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깨는 책

종이 봉지 공주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49
로버트 먼치 지음, 김태희 옮김, 마이클 마첸코 그림 / 비룡소 / 1998년 12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독후활동으로 독후감이나 '뒷이야기 이어쓰기'를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특히 여자아이들)이 결국은 엘리자베스공주가 로널드왕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마무리한 것을 보고 참 황당했다. 이 책을 읽어줄 때, 동화속 공주라도 반드시 왕자와 결혼하는 건 아니고, 당당히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나의 감정을 실어 읽어주는데도, 공주이야기에 세뇌된 아이들은 왕자랑 결혼하는 결말을 좋아하나 보다. 어느새 이 아이들도 고정관념에 세뇌되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좀 씁쓸했다. 그러므로 이런 류의 책을 열심히 읽어주고, 스스로 읽고 깨닫게 하는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실감한다. 물론 저학년에게 책의 주제를 짚어주지 않으면,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도 책의 주제를 이해한 독후감이 있어 올린다.

'훌륭한 여왕이 될 종이봉지 공주'             2학년 김나영

*앞 부분은 줄거를 정리한 것이라 생략하고~~~~~~~엘리자베스 공주는 로널드 왕자를 구출해내지만 종이봉지를 뒤집어 쓴 모습을 보자 비웃는다. 그래서 약혼을 취소하고 떠난다.

난, 용이 얼레자베스 공주에게 속아 넘어간 게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용이 참 멍청해 보이기 때문이다. 또 로널도 왕자같이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에 내가 용이었다면, 엘리자베스의 속임수에는 한 50퍼센트만 걸려들었을 것이다. 얼마의 힘과 불씨는 남아 있어야 되니까 말이다. 나는 용처럼 절대 칭찬한다고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또 로널드 왕자같이 자기를 구해준 사람에게 싸가지없이 대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엘리자베스 공주가 좋다. 지혜롭고 잠시 자기를 낮출수도 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공주가 훌륭한 여왕이 되어 로널드 왕자와 반대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