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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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먼치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제티 슈스락의'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피터 레이놀즈의 '언젠가 너도'를 읽으면서, 우리 작가들이 쓰고 그린 책 중에 이런 책은 없을까? 궁금했고 찾아봐야지 하며서도 잘 안된다. 한번 검색해 봐야겠다.

이 책은 캐나다에서 출판되고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한참 후에 미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그것도 양로원에서 노인들이 찾는 책이었다고 한다. 당신들이 자녀를 키우던 때를 추억하는 노인들의 마음을 충분히 알 것 같다. 이 책은 작가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산한 두 아이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사랑노래라고 한다. 그 안타까운 아버지의 마음이 세상의 부모 마음을 움직인 듯하다. 부모 마음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로버트 먼치는 그런 부모 마음을 간결한 노래에 실어 잘 표현하고 있다.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사실들,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하지만, 키울 때는 정말 미처 버릴 것 같은 일도, 이 아이를 내다 버릴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상황도 생긴다는 것을~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속에서 나온 자식이기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아이가 점점 자라 온 집안을 망가뜨리는 상황, 화장실 휴지를 길게 풀어놓거나 치약을 바닥에 짜 놓는 둥 난리를 쳐 놓은 그림에 절로 웃음이 난다. 특히 아들이 더 심한 것 같다. 우리 아들도 네살 때, 치솔을 변기에 집어 넣고 보지기를 넣어 설비 아저씨를 불러 변기를 뚫어야만 했다. 그 후 화장실 문을 위에서 잠글 수 있게 고리를 달았다. 그랬어도 순간 방심하면 기어이 일을 저지렀다. 참 다양한 말썽을 피우며 자란 아들이 이제 중학교 2학년이라 수염 자리도 시컴시컴 잡혔다. ㅎㅎ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  내가 살아 있는 한 /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이 책에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불러주는 자장가다. 나도 할머니와 어머니가 불러주시던 자장가를 부르며 아이를 재웠다. "꼬꼬 닭아 울지 마라. 멍멍 개도 짖지 마라~ " 그 다음엔 내 맘대로 그때 그때 가사를 만들어 불러주었다. 삼남매를 다 키워 장성한 지금 생각하면, 아이들이 기억할 자장가로 딱히 남는 게 없다는 아쉬움이 든다. 이 책의 자장가처럼 영원히 아이들 귀에 쟁쟁한 자장가를 남겨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다음 손주를 키울 때라도 그렇게 해야겠단 생각이다.

'자식을 키워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말씀은 내가 아이를 키우며 이해하게 됐고, 부모님께 받은 사랑으로 내 아이를 키웠다. 세월이 흘러 우리 아이들도 자라고 나도 나이 먹었으며, 우리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엄마는 혼자 살기엔 힘겨운 할머니가 되셨다. 늙으신 부모님은 자녀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내리사랑은 있되 치사랑은 어려운지라, 자녀들은 아무래도 소홀하다. 이 책을 읽으면 홀로 계신 어머니가 자장가를 부를 기운도 없어, 아들이 어머니를 안고 자장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하다.

'사랑해요 어머니 언제까지나 / 사랑해요 어머니 어떤 일이 닥쳐도 / 내가 살아 있는 한 / 당신은 늘 나의 어머니'  

그 아들이 집으로 돌아와 자기의 아이를 안고 어머니가 불러주던 자장가를 부른다. 비로소 부모 마음을 아는 아들이 된 것이다. 이렇게 내리사랑은 계속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더 감동하고 뭉클할 책이다. 지금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자녀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자장가나 주제가를 남겨주는 것에 소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여기 나온 자장가나 자기 집의 주제가를 책갈피로 만들면 좋은 독후활동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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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3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집의 주제가라...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이런 것이 있으면 가족 사랑이 더 애틋해질 것 같아요. 역시 순오기님^^

순오기 2007-12-30 23:18   좋아요 0 | URL
주제가, 참 의미있어요. 어쩌면 가훈보다 혹은 가훈만큼 필요한 것이라 생각돼요. 우리는 장사익의 '찔레꽃'이 주제가라 할 수 있죠. 광주에서 목포까지 할아버지 댁에 갈때마다 아빠가 어찌나 크게 틀어대는지 처음엔 다들 귀를 막으며 괴로워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모두 따라 부르고 있더라고요.ㅎㅎ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집의 주제가가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