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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ㅣ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평점 :
이 책에 대해 세번째 쓰는 리뷰다. 처음엔 막 아기를 키우는 부모를 위해서, 두번재는 동생을 보고 질투를 키워 나갈 맏이를 위해서 썼는데, 이번엔 늦둥이를 보게 돼 새삼스러울 늙은(?^^)엄마를 위해 쓴다. 그래서 카테고리도 엄마를 위한 책이다.
며칠전, 독서회원이 서른아홉에 임신을 해서 여름내 입덧하느라 모임에도 못 나왔다며 다녀갔다. 초등1학년인 외둥이 아들 생각에 노산이 걱정되지만 더 늦게 전에 임신하길 잘했다며 뿌듯함에 글썽거렸다. 셋을 낳아 이제 다 키운 나는, 무조건 잘했다며 축하해줬다. 말로만 축하해서 보내고 나니 어쩐지 쑥쓰런 맘이 들어 이 책을 선물로 구입했다. 다음 모임에 나오면 빈말의 축하가 아니라 책이라도 건네며 진짜 축하를 해주고 싶다.
힘든 육아기를 겨우 벗어났는데, 그 일을 다시 겪는다는 건 보통 용기 아니면 쉽지 않을 일이다. 얼결에 둘째 셋째를 낳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어른들 말씀이 '아이도 키울 때 키워야 한다'고 하셨다. 나도 예정에 없던 셋째를 낳아, 애 키우느라 고스란히 10년 세월을 바쳤지만, 그 막내가 이제 중1이라 친구처럼 지내며 행복을 곱배기로 누린다. 저희들 셋이 뭉쳐 놀거나 대화가 통하는 걸 보면, 내가 지천명 가까이 살면서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이 삼남매를 둔 일이라고 자부한다. 어제 소록도 문학기행을 가서 막내가 하는 말, "엄마, 나도 동생 있으면 좋겠어, 동생 하나 낳아 줘!" ㅋㅋㅋ 엄마가 쉰둥이를 낳을 수도 있지만, 아빠의 생산라인이 문 닫았단다. 하하하~~ 아직 생산라인 이상 없으신 분들은 좀 더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각설하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배를 불뚝 내밀고 곰돌이 인형을 치켜들고 있는 겉표지부터 녀석에게 끌린다. 내 아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있겠는가만 ‘사랑해’를 세 번이나 반복한 제목부터, 세상에 하나뿐인 아기를 맞이한 부모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겨우 버티고 앉은 모습과 엉덩이를 치켜들고 '까꿍'하는 모습은 누구라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앙증맞고 사랑이 넘치는 이 녀석을 보는 독자에게, 정말 깨물고 싶은 원초적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행복할 때나 슬플 때, 말썽이나 심술을 부릴 때일지라도 사랑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게 부모 마음이다.
글자의 내용보다 그림에 먼저 미소가 떠오르고 내 아기를 키우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래~ 이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 구석구석을 사랑하면서 키웠지! 천진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펼쳐질 때마다 너무 사랑스럽다. 그림을 보고 또 봐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다는 고백을 숨길 수 없는 사랑스런 책이다. 아기가 말귀를 알아듣기 전이라도 엄마가 책을 보여주고 읽어주며 사랑을 나누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번의 실패를 거쳐 어렵게 엄마가 된 조카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더니 아주 좋아했다. 선물해준 책장에 책을 꽂아 놓고 아기와 같이 찍어 보냈다. ㅎㅎㅎ선물한 사람과 선물 받은 사람이 다 흐뭇한 풍경이다.
'이모 말처럼, 애기가 누는 똥도 예뻐!'라며 감탄하는 초보엄마 조카가 날마다 아기와 이 책을 보고 또 보며, 새록새록 사랑을 키워내리라 믿는다. 또한 늦둥이를 가져 쑥쓰러워하는 독서회원도 새삼스레 태중의 아기에 대한 사랑을 불러오기 바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자식'을 키워내는 일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책을 덮어도 그림속의 고 녀석이 눈에 아른아른 삼삼하게 떠오른다. 우리 애들은 다 컸지만, 10년 후쯤이면 요녀석 같은 손주들을 보게 되리라 행복한 그림을 그려본다!
아기를 낳은 부모나 임신을 한 분께 선물하면 아주 좋아할 책이라 선물용으로도 딱이다!
세상에 생명을 낳아 키우는 일보다 값진 일이 또 있으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도 애쓰며 사랑을 듬뿍 표현할 엄마 아빠들에게도 사랑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