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고양이 그림책 보물창고 42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장부찬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패트리샤 폴라코 책을 하나 더 읽었다는 것으로도 감격이다. 선생님 우리 선생님, 선생님 고맙습니다, 천둥 케이크, 크리스마스 벽걸이, 레첸카의 알~~ 등 패트리샤 폴라코의 책은 항상 뭉클한 감동을 불러온다. 친숙한 할머니가 등장하는 것도 반갑다.^^ 

유대계 할머니와 흑인 소년이 나누는 우정이 발전해 가족이 된 사연에 가슴이 뭉클하다. 요즘 이스라엘이 하는 짓을 보면 결코 선민답지 못하고, 그들이 섬기는 하느님조차도 전쟁의 신일 뿐이라고 생각되지만.ㅜㅜ 이 책은 핍박받고 차별 받았던 그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며 이웃이 되고 가족이 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종종 카츠 할머니댁을 방문해 말동무가 되어 주던 엄마를 보고 자란 라넬은, 자연스레 할머니와 친구가 된다. 라넬은 지하 건물에 살던 고양이가 낳은 새끼를 할머니에게 돌봐 달라고 한다. 삐쩍 마른 고양이를 받은 할머니는 꼬리도 없는 고양이 이름을 송곳니라는 뜻의 유대말 '터시'라고 이름 짓는다. 물론 라넬이 같이 돌봐 주면 키우겠다는 조건으로 수락한다.

 

혼자 살던 할머니는 고양이를 예쁘고 튼튼하게 키운다. 요리와 빗질도 해 주고 뜨개질실로 장난감도 만들어 준다. 가족이 없는 할머니에겐 고양이가 반려동물로 톡톡히 한 몫을 한다. 카츠할머니도 썩 괜찮은 고양이라며 사랑하게 되었다. 이 그림들은 역시 패트리샤 폴라코 표 할머니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카츠 할머니는 유대인의 명절과 전통에 대해 설명해 주고, 캐츠킬스(미국 뉴욕주 동부에 있는 유대인 집단 거주 지역)에 살던 이야기도 들려준다.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마음만 조금 너그럽게 갖는다면~~ 카츠 할머니는 유대인과 흑인들은 온갖 고난을 겪었기에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지냈던 즐거운 추억을 들려주며 춤추던 시절을 재현하며 즐거워한다. 친밀해진 두 사람은 마치 가족 같은 정을 느끼며 마이런 할아버지의 위령기도에도 같이 다녀온다.그리고 가장 맛있는 쿠겔(유대인이 넉는 동그란 모양의 빵)도 만들어 준다며 집에 왔는데... 고양이가 없다. 열어진 창으로 나간 것이다. 아~ 어쩌나~~~  

할머니와 라넬은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이미 고양이의 발정을 암시하는 장면을 복선으로 깔고 있어 눈치챌 수 있었다. 간밤에 폭퐁우가 사납게 몰아쳤고, 라넬의 아버지와 이웃들이 고양이를 찾아서 데려온다.  

 

돌아온 고양이는 이제 밖으로 나돌지 않고 늘어자게 잠을 잔다. 훗훗~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어른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고양이가 새끼를 품었다는 걸~ ^^ 유대인의 최고 명절인 유월절 축제에 같이 저녁을 먹겠다는 말로 할머니를 감동시킨 라넬은 사랑스런 녀석이다. 할머니는 기꺼이 츄파(결혼식에 쓰는 덮개)를 식탁에 깔고 유월절 만찬을 준비한다. 누룩을 넣지 않은 빵(마처)과 붉은 포도주 대신 라넬이 먹을 음료수와 양고기와 닭고기, 쓴나물과 유대식 스프와 감자 부침도 먹었다.

 

유월절이 지나고 터시는 네 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낳아 드디어 카츠 할머니를 진짜 할머니로 만들었다. 세월이 흘러 카츠 할머니와 터시, 그리고 터시의 새끼들과 또 그 새끼의 새끼들까지 라넬의 가족이 되었다. 라넬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고 카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라넬은 카츠 할머니의 무덤에서 기도문을 읽고 할머니의 비석에 새겨긴 글자를 아이들과 같이 읽었다.
우리들의 할머니가 된 카츠 할머니, 정말 좋으신 분!

인종이 다르고 민족이 다른 이방인들도 사랑을 나누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주는 이 책은, 핵가족화 된 현대인의 미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사촌보다 나은 건 우리도 충분히 느끼고 있으니까! 이제 이웃과 가족같은 사랑을 나누며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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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맘 2009-01-12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도 열심히 글 올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번 방문해주세요..

순오기 2009-01-13 00:20   좋아요 0 | URL
방문도 하고 방명록에 인사도 남겼어요. 열심히 하자고요.^^

노이에자이트 2009-01-13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을 매개로 하는 우정.역시 우정의 참맛은 나이와 민족을 뛰어넘는 데 있는 게 아닐까요.

순오기 2009-01-13 00:20   좋아요 0 | URL
나이와 민족을 뛰어 넘죠.^^

소나무집 2009-01-13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패트리샤 폴라코 참 좋아하는데...
창고님은 이 책 왜 안 보내준 거야요?

순오기 2009-01-13 20:0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 책은 다들 안 받았는지 리뷰가 별로 없더라고요.^^
신간이 아니고 재출간이었나? 아니 초판이던데...

쟈니 2009-01-1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만 너그러워진다면, 얼마나 이 땅이 살기좋을지.. 입속에 되뇌어집니다.

순오기 2009-01-15 20:2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국가간이나 개인간에도 말입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