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첸카의 알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이혜선 옮김 / 행복한아이들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현재 품절이지만 재출간 될거란 기대를 갖고 있다. 매니아를 형성한 패트리샤 폴라코의 책으로, 우크라이나 전통 기법에 따라 복잡한 문양과 매혹적인 색깔로 채색된 부활절 계란은 정말 아름답다. 또한 모스크바의 풍경과 축제 광경을 볼 수 있다. 사랑을 전제로 한 보살핌과 우정은 독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작품에서 배어나오는 따뜻한 감동을 여기서도 느낄 수 있다.  

다차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바부슈카 할머니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부활절  축제에서 예쁘게 색칠한 달걀로 언제나 일등상을 받았다. 할머니는 겨우내 달걀 껍질에 별과 꽃과 세모와 동그라미 무늬를 아름답게 그려넣었다. 어느 날, 먹이를 찾아 마을까지 찾아 온 순록과 눈밭으로 떨어지는 기러기 한마리를 발견하고 돌봐준다.

  

할머니가 쓰던 가장 좋은 바구니에 이불을 깔고 '레첸카'란 이름을 붙인 기러기를 정성으로 돌본다. 레첸카는 곧 기운을 차리고 튼튼해져서 보답이라도 하듯 날마다 알을 낳는다. 하지만 온집을 뒤뚱거리며 헤집고 다니던 레첸카는 사고를 친다. 할머니가 일하던 탁자 위로 올라 물감을 엎고 달걀을 몽땅 깨뜨려 버렸다.

  

할머니는 부활절 축제에도 나갈 수없게 되어 몹시 슬펐다. 하지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레첸카가 알록달록한 알을 낳은 것이다. "오호~ 이건 기적이야, 기적이고 말고!"  할머니는 알에 작은 구멍을 뚫어 노른자와 흰자위를 불어내고 햇살에 비춰보았다. 그 아름다움은 정말 감탄할 만했다. 날마다 알을 하나씩 낳아 드디어 레첸카가 깬 열두 개의 알을 모두 돌려받았다.

 

할머니는 축제 날 아침, 레첸카와 함께 쿨리치(부활절 빵)와 차를 나눠 먹으며 레첸카는 넓은 들판에서 살아야 한다는 걸 일러준다, 잠시 할머니께 온 것이 기적이었다고 말한다. 할머니는 레첸카가 제갈길로 가기 바라며 모스크바 축제로 떠났다. 할머니는 광채가 나는 레첸카의 알로 일등을 하고 상으로 받은 이불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다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만난다. 저기에 레첸카가 있을지도......

 

레첸카는 떠났고 할머니는 시를 읽다 잠이 들었다. 늙어서도 시를 읽는 할머니라니 멋지다! 나도 바부슈카 할머니처럼 늙어도 시를 읽고 책을 읽고 싶다. ^^ 다음 날, 할머니는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깨었고, 레첸카의 바구니에서 예쁜 알을 발견했다.

 

그 알은 흘들흔들 움직이며 낑낑대는 소리와 혼자서 톡톡 튀거나 또르륵 구르기도 했다. 마침내 알이 깨지더니 알 속에서 레첸카가 남긴 특별한 선물이 나왔다. 바로 요녀석이 기적이었다.



상처를 치료해주고 돌봐 준 할머니의 보살핌에 대한 레첸카의 보답은 독자를 따뜻한 감동으로 몰아넣는다. 진정한 사랑과 우정은 이렇게 종을 뛰어 넘은 할머니와 기러기 사이에도 흐르는 강물이 된다. 아름다운 레첸카의 알에서 아기 기러기가 깨어남으로 진정한 사랑과 부활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이런 감동은 아이들 마음에도 젖어들어 오래도록 기억하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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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3-04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크라이나 전통 기법 때문일까요? 그림이 독특해요. 확실히 패트리샤 폴라코의 작품들은 늘 그림이 독특하긴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