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아들 단군 책읽는 가족 58
강숙인 지음, 전필식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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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역사동아리에서 고조선의 역사를 배우며, 일본이 우리 고대사를 지우려고 자료를 불태우거나 가져가 우리 고대사를 연구하려면 일본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개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개천절이 되면 아이들에게 단군신화를 해석해 주는데 곰과 호랑이가 부족을 나타내는 캐릭터라면 감짝 놀라 진짜냐고 물었다.

단군신화를 곰과 호랑이 이야기로 인식하는 아이들에게, 홍익인간의 참 뜻을 새겨줄 수 있는 역사동화라서 반갑다. 아이들은 6학년 1학기 사회과 탐구를 배우기 전에는 단군신화가 역사라는 인식이 적은 듯하다. 하지만 이 책 하나로 이런 걱정을 말끔히 씻을 것 같다. 역사를 배우는 고학년들이 '하늘의 아들 단군'을 읽으면 '아하~ 그렇구나!' 하면서 단군신화의 의미를 저절로 알 수 있으니 고학년을 위한 필독서로 넣으면 좋겠다.

우리의 옛말이나 순우리말은 받침이 없는 게 많다. 이 책에 나오는 '해마루, 비오리, 금미르, 부루뿐 아니라, 강숙인님의 '초원의 별'에 나오는 새부나 우리가 흔히 아는 조가비, 미리내, 시나브르, 누리, 시내, 뫼...등을 봐도 참 예쁜 우리말은 받침이 없다. ^^ 이 책에 나오는 예쁜 우리말을 본 뜻과 같이 정리해보면 좋을 듯하다.

단군신화에서 환인의 아들 환웅은 비, 바람, 구름을 잘 아는 신하와 천부인(검, 거울, 방울)을 받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남쪽으로 내려온다. 흰머리산에 이르러 신단수에 터를 잡고 큰마을을 열었으니 바로 우리가 아는 신시의 시작이다. 환웅의 나라는 열여덟번째인 해마루의 아버지 단웅에 이른다.

아버지 단웅은 '한 부족'을 이끌고 일대에 흩어져 사는 여덟 부족과 질서를 정해 평화롭게 살면서 곰 부족장의 딸을 아내로 맞아 아들 해마루를 얻는다. 바로 소년 해마루가 아홉 부족의 제사장인 단군이고, 우두머리인 왕검이 되는 과정을 담은 성장동화라 할 수 있다. 소년 해마루와 부루의 우정, 하백부족장의 딸 비오리와의 인연, 호랑이부족장의 아들 금미르와의 대결구도 등이 독자가 빠져들게끔 흥미롭게 펼쳐진다. 역사동화를 많이 쓴 작가의 힘이 느껴진다. (하지만 삽화는 주인공이 비슷비슷해서 별하나 감점) 

호랑이 부족의 반기로 아홉부족이 패가 갈린 전쟁은 많은 싸울아비들이 상하고 백성들이 죽는다. 하늘 부족의 한, 해마루의 아버지는 아홉부족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왕검을 세우자고 한다. 해마루는 왕검의 길을 준비하며 조상들이 왔던 흰머리산으로 가면서도 부루를 죽인 금미르에 대한 복수를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검과 거울과 방울의 또 다른 뜻을 깨닫고 복수와 분노를 거둔 용서와 사랑을 가슴으로 느낀다. 큰 깨달음을 얻고 왕검의 그릇이 되어 돌아온 해마루는 부족장들의 선택으로 왕검이 되고, 부족들의 뜻과 지혜를 모아 아홉 부족이 천지만물과 어울려 사는 '해 맑은 나라-조선'을 세우게 된다.

신화가 된 역사를 동화로 살려낸 '하늘의 아들 단군'에서 보여준 홍익인간의 뜻을 살려낸 해맑은 아침의 나라 조선은, 현재의 우리가 꿈꾸는 나라이기도 하다.

*참고로 6학년 1학기 사회과 탐구에 실린 단군신화 교과내용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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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은 개천절, 태극기는 달았나요?
    from 파피루스 2008-10-03 13:23 
    단기 4341년~~~ 이 숫자를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그저 2333을 외워서 서기 년도에 보탤 뿐~ 하여간 오늘은 개천절이라 태극기를 달았다. 우리 골목엔 초등생들이 바글바글하지만 태극기를 다는 집은 우리집 뿐이다. 우리집이라도 달아놔야 태극기 다는 날이구나, 생각하라고 국경일마다 열심히 달고 있다. ^^ 10시에 TV에서 하는 개천절 기념식을 보면서 신문(경향)을 뒤적거렸는데 개천절 소식은 한 글자도 없넹, 1면부터 여기저기 최진실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