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무동을 그리다 - 제1회 푸른문학상 수상집 작은도서관 6
박지숙 외 지음, 박지영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제1회 푸른문학상<새로운 작가상> 수상작이라고 겉표지에 메달이 달려있다. 아주 눈에 익은 김홍도의 무동<舞童>이 표지에서 웃는다. 이 그림을 여러 번 보면서도 무심했던 나의 뒷 꼭지를 때리는 듯한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며 빨려들었다. 당대의 문인화가이며 평론가이기도 했던 표암 강세황을 스승으로 모셨던 김홍도는 참 복받은 사람이었다.

작가는 유부자가 환갑잔치 그림을 강세황에게 부탁했는데, 강세황이 어린 김홍도를 추천했노라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거기서 만난 무동 들뫼의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 그림'이라는 비아냥에 무언가 부족한 자신의 그림을 진지하게 생각한다. 스승 강세황은 '이제부터 네 그림을 그리라'는 말과 부족한 그것도 스스로 찾으라고 토닥인다.

작가는, 김홍도가 자기 그림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동기를 11살 어린시절 무동과의 만남으로 설정하여, 당대 화가들과는 다른 서민의 삶을 묘사한 김홍도의 그림을 이해하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그림 하나를 보아도, 앞으로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작품 덕분에 김홍도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초등생들은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조은수 글, 최영주 그림, 창작과 비평사)와 "위대한 화가 아름다운 그림 70선, 한국편" (우리누리 지음, 웅진출판)을 본다면 김홍도와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고생들은 유홍준님의 "화인열전 2"편을 보면 김홍도의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리라 생각돼 소개한다.

새로운 작가상 수상작인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 외에 추천우수작으로 오시은의 '컴맹엄마'는 6~70년대 시대의 가난에 희생된 맏이들의 아픔에 콧등이 시큰해졌다. 형제가 많은 그 시대는 누구네 집이라도 이런 아픔이 있었기에 충분히 동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김 정의 '자꾸 뒤돌아보는 건 부엉이 때문이야"는 소년과 소녀의 감정변화를 따라가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했다. 태미라의 '솔롱고스, 안녕!'은 외국인 노동자와 그 자녀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심성을 회복하게 했다. 참, 인정 많은 우리 민족이었는데 황금만능의 시기를 거치며, 따뜻한 인간미가 많이 사라졌다고 느낀다. 이런 동화를 통해 잃어버린 인정을 회복하고 우리 이웃들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펼쳐지면 좋겠다.

 

작품의 분위기와 등장인물의 심리를 들여다보듯 펼쳐진 그림이 작품이해를 충분히 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부자의 환갑잔치에서 김홍도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12쪽은 좀 아쉽다. 부자의 환갑잔치상이 마치 주막의 술상차림 같은 분위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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