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친구랑 싸웠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7
시바타 아이코 지음, 이토 히데오 그림,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웃음이 절로 나는 책이다. 내 어렸을 때 모습이랑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싸우고 나서 얼마나 분하던지 그림이 온통 빨간 얼굴이다. 씩씩대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모습이라니~~ ㅎㅎ 짧은 문장으로 아이의 분한 마음을 담아내어 유치또래들이 읽기에도 무리 없겠다.
일본 그림동화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경험하는 친구와의 싸움은 어디든 다를 것이 없으리라. 고타와 다이는 날마다 '놀이 섬'에서 같이 놀지만 걸핏하면 싸움도 잘한다. 만날 붙어사는 사이라면 당연히 싸움도 잦을게다. 그녀석이 나보다 힘이 센 녀석이라면, 내가 때린 것보다 맞은 게 더 많다면 얼마나 분하랴~ 다이는 억센 고타에게 밀쳐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으앙~~ " 울었다. 분했다. 집으로 달려가 엄마한테 매달려 엉엉 울어도 자꾸만 눈물이 났다.
간식을 먹자고 찾아 온 아이코 선생님이 아무리 가자고 해도 안간다. 우리 엄마도 절대 가지 않을거라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엄마가 혼자 가 버렸다. 너무해! 너무해! 정말 너무해! 혼자 누워 씩씩거리는 다이의 마음은 알겠는데 절로 웃음이 난다. 게다가 사과하는 고타에게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사과하지 말란 말야!' 난, 아직 분이 안 풀렸단 말야. "으앙, 으앙, 으앙."
친구간에 싸우고 화해하는 일상이지만, 그런 경험으로 사과하는 방법도 사과를 받아주는 아량도 배우게 될 것이다. 분해서 씩씩대는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받아주는 엄마 역할도 중요하다. 먼저 마음을 어루만지고 분이 풀렸을 때 서로 화해의 과정을 거친다면 언제 싸웠냐는 듯 또 신나게 논다. 그래도 다음에 싸우면 내가 꼭 이길거라고 불끈 다짐하는 그 마음이야 어쩌겠는가! ^^
유치원 아이들이 크레파스로 쓱쓱 그린 것 같은 이토 히데오의 그림도 재미있고, 화해하는 길을 열어 준 엄마와 이타코 선생님의 센스도 좋았다! 아이들은 저희들의 경험이 생각나 슬그머니 웃거나, 혹은 분했던 기억이 떠올라 다이와 같이 씩씩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없이 반복되는 싸움에서 함께 어울리려면, 내가 무얼 양보하고 받아주어야 하는지 스스로 지혜를 터득하며 사회성이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