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의 사랑 - 윤구병의 철학 우화
윤구병 지음 / 보리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윤구병'이란 이름을 처음 접한 건 언제였을까? 아마도 80년대 초~~^^ 어디엔가 실린 '두 개의 모래알은 어떻게 사랑을 할까?'라는 연필 삽화에 한 줄 글의 그림이었는데, 당시 짝사랑을 키우던 내게 번쩍 띄었던 글이다. 그때 간직한 공책에 따라 그리고 썼던... 짝사랑의 그 남자는 나보다 먼저 결혼해서 세 아이를 두었고, 어쩌면 그래서 나도 질세라 아이를 셋 낳았는지도.ㅎㅎㅎ

며칠 전, 간만에 중고샵에 들렀다가 요걸 발견하고는 오호라~ 쾌재를 불렀다. 누가 건져갈세라 바로 장바구니에 옮겨담았고, 어제 도착한 이 책을 보고 또 보며 짝사랑을 잠시 떠올려 봤지. 그 남자 영어선생이랑 결혼해서 애 셋 낳고 미쿡으로 선교(?)겸 공부하러 갔는데 지금도 게서 살고 있는지 돌아왔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더라는~~~^^

내 잡설은 그만 집어치우고, 알라딘 책 소개를 옮겨본다.

   
 

「뿌리 깊은 나무」지의 초대 편집장을 지낸 농부 철학자 윤구병이 쓰고 삽화도 그려 넣은 책.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하는지, 또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이고, 그 사랑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우화 형식의 글이다. 연필선이 살아 있는 그림은 소박하고 간결하다.

1982년 전두환 군사 정권 시절, 도서출판 까치에서 출간되었던 책을 새롭게 펴냈다. 윤구병 선생은 <모래알의 사랑>이란 책이 당시 사회 변혁을 꿈꾸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식화 교재가 되길 바랐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건강한 민중성을 갖게 되기를,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힘을 바탕으로 현실과 맞서길 원했던 것. 실제로 책은 만 부가 넘게 팔리면서 널리 읽혀왔다.

 
   

아하~ 80년에 '뿌리깊은 나무'를 3권 사 보았고, 그 후 폐간되고 나온 '마당'도 네 권 갖고 있구나. 지금은 누렇다 못해 거의 시커멓게 변한 그 월간지는 지금도 책꽂이에 꽂혀 있지만, '모래알의 사랑'이 책으로 나왔다는 건 몰랐다.  

두 개의 모래알을 단순히 연인으로 생각해도 좋고, 좀 더 확장시켜서 인간관계나 남북관계로 대입해봐도 이해되는 글이다.



조그만 모래알의 사랑얘기는 구비구비 흘러가는 인생의 비유로도 읽혀진다. 짧은 이야기로 많은 것을 담아낸 어른을 위한 우화 혹은 그림동화로 읽어도 좋다. 마음이 복잡할 때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내기 좋은 책으로 가볍게 휘리릭 펼쳐봐도 좋지만, 결코 가볍지 않아 오래 가슴에 남을 책으로 일독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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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9-0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사랑의 기억은 어느날 갑자기, 문득문득 떠오르기도 하지요 .... ^^
저는 중고샵까지는 못가고, 도서관에서 건져보아야겠어요~

순오기 2008-09-05 02:0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짝사랑의 기억은 문득문득 떠올라도 싫지 않덴데요.^^
중고샵을 기웃거리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또 중독되더라고요.ㅋㅋ

마노아 2008-09-04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리에서 가장 추천사 많이 쓰는 윤구병 선생님! 익숙함에 먼저 반가워지는 이름이에요.
어른을 위한 동화네요. 몹시 궁금해집니다. ^^

순오기 2008-09-05 02:10   좋아요 0 | URL
윤구병 선생님, 참 멋진 분이세요~~ 이런 분들 때문에 세상이 그래도 살만하다 싶어지죠. 이 책 만나기가 쉽지 않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