자칫 떨어지면 살아남지 못할 위험한 탐험이었다. 이 곳에서 죽는다 해도 장엄한 산과 수정같은 빙하가 축복해줄 것 같았지만, 아직은 세상을 떠나고 싶지 않아 조심 조심 나아갔다. 그러나 스티킨은 놀이터에서 뛰어놀 듯 즐거워했다. 하지만 날은 저물고 엄청난 틈새를 만난 그들은 돌아갈 수도 없어 무조건 나아가야 했다. 칼날처럼 뾰족한 얼음다리를 건너는 일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스티킨은 처음으로 존 뮤어의 다리에 매달리며 두려움을 보였다. 마침내 도끼로 빙하를 깎아 계단을 만들며 얼음다리로 나아갔고, 말을 타듯 걸터앉아 얼음을 깎아 10센티의 평평한 윗면을 만들어 나갔다.절체절명의 긴장감으로 마침내 얼음다리를 건넜고, 이제 스티킨이 건너 올 차례였다. 하지만 스티킨은 겁을 먹었고 건너올 용기를 내지 못했다. 날은 저물고 존 뮤어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무릎을 꿇고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

"지금 네가 건너올 수 없다면 내일 너를 데리러 올게. 하지만 내가 돌아오기 전에 늑대들이나 사나운 폭풍이 너를 해치지 못하게 하는 약속을 할 수는 없구나!"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스티킨은 용기를 내어 한발씩 내딛기 시작했고, 드디어 얼음다리를 건넜다. 하지만 거의 직각인 두번째 경사를 기어 올라야 했다. 스티킨을 끌어 올려줄 올가미를 만들 줄도 없었으니 오직 스티킨의 힘으로 올라야 했다. 스티킨은 등산가는 아니었지만 본능적으로 틈새로 떨어지면 안된다는 걸 알았고 조심스럽게 작은 틈새에 발을 끼워 넣으며 올랐다. 

 

스티킨은 기쁨을 표현하느라 여우처럼 소리 지르며 통통 뛰어 올랐고, 뱅글뱅글 돌고 눕거나 뒹굴며 기쁨을 만끽했다. 둘이 서로 달려가 넘어뜨릴만큼 격하게 끌어 안았다. 죽음의 고비에서 함께 살아난 그들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밤 10시쯤 야영지에 도착했다. 그들은 피곤에 절어 곧바로 잠이 들었고, 그 이후로 둘은 진실한 친구가 되었다.스티킨은 더 이상 비밀스런 눈빛이나 거리검을 보이지 않았고, 가까이 다가와 존 뮤어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혀로 손을 핥곤 했다. 



스티킨의 주인은 따로 있었기에 두번째 빙하를 탐험하고는 헤어졌다. 그러나 존 뮤어는 스티킨을 잊지 않았고, 30년이 지난 후에 이런 기록을 남겼다. 

"나는 아주 많은 강아지들을  알고, 그 강아지들의 지헤와 헌신에 관한 많은 이야기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티킨보다 더 큰 은혜를 입은 강아지는 없습니다. 나는 스티킨 덕분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더욱 소중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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