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내기 이야기 보물창고 1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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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2학기 읽기에 실린 이금이님의 <송아지 내기>는 '영구랑 흑구랑'에 실린 단편인데, 이번에 김재홍 화가의 그림으로 저학년들이 읽기 좋도록 그림동화로 나왔다. 이금이 작가는 김재홍 화가와 콤비를 이뤄 '금단현상' '도들마루의 깨비' '꽃바람' 등 여러 권을 출판했는데, 이 책도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출판사에서 따끈따끈한 신간을 받고 저학년들에게 보여주니 대단히 흥미로워 했다. 그림에서 보여주는 시골 풍경이 할머니 할아버지댁을 생각나게 하고, 명절에 할아버지와 했던 윷놀이 경험이 있기에 나름대로 분위기를 이해했다. "송아지 한 마리 키우고 싶어요!" 하는 녀석부터, 시골 할아버지댁에 가면 송아지가 있다고 자랑하는 녀석까지 잠시 시끌시끌했다.^^ 도시 아이들에게도 친숙한 소재를 맛깔난 문장으로 동해의 심리를 잘 묘사한 작가의 필력을 저학년 아이들도충분히 느끼는 듯했다.

'영구랑 흑구랑'에 수록된 '송아지 내기'만 뚝 떼어서 저학년 눈높이에 맞춰 주신 출판사에 감사한다. 5,6학년들은 이미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지만 그림동화라서 다시 들여다보며 추억했고, 4학년들은 4학년 읽기 책에 나온다는 말을 듣고 "진짜요?" 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렇게 전학년의 사랑을 받다보니, 어느새 새책에도 손때가 많이 묻었고 페이지를 넘기는 아랫부분은 구김이 많이 갔다. 아까워라~ ㅠㅠ 하지만, 이 책은 역시 초등 녀석들이 주인이다. 주인공인 동해가 얼결에 '송아지 내기' 윷놀이에서 지고, 송아지를 뺏길까봐 불안에 떠는 모습에 공감하다가, 진즉 잊어버리고 생각도 않는 영도할머니의 말에 "휴~ 살았다!' 안도하는 녀석들은 동해와 똑같은 순진하고 순수한 동심이었다.^^

그림동화라 금세 휘리릭 내용을 읽은 후 그림을 다시 넘겨보는 녀석들이 많았다. 우리 할아버지 동네 사람들과 닮았다며 웃기도 했고, 굴뚝 옆에 쭈구리고 앉은 동해와 깜깜한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시골 할아버지 집에서도 볼 수 있다며 좋아했다. 시골도 대부분 보일러라서 굴뚝은 못 보았거니 생각했는데, 지역 특성상 시골에 가축을 키우는 집들이 있으니 방 한칸은 불을 때는 아궁이를 남겨둔 집도 의외로 여럿 있었다. 영도할머니나 동네 할아버지들까지 친근하게 담아낸 그림이 아이들 마음에도 접수된 듯하다.

아이들은 동해처럼 '송아지 내기' 윷놀이는 아니어도, 할아버지와 천원 내기 윷놀이나 지는 사람이 심부름 가는 내기를 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초등학생이 어떻게 '송아지 내기' 같은 큰 도박을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또 영도할머니처럼 아이랑 그런 내기를 하는 어른이 더 나쁘다고 쌍심지를 켜고 비판도 해대니, 에구~ 요새 아이들 야무지고 무서워요.ㅎㅎ

송아지를 부여잡고 눈물 흘리는 표지 오른쪽 귀퉁이에 노란색 동그라미에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 동화'라는 안내가 있는데 '4학년 2학기에 실린' 이라고 썼으면 친절함이 더했을 듯한데, 출판법상 그렇게 표기를 하면 안되는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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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3-07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담아갑니다 ~~~

순오기 2008-03-07 01:26   좋아요 0 | URL
앗~ 용이가 4학년이구나!ㅎㅎ 음, 이 책을 보고 도서관에서 '영구랑 흑구랑'보세요. 이금이 작가의 단편들이 듬뿍 들어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