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내는 말까지 찾아내는 즐거움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 ㅣ 이야기 보물창고 1
플로랑스 데마쥐르 지음, 이효숙 옮김, 베르나데트 퐁스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2월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라~~~~ 이 녀석 상당히 사랑받겠는데, 하는 예감으로 책을 펼쳤다. 오~ 그 이름도 멋진 샤를-엠마뉘엘이라고? 프랑스 녀석이 틀림없군! (작가는 분명 프랑스인이라 써 있다)

햄스터는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절대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우리의 주인공 샤를 엠메뉘엘은 마치 멜로디 같은 이름보다는 물음표라 불리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책을 읽어주니 어린 독자들은 샤를-엠마뉘엘 이라는 이국적인 이름을 아주 좋아했다. 그 다음에는 '킁킁, 콩콩, 사각사각, 펄쩍펄쩍' 이런 흉내내는 말들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물음표'라는 이름을 친구 햄스터들이 '무름표오오오'라고 썼다고 칠판에 적어주었더니, 글자를 잘 모르는 명지라는 아이가, "나는 저렇게 엉터리로 안 쓰는데!"라고 소리쳐서 아이들이 모두 웃었다. 글자를 모르는 햄스터들이 등장하니 아이들은 자기들이 잘난 듯 우쭐댈 수 있어 아주 신나는 표정이었다.

책을 계속 읽어주는데 흉내내는 말이 나와 아이들이 찾았다고 소리친 것은 '데굴데굴, 종종, 킁킁, 삥, 으슬으슬, 엉금엉금, 숭숭, 꼭꼭, 통통, 덜덜, 호호' 이런 말들이다. 녀석들이 독자의 몫을 제대로 하는 듯하다. 책을 읽고 똑똑해진 물음표에게 어린 독자들은 감동을 받으며 찬사를 보냈다.

하루 종일 책만 읽는 물음표가 부러운 아이들은, '책으로 궁전을 만들었다니 얼마나 좋을까?' '책만 읽는다고 잔소리 하는 엄마도 없나봐?'하면서 속삭였다. '햄스터는 아이들이 괴롭혀서 스트레스만 받는 줄 알았는데 글자도 읽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역시 햄스터도 배워야 똑똑해질 수 있어!' 저마다의 감상을 한마디씩 풀어내었다.

어린 독자들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우리의 주인공 샤를-엠마뉘엘.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는 물음표! 라고 외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책 읽기를 싫어하는 친구 햄스터들의 행동이 자신과 닮았다고 느끼는 독자에게는, 책을 읽어야 하는 당위성을 눈높이에 맞게 깨우쳐 주었다.

물론 글을 아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들었겠지만, 책이 좀 더 컸으면 읽어주면서 그림을 보여주기가 좋았을 텐데...... 쪽수가 적혀 있는 것은 좋았고, 크기가 좀 작아서 아쉬움이 2%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