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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 ㅣ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0월
평점 :
리처드 스캐리의 그림책 시리즈, '1,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 2.와글와글 낱말이 좋아, 3.북적북적 우리동네가 좋아'에 이어 나온 네번째 책이다. 전작들에 대한 호평은 익히 들었지만 전작을 보지 못한 나는 처음 만났다. 307*265mm 의 큼지막한 판형이라 유아들도 보기에 좋다. 양쪽에 가득 찬 그림은 아이들이 좋아할 색채와 캐릭터라 흥미를 가질만하다.
허둥지둥 바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무슨 일로 바쁜지 보여준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어떤 사람들이 수고하는지 다양한 직업을 보여준다. 이 책이 4~7세로 분류되어 있지만, 분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더 어린 유아도 좋아할 수 있고 초등생도 즐겨볼 수 있다. 양면을 빽빽이 채운 그림과 오밀조밀 배치된 설명이나 말주머니를 읽어가면 한편의 만화를 보는 듯하다. 한번 휘리릭 보고 말 책이 아니라 꼼꼼하게 보고 또 볼 책이다. 아주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어디를 펼쳐 읽어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발견하면 그곳만 집중적으로 보기도 한다. 고양이, 염소, 돼지, 너구리, 토끼등 동물 캐릭터에 몰입하는 아이도 있다. 전체 그림 중 한 부분만 확대해 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튀어나올 것 같다.^^
다양한 직업뿐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구조도 알 수 있다. 초등학생들의 학습에도 참고가 될 요소가 많은 책이다. 유아나 유치원기 아이들에겐 그림책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초등생에겐 학습서로 한 몫을 톡톡히 할 책이다. 처음 그림에 혹해서 책을 골랐던 아이들이 쪽수가 많고 글이 많다고 다른 책으로 바꿔가는 녀석들이 여럿이더니, 다른 친구들이 재미있게 보니까 슬그머니 가져다 보는 녀석들이 늘었다. 이 책과 단박에 친해진 아이도 있지만 오밀조밀 뜯어보면서 장점을 발견한 아이들에 의해 오히려 그 인기가 파급되는 책이었다.
집을 지으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단순히 건물 뿐 아니라 지하에 수도관이나 하수도관부터 전기와 난방시설, 변기와 세면대까지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우리가 살 집이 완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편지가 우리 손에 오기까지 우체국과 소방관들이 하는 일도 살펴볼 수 있다. 병원에서 질병을 치료하고 아기가 태어나는 것도 알 수 있으며 아이들이 환호하는 기차여행이나 배를 타고 항해도 즐길 수 있다.
씨앗이 자라서 우리가 먹는 맛있는 옥수수가 되는지, 어떻게 해서 우리가 빵을 먹게 되는지 과정도 배울 수 있다. 나무가 자라 목재와 펄프로 우리생활의 쓰임새도 알려준다. 나무를 베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었으니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돼지는 칭찬할만한 센스다.^^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크레인과 불도저, 트랙터와 덤프트럭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스팔트를 깔고 표지판과 신호등을 세우면 비로소 자동차가 쌩쌩 달릴 수 있다.
이 책은 정말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 학습용 그림책으로 찬찬히 뜯어먹을 책이다. 직업이나 일의 연관성에 따른 편집이면 좋을텐데 좀 뒤죽박죽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 2% 아쉽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글이 여기저기 있어 어디부터 봐야할지 허둥지둥했다는 것, 그림이 복잡했지만 지렁이도 나오고 장난치는 장면이 곳곳에 있어 그림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 요소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며 사랑받는 그림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