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말 불온도서가 맞습니다.
너무나 불온스러워 하루에 혹은 한번에 한 챕터만 읽습니다.
그래도 내가 주워담기엔 너무 버겁습니다.
나는 이런 노동 현장에 서보지도 않았고 더구나 착취당했다는 기억은 없습니다.
그러나 맏이로 희생해야 했던 내 언니를 생각하며 읽습니다.
그러면 저절로 눈물이 납니다~~

내 언니가 바로 이 책의 저자 김진숙이고
이땅의 수많은 노동자들이라고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들은 투쟁해서 자기들의 권리를 하나씩 찾아갑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노동자의 권리찾기~~~우리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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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조회 시간에 나래비를 쭉 서 있으면 아저씨들 등짝에 하나같이 허연 소금꽃이 피어 있는 그렇게 서 이는 그들이 소금꽃나무 같곤 했습니다. 그게 참 서러웠습니다. 내 뒤에 서 있는 누군가는 내 등짝에 피어난 소금꽃을 또 그렇게 보고 있었겠지요. 소금꽃을 피워 내는 나무들, 황금이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들, 그러나 그 나무들은 단 한 개의 황금도 차지할 수 없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는 아시겠지요? (표지의 말)

 

  하니까 되더라는 최초의 경험, 그리고 '거북선은 우리가 만들었다'는 통찰, 그 뒤 현장에선 관리자들의 말투가 시부저기 존댓말로 바뀌었고 '화이바'를 삐딱하게 쓰고 작업복 단추를 풀어도 더 이상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지적받지 않는, 자유였다.
  그 뒤로도 대중이 주이언이었던 투쟁들은 참 재미있었다. 현장에 쥐가 많아 일을 못 하겠다고 온종일 쥐를 잡으러 다녔던 쥐 잡기 투쟁, 수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굳이 한 화장실에서만 오줌을 누겠다고 공장을 휘휘 돌아 줄을 섰던 한 화장실 이용하기 투쟁,
  만날 회사가 어렵다니까 회사 발전을 위해 신용협동조합에 저금을 하는데, 월급이 적어 많은 돈을 하진 못하니 작은 돈이나마 십시일반 저축을 하겠다고 꼬불꼬불 줄을 섰던 10원 저축하기 투쟁, 오늘은 특수선부 식당 밥이 왠지 당긴다며 선거탑재에서 그 넓은 공장의 끄트머리 특수선부 식당까지 30분을 깃발 들고 행진해서 밥 먹으러 갔던 식당 바꾸기 투쟁, 부서별로 숫자 세고 어려서부터 배운 대로 줄 맞춰서 출밯나느 데만 점심시간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참 사는 것 같았다.
  싸워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노동자들의 투쟁은 위험해 보인다. 싸워서 얻은 해방감을 단 하루도 누려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노동조합을 지키겠다고 목숨까지 거는 이들은 무모해 보인다. 그들은 아직도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이 만들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북선은 우리가 만들었다.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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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조 운동 20년, 단 하루도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없었던 노동자들, 그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기까지 싸우고, 쫒기고, 잡혀가고, 쫒겨나고, 그리고 죽어 가는 일들이 일상처럼 이어지는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겪은 김진숙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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