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동동주만 먹던 아버지는

어느 날 버텀 소주에 심취하여


막걸리 동동주는 기회가 되거나, 누가 주면만 먹고

소주는 누가 안 줘도, 누구나 먹지 말라 하여도 먹고


새벽이면 일어나, 밭일하고 지게지고 콩타작하고 리어카 끌고 실어오고

뒷간 쳐서 똥지게 지고, 소 몰고 밭을 갈고, 산에 가서 나무하고, 논에 가서 피뽑고


농부 나무꾼 지게꾼에서(따라 버려서 시옷은 없소)

농부 노가다꾼 술꾼으로(쓰리잡)


어느 날에는 필료한 소주 양을 정확히 계산하여

밭고랑 몇 고랑마다 한 뱅씩 갖다놓고


요즈음 어머니 증언에 의해 알게되었는바

그런 식으로 일 할 정도로 소주를 애끼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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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퇴직금 훈장 빳지 은퇴는 없다, 농부니까

죽을둥살둥 몸과 마음을 혹사하여, 당하여

(어머니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는 커녕 나를 뭐하러 낳아서

이 속세의 고통 속에 있게 하나에 대한 분노가 있었었다. 이제 와 거의 모든 것이 늦었다. 

늦어버렸다.)

너무 높은 테레비 볼륨에도 잘 못 듣고

보조보행기를 밀며 밤새 거실을 뱅글뱅글

짖지않는 복돌이도 안, 못자고 깨어있다


내과 신경과 치과 통증외과 정형외과 한의원 약국을 가고가고

피를 몇 대롱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찍고

마취하고 수술하고 뇌세포는 죽고죽고

저 여자는 나의 미래라굽쇼

중심 줄에 서 있는 나의 조짐도 밝지는 않아서

그렇다고 저 여자는 나의 미래라굽쇼


반듯한 몸 틀어지고 정신도 없어져서

뭔 약이 이래 많노, 야이야 약만 머도 배부르다

어머니 맨날 맨날 꼭 꼭 드시이소

순서대로 배불리 먹고 나면

성격이 움직이고 다리도 움직이고


극진한 사랑 간헐적으로만 내게 주는

그래서 가슴이 너무 아픈 저 여자는

나를 낳았다

저 여자는 할머니

싫어도 할머니 

싫어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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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무학이라꼬 한탄을 했디랬다

내가 글마 쪼매 배았어도 이래 안 사껜데

나를 공부마 쪼매 갈캤어도 이래 안 사껜데


아이구후  그런데 어머니

내가 적어 준 한글공책 왜 연습 안 했니껴

참말로 말해보까요


그 시절 공부 못 한 사람들, 야학에 가거나

혼자서 삐뚤빼뚤 한글문장

남몰래 써보고 익혀나갔니더


써보는 걸 안 하는 어머니는 주-들은 거로 국문을 띴나보다

엄마동네 병원에서 차트를 못 찾은 간호사에게

니은 나이 말고 리을 라이 찾어볼라이껴

진짜로 간호사는 대번에 찾아뿌고 어머니는 기뻐하였다


어느 날 어머니가 농협에 가서 전화를 하디마는

거기 있는 직원을 바까주었다

직불금 서류는 반드시 본인이 작성해야 한다 그래가

우리 어머니 손등을 떠께잡고 같이 좀 써 주시먼

그것도 자필 작성이끼네 부탁드리겠다고 부탁했다


나는 안 가도 되었고

그 날 니은 나이를 썼는지 어옜는지

리을 라이를 썼는지 어옜는지

서류를 다 작성했고 잘 해결이 되었다그더라


아는 사람 전화번호는 머리로 다 외워뿌고

밭일 이라먼 누구보다 띠어났던가

세월에 장사는 없다그디마는

영글고 경우 바르던 어머니

가지가지 여러가지 헷갈리는 주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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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진짜 채소는 그렇게 푸르지 않다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채소의 진실
가와나 히데오 지음, 전선영 옮김 / 판미동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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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나 히데오 지음

전선영 옮김

판미동 출판사


이번에 소개할 책은, 내용은 익히 들었으되 아직 읽지 않았으며, 미래에 읽을 예정이다,  나의 시 아닌 것 같지만 시인 것을 올려, 유전자조작의 위험성을 알리는       

시도를 해본다.


김학현 시민기자의 서평(2014년 6월 22일자 오마이뉴스)에서 유전자조작 잡종1세대를 일컫는 F1(First Final Hybrid)을 알게되었다.

기사 제묵은 <씨 없는 과일 먹으면 안 된다... 왜?>이다. 



7번 유형까지 써 두었으나, 핵심을(8번 유형)을 못 만들어 시가 미완성이었는데 덕분에 완성되었다.




                <수박을 먹을 때 씨앗을 대하는 우리의 9가지 태도>


1. 외골수 공포형 - 입에 들어오자마자 뱉아버린다

2. 결사 항전형 - 감지 즉시, 빠직 빠직 과육과 함께 씹어 먹어 버린다

3. 알뜰 저축형 - 다음 과육을 베어물 때까지, 한 쪽에 모아 어느 정도 모이면, 때가                         되었다, 하면서 한목에 뱉는다


4. 차분한 계획형 - 눈으로 미리 찾아내어 도구를 사용하여, 먹기 전에 파내 버린다

5.. 우유부단형 - 삼키거나 씹거나 일관적이지 않고, 결심도 서지 않아, 어떡하지                           어떡하지하며, 삼키기도 했다가 씹기도 한다

6. 운명론자형 -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과육과 함께 삼킨다


7. 자포자기형 - 뱉기 귀찮아 수박 자체를 안 먹는다

8. F1 세대형(First Final Hybrid) - 씨앗도 미래도 필료없다, 자가채종불가의 의미를                                          과소평가 하며 과육만 있다고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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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황토가 깔린 길을 맨발로 오감하게 걸었입니다

먼저 와 가주고 흙욕심을 내는 할배매는 믿는 구석이

있지만도 단수 되먼 어예까요


틈사구에 끼 걷는 모리는 할배들은

내보다 더 빨리 일나고 내보다 더 빨리 누었다가

내보다 더 빨리 누울 예정습니다 돼 봐야 알지만도


여-는 사람들이 맨발로 걷기만 하는 덴데 더럽거러

저기 개 예쁜 어떤 사람 개가 마아킹을 찍, 하머는

내가 한 번 불만을 가져볼 예정습니다


예쁜발 도둑발 큰발 작은발 무좀발 여섯발가락발 습진발 영희발 철수발 시의발

다 쓸 수는 없소, 발발은 무한대요


젖은 땅이 밟아야 더 좋다꼬 음이온

어떤 페트병에 물 담아 어떤사람이 물을

군데 군데 마이 뿌래놔 내 까딱하먼 쭐땅 미끄레 질 뻔해

식겁을 한 번 먹었디랬입니다


다 끝내고 그늘 벤치로 가가, 쉬는 못 누고 쉬는 내를

휴대전화 사진 좀 찍어줄라나꼬 하는 어떤 사람이 

종교 있으세요 하나님을 믿으세요 물었입니다


무장해제 시케놓고 접근할 때와 천사

대화 시작 후의 분위기가 요망한 것아!

안 좋게 끄타리를 맺어뿌이 배신을 당해있는

내 오늘 아침 기부이 배리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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