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세트 - 전12권 (반양장)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 아리랑을 두 번 읽었습니다. 조정래님의 아리랑부터 태백산맥, 한강의 순서로 읽었고, 제가 지인들에게 반드시 일독을 권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70이 넘으신 시어머님과 아버님도 읽으셨지요. 그 감동이 어찌나 크던지 학교독서회 엄마들과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에도 다녀왔고, 중3이던 큰딸과의 기차여행까지 문학관도 두 번이나 갔습니다.

2000년 9월 29일 김제의 벽골제 광장에 시민의 이름으로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문학비"를 세웠습니다. 이제 아리랑을 일독, 재독하신 분들은 2003년 10월 16일에 개관한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에 발길이 닿기를 바라며, 그 감동을 전합니다.

징게맹갱 외에밋들(김제만경의 너른들)에 세워진 '조정래 아리랑 문학관'에 들어서니 우리의 키보다 훨씬 높은 아리랑의 원고 2만장이 압도하며 맞았습니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징게맹갱 외에밋들의 파노라마 사진, 아리랑 원고 첫 장과 마지막 장에 외경을 느끼며 돌아보는데...집필하는 동안 쓰셨다는 쎄라믹펜의 갈아 끼운 속심이 586개~ 고스란히 유리상자에 보관되어 있어 감동의 물결이 출렁였습니다.


아리랑 집필을 위한 현지답사와 구성과정에서 메모하고 스케치 한 노트를 보면서 위대한 작품과 작가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란 교훈을 되새김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일본, 만주, 중앙아시아, 하와이 등 우리 동포들의 삶이 묻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지구의 세 바퀴 반을 돌았다는 현장답사는 발로 쓴 아리랑을 입증했습니다.


답사를 통한 꼼꼼한 메모와 스케치, 줄거리 구성은 물론, 등장인물의 이름을 지어놓고 집필했다는 작가의 정신을 그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글자만 틀려도 원고지 한 장을 다시 써야 했다는 성격대로 작가가 입었던 옷과 염주, 펜과 돋보기 등 아리랑 탄생의 증인이 된 모든 것이 전시되어 더욱 좋았습니다.


작가는 일제 35년간 죽어간 우리민족을 4백만으로 추정하고, 아리랑을 써 내려갔습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 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이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 받아야 한다고......

작가는 2만장의 원고지를 쓰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허물어질 때,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이 메꿔 가는 원고지의 글자는 띄어쓰기 칸을 제외하면 한 장에 170~180자 정도로 총 360만자를 쓰니까, 죽어간 그들의 숫자도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추스렸다고 합니다.


12년 전 셋째를 키우며 밤을 낮 삼아 두 달에 걸쳐 읽었을 때는 작가의 위대성 보다는 일제침략기 악랄한 일제의 폭압에, 우리 민족이 결코 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이렇게 죽어가면서도 끝없이 저항하고 투쟁했구나, 그리고 승리했구나~~ 감동하며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 했습니다.


새로 출판된 '아리랑'을 다시 읽으며 느낀 감동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책이란 확인이었습니다. 12권의 책 곳곳에 밑줄을 그으며 뜨거움에 울컥하던 가슴은,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를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감정대로라면 결코 용서할 수 없지만, 작가의 말씀처럼 '일본을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는 말을 가슴에 사무치도록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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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 2008-02-1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고 있는 책이라서 서평을 읽어봤는데..아리랑 문학관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
2권을 읽었는데 벌써부터 울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가 어려워요..작가의 맘을 담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

순오기 2008-02-12 17:31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죠.
저도 여러번 울컥거려서 엎드려 울기도 했답니다.
님도 읽으시고 이웃에 추천하시면 좋겠네요. 우리 역사를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겠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